'게임왕국' 넥슨의 지주사 이사회 개편, 어떤 의미였을까
김정주 창업자 금고지기 및 외부 회계전문가 동시 영입
정부가 2대 주주 된 상황에서 가족경영 탈피 위한 목적
외국계 자본의 2대주주 등극시에 대비한 안전장치 마련 분석도
[편집자주] 남녀노소 즐기는 게임, 이를 지탱하는 국내외 시장환경과 뒷이야기들을 다룹니다
넥슨에 합류한 것은 초창기인 1998년이었다. 공인회계사이기도 한 이도화 이사는 삼일회계법인을 잠시 거친 뒤 넥슨에 재입사해 2006년 재무팀장을 지냈다. 2011년 넥슨의 일본 도쿄증시 상장을 주도했고, 그 이듬해부터 NXC 재무를 맡았다. 당시 이도화 이사는 NXC 이사와 더불어 일본의 넥슨 본사를 비롯한 넥슨 관계사 여러 곳에서 이사, 감사, 대표 등을 겸직하며 활동했다. 특히 김정주 회장의 개인 자산 또는 NXC의 여유자산 운용과 관련된 VIP사모주식형펀드, 가승개발, 엔엑스프로퍼티스 등의 대표직을 맡았다.
마침 이번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회'가 신설된 것도 이 같은 추정에 부채질을 한다. 이도화, 이세중 등 2인의 사외이사와 1인의 사내이사로 구성되는 감사위원회에 대해 NXC측은 "이사회의 신속한 의사결정을 돕고, 이사회의 관리감독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기업 지배구조를 탄탄히 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외부 주주를 가진 회사로서 좀 더 주주친화적인 정책으로 나가기 위해 선제적으로 도입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가족기업'으로 운영되던 NXC에 2대 주주가 들어오면서 '관리감독'의 필요성이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이사회 개편의 배경에 대해 NXC는 "현 그룹 거버넌스 체계에 맞춰 재무 및 금융 분야의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해 이사회의 다양성을 높이고, 경영감독의 역할과 더불어 이사회 의결과정에 참여하게 함으로써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중장기적 기업가치 향상을 도모하고자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히고 있다.
현재 2차례 유찰된 캠코 보유 NXC 지분은 수의계약을 통해 언제든 주인이 바뀔 수 있다. 비록 지분 가치가 1조9000억원을 넘는 데다 오너 일가의 지분율(약 70%) 때문에 인수자가 의결권을 마음대로 행사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게임 왕국'을 건설한 넥슨과의 접점을 넓히려는 중국 및 중동계 자본에게 여전히 매력적일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자본이 NXC 지분을 사들인 뒤 이사회에 개입해 목소리를 낼 경우 넥슨이 자체 설정한 기업성장 방향성에 차질을 빚을 우려도 있다"며 "이번 이사회 개편이 NXC나 캠코 모두의 공감대 위에서 넥슨의 '탄탄한 경영'이 흔들리지 않을 안전장치를 만들어놓은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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