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동주는 포텐 터졌다, 2년 연속 '신인 전체 1순위' 영건 듀오까지 터지면…한화 육성 플랜, 선발-불펜 투트랙
[OSEN=이상학 기자] 한화는 지난해 파이어볼러 유망주 문동주(21)가 선발로 안착하며 잠재력이 터졌다. 국내 투수 최초로 공식 160km 강속구를 뿌리며 이닝 제한 핸디캡을 딛고 신인상을 받았다. 2006년 류현진 이후 17년 만에 한화 소속 신인왕이 나왔다.
내친김에 한화는 구단 최초로 2년 연속 신인왕 배출을 노린다. 2년 연속 신인 전면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들어온 영건 듀오의 잠재력 폭발을 기대하고 있다. 2년차가 된 우완 김서현(20)과 신인 좌완 황준서(19)가 나란히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기대받고 있다.
지난해 1군에서 22⅓이닝만 던진 김서현은 2년차이지만 신인 자격(입단 5년 이내, 누적 30이닝 이하) 요건을 유지했다. 문동주도 2022년 입단했지만 첫 해 1군에서 28⅔이닝으로 시즌을 마치면서 2023년에도 신인 자격을 충족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지난해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 때부터 김서현과 황준서를 눈여겨보며 활용 방안을 구상했다. 구단 전체 워크샵을 통해 두 선수 활용법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쳤다. 오는 30일 출국 예정인 호주 멜버른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투트랙으로 맞춤형 육성 계획을 세웠다. 황준서는 선발로, 김서현은 불펜으로 준비한다.
최 감독은 황준서에 대해 “마무리캠프 때 봤는데 주변에서 들은 것만큼 투구 동작이 안정돼 있고, 볼끝도 좋다. 변화구로 포크볼과 커브를 주로 던지는데 괜찮은 것 같다. 충분히 선발로 경쟁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캠프에 데려가서 시범경기까지 선발 경쟁을 시켜보려 한다”고 밝혔다. 한화는 펠릭스 페냐, 리카르도 산체스, 문동주까지 선발 3명이 확정된 가운데 4~5선발 자리를 두고 이태양, 김민우, 김기중, 황준서가 경쟁한다.
장충고 2학년 때부터 청소년 대표팀에 발탁될 정도로 일찌감치 잠재력을 뽐낸 황준서는 187cm 큰 키의 좌완 투수로 안정된 투구폼과 밸런스에 제구와 변화구 구사 능력이 뛰어나다. 얻어맞을 수 있어도 이른바 ‘볼질’을 안 하는 스타일로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변화구를 던질 수 있는 능력이 높이 평가된다. 지난해 봄에는 최고 구속도 150km까지 끌어올렸다. 프로에서 체계적인 트레이닝 과정을 밟으면 빠른 공도 충분히 지속성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 신인으로는 내야수 황영묵과 함께 유이하게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는 황준서는 “선발 후보에 든 것 자체가 기분 좋다. 4~5선발 자리에 들어갈 수 있도록 캠프에 가서 열심히 하겠다. 선발로 쓰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며 “개막전 1군 엔트리에 들어 신인왕을 받는 게 목표”라고 의욕을 보였다.
지난해 이맘때 슈퍼루키로 주목받은 김서현은 트랙맨 기준 160km 강속구로 강한 인상을 남기며 세이브도 하나 챙겼지만 이후 제구 난조로 성장통을 겪었다. 구원으로 시작했으나 시즌 중반 퓨처스 팀에서 선발 수업을 받고 1군에서도 한 번 테스트를 받은 김서현은 올해 불펜에만 전념한다. 불같은 강속구와 볼끝 움직임은 리그 최고 수준이지만 제구가 잡히지 않는 날에는 스스로 무너졌다. 부담이 큰 선발로 계속 기회를 주는 것은 팀에도, 선수에게도 이로울 게 없다는 판단을 했다.
최 감독은 “김서현은 올 시즌 불펜으로 시작한다. 볼질만 하지 않으면 된다. 가지고 있는 재능이 타선수에 비해 우월하다”며 “불펜으로 짧게 쓰면서 퍼포먼스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것이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 추격조로 부담 없는 상황에서 투입돼 조금씩 비중을 높이는 빌드업 과정을 거친다.
최 감독은 마무리캠프 때 김서현에게 “네 공에 대한 타자들의 반응을 봤냐?”고 물었다. 김서현이 못 봤다고 말하자 최 감독은 “타자들이 다 도망가고 있는데 네 공이 같이 도망가며 어쩌냐. 다른 팀 타자들에게 물어봐도 네 공은 겁나서 도망간다고 한다. 그걸 알고 조금 더 자신 있게 승부를 펼쳐라”고 주문했다.
마무리캠프 때 김서현은 “야구를 하면서 처음으로 벽을 크게 느꼈다. 여러모로 배운 것들이 많다. 이런 경험들이 확실히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신인왕에 대해서도 “상을 받는 것보다 바뀐 모습부터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어릴 때부터 마무리를 꿈꿔온 김서현에게 불펜 고정은 재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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