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도 무너졌다' 클린스만호, 정말 쉬운 경기란 없다...자만심 대신 자신감으로[오!쎈 프리뷰]
[OSEN=도하(카타르), 고성환 기자] 클린스만호가 자만심이 아닌 자신감으로 16강 진출 조기 확정에 도전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0일 오후 8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을 치른다.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는 경기다. 한국은 지난 1차전에서 바레인을 3-1로 꺾고 기분 좋게 출발했다. 요르단까지 잡아내고 승점 3점을 추가한다면 조 1위로 조별리그 통과가 유력하다.
객관적 전력에선 한국이 크게 앞선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만 봐도 한국이 23위, 요르단이 87위로 차이가 크다. 요르단은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필두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이재성(마인츠) 등이 버티고 있는 한국에 비하면 한 수 아래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방심은 금물이다. 요르단은 지난 1차전에서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4골을 퍼부으며 화력쇼를 펼친 팀이다.
특히 측면 공격수 무사 알타마리가 펄펄 날았다. 프랑스 리그 1 몽펠리에 소속인 그는 환상적인 왼발 중거리 골을 포함해 두 골을 기록하며 자신이 왜 '요르단 살라'로 불리는지 똑똑히 보여줬다. 한국은 알타마리를 놓치는 순간 속절없이 당할 수도 있다.
요르단도 이변을 꿈꾸고 있다. 주축 미드필더 누르 알와브데는 "대한민국은 큰 팀이고 매우 강하다.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는 팀"이라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스스로 자신감을 갖고 있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요르단 선수들은 이런 도전을 좋아한다. 팬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110%를 바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후세인 아무타 감독 역시 "한국은 개인 능력이 뛰어나다. 지역 방어를 해야 한다. 그런 팀을 상대하는 데 자신 있다. 우린 한국 선수들을 막을 수 있다"라며 "역습과 측면 선수들을 활용해 이변을 노리겠다"라고 선언했다.
한국도 이변의 희생양이 되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이미 일본이 그 사실을 여실히 보여줬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일본은 19일 이라크에 1-2로 패하며 충격에 빠졌다.
일본은 전반에만 아이멘 후세인에게 헤더 멀티골을 허용하며 무릎 꿇었다. 후반 추가시간 엔도 와타루가 코너킥에서 만회골을 터트리긴 했으나 시간이 부족했다. 결국 일본은 지난 1982년 아시안게임 맞대결(0-1) 이후 이라크를 상대로 42년 만에 패하며 A매치 10연승이 끊어졌다.
31년 전 도하의 비극이 되풀이됐다. 일본은 지난 1993년 10월 '1994 미국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이라크에 동점골을 허용하며 역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그 장소가 바로 도하였다.
그리고 일본은 카타르에서 다시 만난 이라크에 무너지며 또 고개를 떨궜다. '도쿄 스포츠'는 "카타르에서 이라크전이라고 하면 1993년 도하의 비극이 생각난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지나간 일이라고 단호하게 말했지만, 악몽이 되풀이됐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삐끗하는 순간 한국도 비슷한 처지가 될 수 있다. 클린스만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경기 전날 기자회견에서 "쉬운 경기는 없다"라며 "요르단은 정말 좋은 경기를 펼쳤고, 엄청난 결과를 따냈다. 그들은 큰 존중을 받을 자격이 있다.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고 경계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말대로 자신감이 자만감으로 변해선 안 된다. 그는 "어느 한 경기 쉽지 않다. 자신감을 충분히 갖고 있지만, 자만하진 않는다. 자신감과 자만감은 다르다. 자만하지 않고 한 경기 한 경기만 생각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결국 단단한 수비가 핵심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아주 긍정적이다. 요르단전을 정말 기다리고 있다"라면서도 "요르단은 좋은 팀이고, 우리에게 문제를 안길 것이다. 그들은 전방에 개인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있기에 대비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선발 출전이 유력한 왼쪽 풀백 이기제가 알타마리를 잘 막아내면서 바레인전에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던 아쉬움을 씻어내야 한다. 주전 수문장 김승규가 십자인대 파열로 낙마한 만큼, 또 다른 골키퍼 조현우가 얼마나 안정감을 보여줄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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