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發 LNG선 수주전, '기술' 한국 vs '거대시장' 중국[이슈속으로]

김도현 기자 2024. 1. 20.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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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프로젝트 2차 주문계약이 속속 체결되고 있다.

한국이 압도적인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건조기술로 이른바 '카타르잭팟'의 주인공이 됐다면, 중국은 방대한 내수시장의 구매파워를 바탕으로 수주를 따내고 있다.

LNG운반선 분야에선 한국과 상당한 기술격차를 보이고 있는 후동중화조선이 카타르프로젝트 대상국이 된 점이나, 큐맥스급 선박을 수주할 수 있었던 것은 카타르의 핵심 LNG 판매처가 중국이라는 점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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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프로젝트 2차 주문계약이 속속 체결되고 있다. 한국이 압도적인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건조기술로 이른바 '카타르잭팟'의 주인공이 됐다면, 중국은 방대한 내수시장의 구매파워를 바탕으로 수주를 따내고 있다.

카타르프로젝트는 카타르 정부가 2027년까지 연간 LNG 생산량을 기존 7700만톤에서 1억2600만톤으로 확대하면서 LNG터미널을 신·증설하고 생산된 LNG를 전 세계에 실어 나를 운반선 100척 이상을 도입하는 사업이다.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후동중화조선 등 4개사가 입찰에 뛰어 들었다.

카타르는 1차 발주 때는 총 65척을 주문했다. 한화오션 19척, 삼성중공업 18척, HD한국조선해양 17척, 후동중화조선 11척 등이었다. 지난해 4분기부터 2차 발주를 했는데, HD한국조선해양이 17척의 추가 건조 계약을 마무리했다. 최근 중국 후동중화조선이 8척을 추가했다. 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은 아직 계약 논의를 하고 있다. 이들의 예상 수주 물량은 각각 14·16척이다.

후동중화조선이 계약한 8척은 26만㎥ 규모의 초대형 큐맥스(Q-Max)급 선박이다. 큐맥스는 카타르(Qatar) 영문 앞 글자를 따 명명된 용어다. 일반적인 대형 LNG운반선보다 훨씬 큰 규모로 특별 제작되는 선박이다. 척당 3억달러(약 4040억원) 규모의 대형 계약이다. 국내 조선사보다 기술이 부족하단 평가를 받는 후동중화조선이 규모가 더 크고 단가가 비싼 선박을 가져간 것이다.

업계는 중국이 세계 최대 LNG 소비국이라는 점이 작용했을 것으로 본다. LNG운반선 분야에선 한국과 상당한 기술격차를 보이고 있는 후동중화조선이 카타르프로젝트 대상국이 된 점이나, 큐맥스급 선박을 수주할 수 있었던 것은 카타르의 핵심 LNG 판매처가 중국이라는 점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큐맥스급 LNG운반선 역시 중국 LNG 수송용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인도한 17만4000㎥급 LNG운반선 /사진=HD현대


이런 양상은 LNG운반선 시장 전체적으로 나타난다. 현재 한국과 중국의 LNG운반선 선가는 각각 2억6500만달러(약 3600억원), 중국 선가는 2억3400만달러(3100억원)다. 국내 조선사는 3~4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LNG운반선은 비싸고 대기시간이 긴 상황에서 폭발 위험성이 큰 화물을 운송해야 하는 까닭에 한국에 주문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렇지만 중국 조선사에 러브콜을 보내는 선주들이 적지 않다. LNG 수입을 위한 자국발주 또는 중국에 LNG를 수출해야 하는 선주들이 주를 이룬다.
한 업계 관계자는 "3년 전까지만 해도 후동중화조선이 중국 내에서 유일하게 LNG운반선을 생산하던 회사였지만, 다른 중국 조선사들도 관련 시장에 우후죽순 뛰어드는 추세"라며 "방대한 내수시장을 지닌 중국 정부가 국가 간 협상에 이점을 적극 활용하면서 주문이 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이유로 중국의 LNG운반선이 한국에 위협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 실제론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는 "중국 내에서 가장 기술이 좋다고 평가되는 후동중화조선이 인도한 LNG운반선이 최근 호주 터미널에서 갑자기 멈추는 일이 발생했는데,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다"며 "양국의 건조기술 격차를 드러내는 단적인 사례"라고 덧붙였다. 기술의 우위에 따른 격차가 지속된다는 의미다.

또 다른 관계자는 "LNG에 이어 수소·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 수요 증가로 관련 수송용 선박 수요 또한 높아지고 있지만, 중국은 해당 선종 건조 기술이 전무한 상태기 때문에 고수익 차세대 선종 분야에서의 한국의 압도적 우위가 장시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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