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란성 쌍둥이가 각각 채식·잡식을 8주간 했더니···‘음식이 나를 만든다’[오마주]

최민지 기자 2024. 1. 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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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 나를 만든다 : 쌍둥이 실험>은 22쌍의 일란성 쌍둥이를 대상으로 음식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넷플릭스 제공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

2024년이 밝은 지도 벌써 3주가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새해의 목표를 잘 지키고 계신가요?

새해 첫날 저도 몇 가지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 중 하나가 식습관을 보다 건강하게 바꾸는 것입니다. 저는 빵을 참 좋아하는데요, 맛있지만 건강에는 별로 이롭지 않은 음식이죠.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빵 먹는 횟수를 줄이고, 일주일에 한 번쯤은 건강한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어보기로요. 종종 무너지긴 하지만 아직까진 그럭저럭 잘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이 다큐멘터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새해를 맞아 넷플릭스가 공개한 <음식이 나를 만든다: 쌍둥이 실험>입니다. 미국 스탠퍼드대 크리스토퍼 가드너 교수팀이 미 전역의 일란성 쌍둥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 내용이 담겼습니다.

영양학자인 가드너 교수는 오랜 시간 건강한 식단을 찾기 위해 연구해왔습니다. 그런데 영양학 연구의 가장 큰 난제는 모든 사람이 독특하다는 점이었습니다. 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반응은 달랐습니다. 그때 일란성 쌍둥이를 떠올렸습니다. 유전자가 완벽하게 일치하는 쌍둥이라면 유전자와 환경의 힘을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이었죠.

실험 방법은 간단합니다. 연구진은 인종, 생활 방식 등이 다른 21쌍의 일란성 쌍둥이를 모은 뒤 한 명에게는 채식을, 나머지 한 명에게는 육류를 포함한 잡식을 하도록 했습니다. 실험은 총 8주간 진행됐습니다. 4주는 연구팀이 제공한 식단 그대로, 나머지 4주는 쌍둥이들이 직접 요리를 해서 먹었죠. 채식과 잡식 모두 영양적 균형이 훌륭한 식단이었습니다. 채소와 과일, 통곡물이 풍부하고 설탕과 정제 탄수화물은 최소한으로 들어갔습니다.

일란성 쌍둥이들을 대상으로 이런 대규모의 실험이 이뤄진 것은 처음이라고 합니다. 실험을 실시하는 의료진들조차 어떤 일이 일어날지 확신하지 못한 채 진행됐습니다.

다큐멘터리는 21쌍의 쌍둥이 중 4쌍의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들이 주어진 식단을 지킬 때 어떤 어려움에 직면하는지, 식단을 지키면서 겪는 변화는 무엇인지 카메라에 모두 담깁니다.

8주 뒤 다시 모인 쌍둥이들은 온몸 구석구석을 다시 검사합니다. 체중, 체성분부터 노화 정도나 인지 능력까지 모두요. 중대한 변화를 만들기에 8주는 짧은 시간이라고요? 하지만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쌍둥이 중 한 명은 채식을, 나머지 한 명은 잡식을 8주간 한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제공

다큐멘터리에는 실험에 참가한 쌍둥이들 외에 다양한 사례자가 등장합니다. 맛있는 대체육이나 치즈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닭을 절대 먹지 않는다는 전 양계장 주인, 채식으로 병을 극복한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은 식단과 관련한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신선한 음식 구할 수 없는 지역인 ‘식품 사막’이나 인간과 동물 모두에게 해로운 공장식 축산에 관한 문제도 훑습니다.

그중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뉴욕의 ‘일레븐 매디슨 파크’입니다. 최고급 레스토랑인 이곳은 2021년 모든 메뉴를 비건식으로 바꾸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자신들이 만드는 음식이 고객의 건강은 물론 지구를 해친다는 우려에서였죠. 놀랍게도 이곳은 채식 요리만으로 ‘미슐랭 3스타’를 다시 따냅니다.

다큐멘터리의 원제는 ‘당신은 당신이 먹는 것이다’(You are what you eat)입니다. 2024년의 저는 피자나 도넛, 치킨보다는 샐러리, 수박, 병아리콩이 되고 싶습니다. 새해 목표가 ‘건강’인 분이라면 놀라운 실험 결과를 다큐멘터리를 통해 직접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총 4부작으로 한 편당 평균 50분 정도입니다. 다큐멘터리를 보다 보면 손에 들고 있던 나쁜 음식을 내려놓게 되실 겁니다.

‘뜨끔’ 지수 ★★★★★ 손에 든 나쁜 음식을 내려놓게 되는 마법

‘중꺾마’ 지수 ★★★★ 새해 목표, 실패했다고 좌절 마세요! 다시 시작하면 돼요.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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