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 1반 이수연 학생 아빠 이재복씨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14]

박미소 기자 2024. 1. 20.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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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복씨(60)에게 딸은 세상의 전부이자 그가 사는 이유였다.

하나뿐인 딸을 잃은 후, 25년간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칩거 생활을 이어가던 그가 집 밖으로 나오게 된 건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는 국가에 대한 분노 때문이었다.

그렇게 10년이 흘러왔다.

그래야 우리 아이들의 희생이 무의미하지 않고 새로운 가치로 부활한다고 생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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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6일은 세월호 참사 10년이 되는 날입니다. 〈시사IN〉이 그날까지 ‘세월호 사람들’ 100명을 만납니다.
2학년 1반 이수연 학생 아빠 이재복씨. ⓒ시사IN 박미소

이재복씨(60)에게 딸은 세상의 전부이자 그가 사는 이유였다. 하나뿐인 딸을 잃은 후, 25년간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칩거 생활을 이어가던 그가 집 밖으로 나오게 된 건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는 국가에 대한 분노 때문이었다. 투쟁의 시간과, 4·16 희망 목공 협동조합장을 거쳐 지금은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에서 직무감사를 맡고 있다. 그렇게 10년이 흘러왔다.

"10년이 지났으니, 이젠 잊을 만하지 않으냐, 그만 잊어버리고 네 인생을 살아라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우리 입장에서는 참 그게 쉬운 게 아니죠. 10년이 지났지만 그때와 똑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세월호는 여전히 아픔이죠. 저한테는 정말로 절망이고 슬픔이지만, 거기에 계속 매몰돼 있을 순 없어요. 절망을 딛고 이겨내서 결국 새로운 희망을 찾으려고 해요. 그래야 우리 아이들의 희생이 무의미하지 않고 새로운 가치로 부활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재난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변화나 참사를 예방할 수 있는 제도가 만들어지고, 법이 개선되는 게 새로운 가치라고 생각해요.

진상규명은 아직도 제대로 된 게 없어요. 조사기구 만들었다는 그런 형식이 중요한 게 아니라, 성역 없는, 제대로 진상규명을 해서 우리 가족들이 납득할 수 있게 확실히 조사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꼭 올해 안에는 추모공원을 착공했으면 해요. 흩어져 있는 우리 아이들, 학교 다닐 때처럼 같은 반 친구들끼리 다 같이 모여 있었으면 해요. 외롭지 않게, 한곳에 모여 있으면 아이들도 기뻐하지 않을까요? 그 모습을 빨리 보고 싶어요.”

이수연 학생의 꿈은 국어 선생님이었다. ⓒ시사IN 박미소

 

박미소 기자 psalms27@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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