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하락기 오는데… 3%대 주담대 더 떨어지나요?

[머니S리포트-500조 쩐의 전쟁 시작됐다③] 은행채 금리 떨어지고 대환 경쟁까지 가세

[편집자주]지난해 5월 신용대출에 이어 지난 9일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대환대출 서비스가 출시되며 관심을 얻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은 신용대출보다 대출 규모가 큰 만큼 대출자들의 이자절감 효과는 보다 커지고 시중은행 역시 가계대출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마이너스 가산금리까지 제공하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달 말엔 전세대출까지 대환대출 서비스 범위가 확대된다. 기준금리가 8차례 연속 동결되며 1년째 3.50%의 금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대출자들은 보다 유리한 우대조건을 비교하는데 여념이 없다.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점 대출창구 모습./사진=뉴스1

◆기사 게재 순서
①5분 만에 주담대 이자 700만원 아꼈다… 대출 갈아타기 열기 '후끈'
②판 커지는 대환대출플랫폼… 네이버페이·토스, 주도권 경쟁
③금리 하락기 오는데… 3%대 주담대 더 떨어지나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갈아타기 수요를 잡으려는 은행들의 경쟁과 시장금리 하락이 겹치면서 가계대출 금리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혼합형(5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 주담대 금리는 연 3.310~5.723%로 약 한달 전인 지난해 12월15일(3.622~5.580%)과 비교해 금리 상하단이 각각 0.312%포인트, 0.143%포인트씩 떨어졌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 하단은 3%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4.000~6.645%로 지난달 15일(4.650~6.650%)과 비교해 한달새 금리 하단이 0.650%포인트나 하락했다.

신용대출 금리 역시 하락세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4.540~6.540%에서 4.350~6.350%로 금리 상하단이 각각 0.19%포인트씩 낮아졌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가계대출 금리가 하락세를 나타낸 건 시장금리 하락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된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혼합형 주담대 금리를 산정할 때 기준금리로 활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16일 기준 3.812%로 지난달 13일까지 4%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소폭 등락은 있지만 전반적인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올해 3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이미 채권시장에선 금리 인하 기대감이 선반영된 상황이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4개월 만에 하락한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84%로 전월(4.00%) 대비 0.16%포인트 하락했다.

코픽스가 하락한 이유 역시 금리 인하 기대감에 채권금리가 떨어지고 은행권 예금금리도 내려간 영향이 작용했다.

아울러 대출금리 인하에 속도가 붙은 또 다른 요인은 지난 9일부터 가동된 대환대출 플랫폼이다. 주담대 대환 수요를 노리는 은행들의 경쟁이 가열되면서 마이너스 가산금리가 적용돼 은행채 5년물 금리(무보증·AAA)보다 낮은 3%대 중반의 대환용 주담대 금리까지 등장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기존 고객에 대한 역차별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하나은행의 주담대 대환대출 전용 상품인 '하나 아파트론 갈아타기' 혼합형 금리는 17일 기준 3.661%로 기존 주담대 상품인 '하나 원큐 아파트론' 혼합형 금리(3.671~4.071%)의 최저금리를 밑돌았다.

기존 대출금리와 대환용 주담대 금리를 비교하면 차이는 더 크게 벌어진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신규 취급된 은행별 분할상환방식 주담대 평균금리는 농협은행이 4.79%로 가장 높았고 ▲신한은행 4.59% ▲KB국민은행 4.58% ▲우리은행 4.55% ▲하나은행 4.51%로 집계됐다.

5대 은행 대환용 주담대 금리가 혼합형 기준 3.6%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차주에 1%포인트 안팎으로 더 높은 금리를 매겼다는 얘기다.

대출자들 사이에선 기존 대출자의 금리도 함께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 대환 고객을 대상으로 역마진을 내서라도 유치해 일단 주거래 은행이 되면 다른 금융거래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시장금리 하락으로 가계대출 금리가 내려가고 있고 앞으로 하락세가 지속해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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