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달 착륙’ 세계 5번째로 성공…“작동은 곧 멈출 듯”

곽노필 기자 2024. 1. 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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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무인 우주선이 달 착륙에 성공했다.

이로써 일본은 옛 소련과 미국,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 5번째 달 착륙국이 됐다.

세번째 도전만의 성공 슬림이 착륙한 시오리 충돌구는 1969년 세계 최초의 유인 달 탐사선 아폴로 11호가 착륙했던 '고요의 바다' 바로 남쪽에 있다.

2022년 11월 미국 아르테미스 1호편에 실려 보맨 초소형 탐사기 오모테나시가 통신 두절로 달 착륙에 실패한 데 이어, 지난해 4월엔 일본 우주기업 아이스페이스의 달 착륙선이 착륙 과정에서 달 표면에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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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전지 이용한 발전은 못하는 중”
100미터 이내 정밀착륙 성공 여부 미확인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의 달 착륙선 슬림이 착륙하는 모습(상상도). 작사 제공

일본의 무인 우주선이 달 착륙에 성공했다. 이로써 일본은 옛 소련과 미국,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 5번째 달 착륙국이 됐다.

그러나 태양전지가 전력을 생산하지 못해 우주선의 작동 시간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작사)는 소형 달 탐사선 슬림(SLIM)이 20일 0시20분 달 앞면 적도 인근의 작은 충돌분지 ‘시오리’(남위 13도)에 착륙했다고 발표했다. 150억엔(약 1355억원)의 개발 비용이 투입된 슬림은 무게 200㎏, 크기 2m 남짓한 작은 착륙선이다.

슬림은 이날 고도 15km에서 초속 1.7km의 속도로 하강을 시작해 20분만에 모든 착륙 과정을 마쳤다.

슬림이 착륙한 장소는 15도의 경사가 있는 곳이다. 착륙 직전 몸체를 옆으로 기울여 착륙하는 정교한 기술이 동원됐다. 작사 제공

슬림의 목표는 목표 지점에서 100m 이내에 착륙하는 정밀 착륙 기술을 검증하는 것이나, 착륙지점이 이 조건을 충족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작사는 이를 확인하기 위한 데이터 분석에 약 1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100m 이내 착륙에 성공했다면 기존 탐사선의 착륙 오차 범위를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이는 기술을 확보하는 셈이다. 앞서 작사는 “슬림의 착륙 기술이 성공할 경우 천체 탐사는 앞으로 ‘내리기 쉬운 곳에 내리는’ 탐사가 아니라 ‘내리고 싶은 곳에 내리는’ 탐사로 바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바 있다.

슬림 이전까지 오차 범위가 가장 적은 달 착륙 기록은 2013년 중국의 창어 3호가 갖고 있었다. 창어 3호의 착륙 지점은 목표 지점에서 89m 떨어진 곳이었다. 지난해 7월 인도의 찬드라얀 3호는 목표 지점에서 350m 떨어진 곳에 착륙했다.

슬림은 착륙 직전 두대의 탐사기를 달 표면에 먼저 떨어뜨렸다(상상도). 작사 제공

통신은 되지만 배터리 방전되면 끝

이날 슬림은 기존의 달 사진을 토대로 작성한 월면 지도와 탑재된 카메라로 촬영한 달 사진을 비교해 위치를 파악한 뒤 착륙 지점을 향해 고도 3.5km 상공까지 내려갔다. 이어 수직하강을 시작해 50m 상공에서 정확한 착륙 지점을 정한 뒤, 3m 상공에 이르러 엔진을 끄고 착륙을 시도했다.

슬림은 착륙 직전 2대의 작은 이동형 탐사기를 달 표면에 먼저 떨어뜨렸다. 지구와의 직접 통신이 가능한 한 대는 온도계와 고도계 등을 장착하고 개구리처럼 폴짝 뛰는 방식으로 이동한다. 공 모양의 다른 한 대는 착륙 뒤 두 쪽으로 갈라지면서 카메라가 노출되고, 두 반구가 바퀴 역할을 하며 이동한다.

작사는 “슬림이 달 표면에 착륙한 뒤 지구와 통신은 되지만 태양전지를 이용한 발전은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탑재된 배터리가 방전되면 작동을 멈출 것으로 보인다. 작사는 기자회견에서 태양전지판의 방향이 잘못됐을 가능성이 있으며, 앞으로 태양전지에 햇빛이 닿으면 전기 생산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슬림은 지난해 9월 7일 일본 규슈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H2A 로켓 47호기에 실려 발사된 뒤 지난해 12월25일 달 궤도에 도착해 약 한 달간 착륙을 준비해 왔다.

슬림의 착륙 지점인 달 적도 인근 ‘시오리 충돌구’(왼쪽 사진 화살표와 오른쪽 사진). 작사 제공

세번째 도전만의 성공

슬림이 착륙한 시오리 충돌구는 1969년 세계 최초의 유인 달 탐사선 아폴로 11호가 착륙했던 ‘고요의 바다’ 바로 남쪽에 있다. 이곳은 땅속의 맨틀 성분이 운석 충돌 등으로 인해 표면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앞서 일본은 두 차례 달 착륙선을 보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2022년 11월 미국 아르테미스 1호편에 실려 보맨 초소형 탐사기 오모테나시가 통신 두절로 달 착륙에 실패한 데 이어, 지난해 4월엔 일본 우주기업 아이스페이스의 달 착륙선이 착륙 과정에서 달 표면에 추락했다.

아이스페이스는 올해 하반기에 두번째 달 착륙선 하쿠토-알 2호를 보낸다. 2호 임무의 주요 목표는 달의 극한 환경에서 견딜 수 있도록 설계한 소형 탐사차를 달 표면에 내려놓는 것이다. 나사는 이 탐사차가 수집하는 달 토양을 구매하기로 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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