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라도 '페디'급이면 V12 바라본다. 3명 14승→4명 16승. 비참했던 2년. 이적료 주고 빼온 현역 빅리거 2명. 외인 투수 한(恨)푸나[SC 포커스]

권인하 2024. 1. 20.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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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새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KIA 새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작심을 했다는 게 느껴진다.

그동안 외국인 투수들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으면 최고의 투수를 데려오겠다는 의지를 불태웠을까. 너무 느리다는 팬들의 원성을 들어가면서 영입한 투수는 모두 지난해에도 메이저리그에서 던진 현역 빅리거다. 그만큼 실력이 뛰어난 투수들. 기대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외국인 투수들을 영입하기 전부터 LG 트윈스, KT 위즈와 함께 2024시즌 3강으로 꼽혔던 KIA 타이거즈다. 새 외국인 투수만 잘 던진다면 진짜 강팀으로 5강 경쟁이 아닌 선두권 경쟁을 할 수 있게 된다.

KIA는 2022년과 지난해 모두 외국인 투수 농사에 실패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 KBO리그에서 외국인 투수의 실패는 곧 시즌 실패를 의미하는 것과 같다. 그만큼 외국인 투수가 팀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상대팀의 1,2선발과 싸워 이겨야 하는 팀의 원투펀치를 맡기 때문이다. 이들이 밀리면 당연히 팀 성적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KIA는 그래서 힘들었다. 션 놀린과 로니 윌리엄스로 출발한 2022년은 둘 다 부상과 부진을 겪었고 로니 대신 토마스 파노니를 데려오기도 했으나 결국 3명이 얻은 승리가 총 14승(놀린 8승, 로니 3승, 파노니 3승)에 그쳤다. KIA는 5위로 와일드카드결정전에 진출했지만 KT 위즈에 패했다. 지난해엔 구위가 좋은 숀 앤더슨과 아도니스 메디나를 영입했지만 한국타자들을 상대로 제구에 문제를 드러내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2명 모두 교체. 4명의 외국인 투수가 와서 올린 승리는 16승이었다. 끊임없는 주전들의 부상 도미노까지 겹치며 KIA는 결국 73승2무69패의 5할이 넘는 승률을 기록하고도 두산 베어스에 1게임차 뒤진 6위로 시즌을 마쳤다.

KIA는 양현종 이의리 윤영철의 안정된 국내 왼손 선발진에 임기영과 이준영 전상현 최지민 장현식 등의 탄탄한 불펜진과 마무리 정해영 등 좋은 마운드를 갖췄고, 나성범과 최형우 소크라테스 김선빈 김도영 고종욱 최원준 등 위아래를 가리지 않는 타격 2위의 타선을 가지고 있다. 외국인 선발과 부상이 지난해 성적 부진의 원인이었다.

그래서 KIA는 외국인 투수에 심혈을 귀울였고, 좋은 투수를 찾았을 때 메디컬 체크에 신중하게 다가갔다. 거의 계약에 이르렀는데 메디컬 체크에서 문제가 생겨 계약하지 못한 투수도 있었다.

새해가 돼서야 첫 계약을 했다. 먼저 계약한 투수가 윌 크로우(30)였다. 2020시즌 워싱턴 내셔널스 유니폼에서 빅리그에 데뷔했고 2021시즌 피츠버그 파이리츠로 이적했다.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보면 한국에 오는 외국인 투수들과 비교했을 때 우위다. 2021시즌에 6선발급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26경기에 등판(25경기 선발)해 4승8패 평균자책점 5.48의 성적을 기록했다. 2022시즌에는 선발 경쟁에서는 밀렸지만 불펜으로 59경기에 등판, 4승10패 4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4.38을 기록했다.

2023시즌에는 어깨가 좋지 않았다. 빅리그 등판이 5경기 뿐이었고 이후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마쳤다. 어깨 때문에 KIA가 크로우의 메디컬 테스트를 꼼꼼하게 진행했다. 일본에서도 크로우에게 관심을 보였으나 더 적극적이었던 KIA가 계약에 성공했다.

27일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열린 2023 KBO 시상식, MVP NC 페디가 트로피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1.27/
윌 크로우. AP연합뉴스

그리고 2주가 더 흘렀고, 스프링캠프 출발 열흘을 앞두고서 두번째 투수와 계약했다. KBO리그 30번째, 마지막 선수다. KIA는 19일 "지난 18일 제임스 네일과 이적료 25만달러를 주고 계약했다"라고 밝혔다.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있던 선수였기 때문에 KIA가 이적료까지 지불하고 영입했다.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35만 달러, 인센티브 15만 달러 등 네일을 영입하는데 들어간 비용은 이적료까지 총 95만 달러다. KBO리그 외국인 선수 영입 규정은 신규 영입 때는 이적료까지 포함해 최대 100만 달러까지 지급할 수 있다.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로부터 20라운드에 뽑힌 네일은 마이너리그에서만 7년을 뛴 뒤 FA 자격으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이적한 뒤에야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올랐다. 2022시즌에 총 7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5.00을 기록했다. 7경기 모두 불펜 등판이었다. 빅리그에서 10경기에 등판해 1홀드 평균자책점 8.80을 기록했고, 트리플A에서는 31경기에 등판(3경기 선발)해 5승3패 5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3.66을 기록했다. 최근 3년 동안 불펜 요원으로 던졌으나 2019년까지는 선발로 던졌다.

2017년 우승 이후 또 7년째다. 당시 FA 최형우를 사상 처음 100억원을 들여 영입하며 우승을 향한 발걸음을 뗐던 KIA는 이번엔 빅리거 투수 2명을 데려오면서 5강 경쟁이 아닌 우승 경쟁을 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지난해 NC 다이노스의 에릭 페디는 20승을 올리며 꼴찌 후보로 예상됐던 팀을 4위로 끌어올리며 에이스의 힘을 보였다. 크로우나 네일이 페디급의 피칭을 보여준다면 KIA가 LG나 KT에 밀릴 이유가 없다. 크로우와 네일이 얼마나 빨리 KBO리그에 적응하고 긴 시즌에 몸관리를 잘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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