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동비디오] 슬기로운 겨울나기
호호 불어 한입 베어 물면 온몸이 따뜻해지는 겨울 간식. 여러분은 어떤 간식이 떠오르시나요?
90년대 지하철역 입구마다 자리 잡고 군고구마를 굽는 드럼통은 어느새 편의점의 오븐으로 바뀌었습니다. 장작불에서 방금 꺼낸 노랗게 익은 군고구마는 입천장이 델 정도로 뜨거워도 입김을 불어가며 먹게 되는 달콤함이 있었습니다. 아르바이트 일자리가 많이 없었던 그때 겨울방학이 되면 학비를 벌러 나온 대학생 군고구마 장수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퇴근길 지친 직장인의 허기진 속과 마음을 달래주던 김 서린 포장마차를 기억하시나요? 뜨끈한 어묵 국물이 꽁꽁 언 손과 몸을 녹여줍니다. 지금은 위생 논란이 일어 간장에 솔을 담가 어묵에 발라먹거나 스프레이로 뿌려 먹지만 과거엔 하나의 간장 종지에 공동으로 어묵을 찍어 먹는 게 일반적인 모습이었습니다.
붕어빵 장수의 등장은 겨울이 됐음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했죠. '붕세권'이라는 신조어와 함께 슈크림, 피자, 김치로 맛도 다양해진 붕어빵은 90년대 단연 최고의 겨울 간식이었습니다.
월동 준비라고 하면 김장과 더불어 연탄을 들여놓는 것이었죠. 겨울철 서민들의 동반자 연탄입니다. 등유 가격이 오르면서 다시 사용하는 가구 수가 급증했었지만, 지금은 연탄 가격 상승과 수요 감소로 많은 연탄공장이 문을 닫았습니다.
재미와 추억을 먹는 묘한 매력까지 느낄 수 있는 겨울 간식, 그리고 애환을 함께했던 연탄과 보낸 그 시절 겨울나기를 상암동 비디오에서 보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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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문지환 (moonjh010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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