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만에 주담대 이자 700만원 아꼈다… 대출 갈아타기 열기 '후끈'

박슬기 기자 2024. 1. 20.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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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500조 쩐의 전쟁 시작됐다①] 아파트 주담대 이어 이달 말 전세대출 대환까지, 보이스피싱은 주의해야

[편집자주]지난해 5월 신용대출에 이어 지난 9일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대환대출 서비스가 출시되며 관심을 얻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은 신용대출보다 대출 규모가 큰 만큼 대출자들의 이자절감 효과는 보다 커지고 시중은행 역시 가계대출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마이너스 가산금리까지 제공하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달 말엔 전세대출까지 대환대출 서비스 범위가 확대된다. 기준금리가 8차례 연속 동결되며 1년째 3.50%의 금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대출자들은 보다 유리한 우대조건을 비교하는데 여념이 없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5분 만에 주담대 이자 700만원 아꼈다… 대출 갈아타기 열기 '후끈'
②판 커지는 대환대출플랫폼… 네이버페이·토스, 주도권 경쟁
③금리 하락기 오는데… 3%대 주담대 더 떨어지나요?

#1. 30대 직장인 A씨는 B은행에서 연 6.56%의 금리로 약 3억500만원의 주택담보대출을 이용 중이었다. A씨가 한달에 내는 원리금만 약 188만원. A씨는 네이버페이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를 조회한 결과 동일한 한도로 C은행에서 금리를 연 3.51%로 낮출 수 있다고 추천 받았다. 기존 주담대와 갈아탈 주담대의 금리 차가 3.05%포인트나 났다. A씨가 한달에 아낄 수 있는 이자만 약 58만원으로 연 평균 약 700만원에 달하는 이자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다.

#2. 30대 직장인 D씨는 지난 15일 NH농협은행에서 연 6.102%의 금리로 받고 있던 1억3535만원의 주택담보대출을 하나은행으로 갈아탔다. 핀테크사 핀크 앱에서 '주택담보대출 알아보기' 서비스를 통해 연 3.659%의 주담대로 갈아타라고 추천 받아 기존 대출 대비 금리를 2.461%포인트 낮출 수 있었다. 연 이자로 약 240만원을 아낄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달 9일부터 '주담대 대환대출' 인프라가 가동되자 대출자들의 호응이 뜨겁다. 주담대 대환대출 플랫폼을 통해 모바일로 간편하게 낮은 금리의 주담대로 갈아탈 수 있어 많게는 연 수백만원에 달하는 이자비용을 아낄 수 있어 대출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출시 나흘 만인 지난 12일 기준 주담대 대환대출에 1조307억원이 몰리기도 했다. 특히 시중은행들은 마이너스 가산금리까지 적용해 대출 금리를 3%대로 낮춰 원가보다 싼 대출을 내주면서 대출자들의 선택지도 넓어지고 있다. 일부 은행의 경우 하루 대출한도가 초과돼 서비스를 일시 중단했다가 다음 날 재개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가 출시된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나흘간 총 5657명이 신규 주담대 신청을 완료했다. 이중 대출 심사가 완료돼 대출 약정까지 체결한 대출자는 83명으로 해당 대출 규모는 약 162억원이다.

기대출 상환까지 완료된 차주는 총 16명이며 대출 규모는 36억원이다. 갈아타기가 최종 완료된 대출의 평균 금리 인하 폭은 1.5%포인트로 차주 1인당 연간 기준 이자 절감액은 약 337만원에 달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590조 아파트 주담대 대환시장 잡아라"


앞서 금융당국은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서비스를 지난해 5월31일부턴 신용대출을 대상으로 시작했다. 이어 이달 아파트 주택담보대출까지 대상이 확대했는데 금융권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치는 모습이다. 주담대는 신용대출보다 대출 금액이 훨씬 크기 때문에 작은 금리 차이에도 이자 절감 효과가 크다. 조금이라도 금리가 낮은 곳으로 대환 수요가 몰리는 이유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은행권 주담대 잔액은 850조4000억원이다. 주담대 대환대출 대상은 10억원(KB부동산시세 등) 이하의 아파트 주담대로 주요 시중은행 주담대의 70% 가량이 아파트 대상인 점을 감안하면 주담대 대환대출 규모는 약 590조원으로 추산된다. 이에 주담대 대환 시장을 잡기 위한 시중은행의 경쟁도 심화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NH농협 등 주요 은행들은 주담대 대환대출 인프라 전용 상품을 운영 중이다. 일반 주담대 상품과 달리 주담대 대환대출 상품은 단일금리를 적용하며 마이너스 가산금리를 책정한 게 특징이다.

KB국민은행의 대환용 아파트 주담대 상품인 'KB스타 아파트담보대출'의 혼합형(5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 상품 금리는 17일 기준 3.58%로 기준금리(조달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는 3.80%지만 가산금리를 마이너스(-)0.22%포인트로 책정해 사실상 역마진 구조를 보였다.

신한은행의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 역시 가산금리를 -0.15%포인트로 정해 대출 최저금리가 3.64%로 조달금리보다 더 낮다. 하나은행의 대환용 아파트 주담대 상품인 '하나 아파트론 갈아타기' 혼합형 상품도 가산금리를 -0.15%포인트를 책정해 조달금리(3.811%)보다 대출금리(3.661%)가 더 낮았다.

시중은행은 금리 인하 이외에 이자 지원 등 혜택을 내세우며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이날 말까지 주담대 대환대출 인프라 이벤트에 응모하고 올 3월21일까지 KB스타뱅킹에서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를 완료하면 첫 달 대출 이자를 최대 50만원을 지원한다. 2월29일까지 신한은행에서 다른 금융기관 주택담보대출을 갈아타면 첫 달 이자 금액을 최대 20만원까지 받는다. 하나은행은 3월29일까지 '하나원큐 아파트론 갈아타기' 신규 대출을 받으면 인당 최대 7만5000원을 준다.

다만 주담대 대환대출 대상은 KB, 한국부동산원 등 시세 조회가 가능한 10억원 이하의 아파트 담보대출을 대상으로 대출 실행 이후 6개월이 지나야 한다. 정책금융상품이나 특정 협약 금융기관 취급상품 등은 제외되며 연체되거나 법률상 분쟁이 빚어진 대출은 대환이 불가능하다.


이달 말 전세대출 대환도 가동


이달 말엔 전세자금대출을 대상으로 한 갈아타기 서비스도 개시된다. 전세대출 갈아타기엔 은행 18곳과 보험사 3곳(삼성생명, 삼성화재, 롯데손해보험)이 참여한다. 전세대출 갈아타기의 경우 대출 실행 후 3개월 이후부터 전세 임차계약기간의 2분의 1(통상 1년)이 지나기 전까지 신청할 수 있다. 갱신 시엔 임차계약기간의 만기 2개월 전부터 15일 전까지만 가능하다.

다만 대환대출 등을 빙자한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려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금감원에 따르면 전체 보이스피싱(계좌이체형 기준) 피해 가운데 대환대출 사칭 피해 건수의 비중은 2022년 4.7%에서 지난해 12.5%로 크게 올랐다. 대환대출을 빙자한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은 금융회사 직원을 사칭해 피해자에게 저금리 대환대출이 가능하다며 기존 대출의 상환을 유도하거나 기존 대출이 있는 상황에서 대환대출을 신청하는 것은 계약 위반이라며 피해금을 가로채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부기관과 제도권 금융회사는 전화·문자를 통한 광고, 개인정보 제공, 자금 송금 등을 절대 요구하지 않는다"며 "개인정보 제공 및 자금 이체 요청은 무조건 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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