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뒤흔든 '옐레나 이슈'…팬들 불만은 왜 커졌나?
'트럭 시위'는 끝났지만, '옐레나 교체'를 원하는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 팬들의 성토는 계속되고 있다.
이번 주 프로배구계 가장 큰 이슈는 '옐레나 트럭 시위'였다. 흥국생명 팬들이 외국인 선수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196cm)의 부진과 태도를 문제 삼아 구단 측에 교체를 요구하는 시위에 나선 것이다.
당초 온라인상에서 처음 시작된 '옐레나 교체' 요구는 현실로 이어졌다. 흥국생명 팬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모금을 시작했고, 지난 16일과 18일 이틀에 걸쳐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흥국생명 본사 앞에 시위 문구를 띄운 트럭을 세웠다.
트럭 시위, 그러나 나아지지 않는 경기력
흥국생명은 지난 1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시즌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GS칼텍스 원정 경기를 치렀다. 이날의 화두는 단연 '옐레나'였다. 바로 전날 팬들의 트럭 시위가 있었던 터라 분위기가 뒤숭숭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만큼은 팬들의 트럭 시위가 가동되지 않았다. 그러나 흥국생명 아본단자 감독도 이를 의식하고 있었다. "선수 경기력이 안 좋으면 팬은 이야기할 수 있다"며 "경기력 비판은 팬의 고유 영역"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옐레나의 경기력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이번 시즌 처음으로 스타팅 명단에서 제외돼 3, 4세트부터 경기에 출전했다. 블로킹과 서브 득점 1개씩을 포함해 12점을 얻어냈지만, 공격 효율은 22.22%에 그쳤다. 설상가상 팀도 패배했다. 세트 스코어 1 대 3(28-26 21-25 25-27 21-25). 1세트를 힘겹게 따냈지만 이후 모든 세트를 상대에게 빼앗겼다.
다시 반복된 옐레나의 부진과 팀의 패배. 팬들의 트럭 시위는 18일 재차 가동되고 말았다.
'옐레나 OUT' 시위 이유?…'저하된 경기력' '경기 태도'
우선 팬들은 옐레나의 '낮은 결정력'에 큰 불만을 품고 있다. 팬들이 보낸 트럭에도 '형편없는 경기력', '멀어지는 리그 1위' 등 옐레나와 팀의 성적을 지적하는 문구가 가득했다.
올해 초 '흥국생명 배구단 마이너 갤러리' 팬들은 이미 성명서를 통해 옐레나 교체에 대한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성명서에 따르면, 팬들은 "흥국생명 전술에서 아포짓 스파이커, 아웃사이드 히터 포지션의 주 공격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후위 공격을 제외한 나머지 스탯이 나머지 외국인 선수들 중 가장 낮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옐레나의 경기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뚝 떨어지고 있다. 옐레나는 1라운드 129득점·공격성공률 41.58%, 2라운드 142득점·공격성공률 45.42%를 기록하며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3라운드에선 132득점을 기록하긴 했지만 공격성공률은 37.54%로 급격히 낮아졌다.
4라운드엔 더 심각했다. 100득점도 채우지 못한 98득점에 그쳤고, 공격성공률은 34.84%로 더 떨어졌다. 특히 GS전에 앞선 2경기였던 7일 페퍼저축은행전과 12일 한국도로공사전에서 각각 28.33%, 20.00%라는 저조한 공격성공률로 팬들의 불만은 더욱 커졌다.
경기력도 경기력이지만, 경기에 임하는 태도 역시 지적받고 있다. '불성실한 태도, 옐레나 OUT'이라는 문구를 트럭에 담은 이유이기도 하다.
팬들은 "프로 스포츠 선수이기 전 사람이기에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는 건 자연스럽다"면서도 "개인적인 감정 표현이 같이 뛰는 선수들에게까지 영향을 끼친다면 문제가 된다"고 성명서를 통해 밝혔다. 이어 "옐레나의 감정 표출과 관련, 해설위원들에게도 거론됐다"고 첨언했다.
아본단자 감독 역시 이 부분을 지적했다. "경기력이 안 좋을 순 있지만, '태도의 문제'는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팬들의 요구 현실로 이어질까…시즌 중 외국인 교체 규정은?
팬들의 바람대로 '시즌 중 외국인 선수 교체'는 현실이 될까. 현실적인 제한은 따른다.
한국배구연맹(KOVO) 규정에 따르면, 시즌 중 대체 외국인 선수 범위는 시즌 전 트라이아웃에 출전했던 선수로 한정된다. 즉 트라이아웃에서 선택받지 못했던 선수들 중 대체 선수를 골라야 한다. 이 선수들이 옐레나보다 훨씬 나은 실력을 보여줄 것이란 보장이 없다.
데려올 선수를 찾는다 한들, 여러 국가의 배구 리그는 현재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이다. 지금 시점에 외국 리그에서 다른 선수를 데려온다는 점은 시기적으로도, 금전적으로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또 새 선수가 팀에 합류해 처음부터 팀원들과 호흡을 맞춰야 한다는 부담도 존재한다.
아본단자 감독도 이를 인지는 하고 있지만,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아본단자 감독은 "데리고 오고 싶은 선수를 마음대로 데려올 수 없다"며 "다른 나라 리그는 경기력이 안 좋은 선수가 있다면 교체하거나 벤치 내부의 경쟁을 통해 개선되는데, 이곳은 외국인 선수가 한 명이고 자유 계약 시장이 아니라 한계가 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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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우섭 기자 woosubwaysandwiche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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