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과 신지현의 빈 자리를 메운 김애나, 이러한 활약이 더 의미 깊었던 이유는?
“(김)애나의 어머님이 오셨다. 가시기 전에 이런 경기를 해서 더 기분이 좋다”
부천 하나원큐는 19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4라운드 경기에서 청주 KB 스타즈를 만나 74-77로 아쉽게 패했다.
하나원큐는 이번 비시즌 활발하게 움직였다. FA를 통해 최대어 중 한 명인 김정은(179cm, F)을 영입. 간절했던 베테랑 수혈에 성공했다. 이후 트레이드를 통해 에너자이저들도 영입했다. 전반전 성과는 만족스러웠다. 6승 10패를 기록. 목표였던 두 자릿수 승수와 플레이오프에 가까워졌다.
하지만 후반기에는 이러한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후반기 첫 경기에서는 부산 BNK 썸 상대로 승리했다. 그러나 이후 치른 두 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아산 우리은행과 경기에서는 대패를 당했다.
더 큰 문제는 KB와 경기였다. 김정은과 신지현(174cm, G)이 결장하게 됐다. 두 선수는 이번 시즌 하나원큐의 핵심 선수들. 김도완 하나원큐 감독 역시 경기 전 인터뷰를 통해 “차포가 다 빠졌다”라는 말을 남길 정도였다.
하나원큐의 이번 시즌 가장 큰 약점은 득점력이다. 평균 실점은 62.1점으로 리그에서 세 번째로 낮다. 그러나 평균 득점은 62.3점으로 리그에서 다섯 번째로 낮은 수치. 특히 강팀으로 분류되는 우리은행과 KB전 평균 득점은 54점까지 떨어진다. 신지현과 김정은이 빠진 하나원큐는 공격에서 큰 문제를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하나원큐는 예상 외로 선전했다. 주전으로 나온 김애나(165cm, G)가 공격에서 물꼬를 텄다. 1쿼터 초반 연속으로 스틸에 이은 속공 득점을 올렸다. 거기에 김시온(174cm, G)이 힘을 보탰다. 3점슛 자유투 포함 5점을 기록. 두 선수는 1쿼터에 12점을 합작했다. 두 선수의 활약으로 하나원큐는 1쿼터 분위기를 크게 내주지 않았다.
2쿼터. 하나원큐는 우위를 점했다. 선취점을 김애나가 올렸다. 이를 시작으로 선수들의 고른 득점이 나왔다. 특히 김시온은 3점슛과 속공 득점을 추가. 쿼터 시작 4분 9초에 역전 득점을 본인 손으로 올렸다. 15-5런에 성공한 하나원큐다.
쿼터 중반 맹활약하던 김애나가 휴식을 위해 코트를 떠났다. 어린 선수들이 해줘야 하는 상황. 김시온이 중심을 잡았다. 거기에 고서연(171cm, G)이 외곽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3점슛과 돌파 득점을 올렸다. 거기에 양인영(181cm, C)의 활약까지 더한 하나원큐는 접전 상황을 이어갔다.
전력 차가 있었다. 그러나 선수들은 상대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했다. 수비 성공 이후에 빠른 공격을 시도. 속공 득점도 만들었다. 세트 오펜스 상황에서도 미스 매치를 공략했다. 김애나와 김시온이 중심을 잡았고, 어린 선수들이 활약한 결과였다.
전반전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김애나와 김시온이 3쿼터 다소 잠잠했다. 그 결과, 쿼터 첫 3분 51초간 1점으로 묶였다. 반대로 강이슬(180cm, F)을 제어하지 못했고 점수 차는 두 자릿수로 벌어졌다.
포기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하나원큐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더 강하게 맞붙었다. 양인영이 골밑에서 자기 역할을 다하며 투지를 발휘. 이에 어린 선수들도 에너지 레벨을 살렸다. 고서연의 외곽 득점까지 나왔다. 그렇게 53-63으로 3쿼터를 마무리했다.
점수 차가 있었지만, 하나원큐 선수들은 끝까지 싸웠다. 엄서이(173cm, F)가 신 스틸러를 자처했다. 거기에 경기 내내 무득점이었던 정예림(175cm, F)이 귀중한 3점슛을 성공했다. 김애나의 속공 득점과 엄서이의 자유투 득점으로 3점 차까지 좁혔다. 이후 수비에 성공. 경기 종료 15초 전 동점을 만들 기회를 잡았다. 마지막 슈팅은 최고의 활약을 펼친 김애나가 맡았다. 그러나 이 슈팅은 림을 외면했고 경기에서 아쉽게 패한 하나원큐다.
패했지만, 주축 선수들의 부재에도 끝까지 싸웠기에 김도완 하나원큐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선수들이 늘 이렇게만 해주면 좋겠다. 그러면 박수만 쳐도 될 정도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17점 5스틸을 기록하며 중심을 잡은 김애나의 활약에 “애나가 너무나도 잘해줬다. 사실 애나의 어머님이 경기를 보러오셨다. 가시기 전에 이런 경기를 해서 더 기분이 좋다”라며 유독 좋아했다.
비록 김애나는 가장 중요한 마지막 슈팅을 놓쳤다. 그러나 그녀가 선보인 활약은 박수를 받기 충분했다. 가족 앞에서 의미 있는 경기를 치른 김애나다.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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