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단 성명문 사태...LCK "분배금 인상, 이미 협의했었다" [이주현의 로그인e스포츠]

이주현 2024. 1. 2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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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CK VS 게임단 '쩐의 전쟁'

라이엇 게임즈 제공

국내 리그오브레전드(LoL, 이하 롤) e스포츠 프로 리그인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에 때아닌 '쩐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일부 게임단의 '공동 성명문' 이었다. 리그 개막일인 지난 17일 일부 게임단은 '공동 성명문'을 통해 LCK에 수익 분배금 인상 등 운영 개선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지난 19일 LCK가 입장문을 통해 반박하며 갈등을 벌이는 모양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게임단의 '공동 성명문'에는 모든 LCK 게임단이 참여한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해당 성명문에는 참여한 팀들의 명단이 담겨있지 않다. 또한 "대부분 팀의 찬성으로 아래와 같이 입장을 밝히고자 합니다. 나머지 팀들도 변화의 방향성에는 큰 이견이 없었으나 절차나 방식의 차이로 인해 본 공동 입장문에는 참여하지 못하였음을 알려 드립니다"라고 말하며 팀들 간의 견해 차이가 존재함을 인정하기도 했다. 

T1의 조 마쉬 CEO는 해당 성명문이 공개된 후 자신의 공식 SNS를 통해 "T1은 해당 성명문에 참여하지 않았다"라고 직접 밝히기도 했다. 다른 일부 팀 관계자들 역시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라고 말하며 기자에게 "무슨 일이냐"라고 되묻기도 했다.

'분배금 인상' 요구에 대해서 LCK는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LCK 팀 연합체는 성명문을 통해 "지난 3년간 연평균 8억 원 수준의 분배금을 받았다"라며 "이는 타 메이저 지역 리그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3년간 팀들이 받은 분배금은 연평균 8억 원 후반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일부 관계자는 "팀들이 운영비로 많은 적자를 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팀들이 LCK에 지급하는 돈은 年 20억 원 수준"이라며 "이를 고려하면 분배금 8억 원은 적지 않은 규모"라고 말했다. LCK 팀들은 100억 원의 프랜차이즈 가입비를 5년간 분납한다. 다만 5년간 20억씩 균등하게 납부하는 구조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관계자는 "팀들은 5년 동안만 가입비를 지급한다는 것을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는 수익을 얻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LCK는 입장문을 통해 팀들의 가입비 납부를 연기하거나 납부 시기를 유동적으로 조정해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LCK에 따르면 이로 인해 현재 팀들의 가입비는 예정된 수준의 50%만 납부된 상태라고 한다. 

라이엇 게임즈 제공

또한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LCK는 2024 LCK 스프링 개막 이전에 이미 게임단과 분배금 인상을 위한 협의를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LCK는 올해부터 팀별 분배금을 상당한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입장을 게임단과 공유했다고 한다. 이 같은 내용은 LCK가 19일 내놓은 입장문에서도 확인된다. 해당 입장문에서 LCK는 순수익이 아닌 매출 자체를 균등 분배하고 최소 분배액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그 입장에서는 이미 '분배금 인상'을 약속한 상태에서 비슷한 요구 사항이 담긴 성명문이 발표된 셈이다.

연합체가 주장한 "더 이상 공동의 목소리를 낼 경우 징계가 따를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양측의 주장이 엇갈린다. LCK는 "이는 사실과 다르다"라며 "제재는 일부 팀이 10개 팀 전체를 대표한다고 주장했으나 실제로는 다른 일부 팀들이 그들의 대표권을 거절한 상황일 때 주어질 수 있다"라고 해명했다. 리그 측은 "일부가 허위로 대표성을 지닌다고 주장할 경우에는 사칭으로 간주해 징계할 수 있다고 안내한 바 있다"라고 설명했다.

LCK는 입장문에서 "공개적인 방식으로 파트너들과 비즈니스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 없다"라며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10개 팀 모두와 비공개로 대화를 이어가겠다"라고 밝혔다. LCK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2023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우승으로 대중적인 관심을 얻고 있다. LCK가 시즌 개막부터 불거진 갈등을 봉합하고 2024년을 '도약의 해'로 삼을 수 있을지에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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