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밀친 시민에 테이저건…정당한 공권력일까, 과잉 진압일까

경찰에 위해 가하는 '폭력적 공격'이라면 테이저건 사용 가능
반복되는 테이저건 논란…"시민 협조와 전문화 교육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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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남자 둘이 주먹질하며 싸운다"

지난 12일 밤 서울 강남경찰서에는 이같은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30대 남성 A씨를 폭행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B씨를 폭행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이후 A씨는 경찰의 과잉 진압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B씨가 자신의 지인에게 신체접촉을 한 뒤 위협을 가했는데 오히려 경찰이 이를 제지한 자신을 테이저건 6~7발로 진압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강남경찰서는 정당한 공권력 행사였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A씨의 진술 청취를 시도했지만 흥분한 A씨가 경찰을 밀치는 등 강하게 반응해 경고 후 2차례 테이저건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 테이저건, 언제 사용할 수 있을까

19일 경찰의 '물리력 행사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테이저건은 대상자(범인)의 위해 정도에 따라 사용 여부가 결정된다. 위해 정도는 △순응 △소극적 저항 △적극적 저항 △폭력적 공격 △치명적 공격으로 분류된다.

경찰은 대상자가 '폭력적 공격'을 행할 때 테이저건을 사용할 수 있다. '폭력적 공격'은 대상자가 경찰관이나 제3자에 신체적 위해를 가하는 상태를 뜻한다. 예를 들어, 주먹이나 발 등을 사용해 경찰관을 강하게 밀거나 잡아당기면 현장 경찰의 판단하에 테이저건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테이저건의 기본 원리는 전기 충격이다. 대개 테이저건 맞으면 중추신경에 충격이 가 약 5초가량 마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경찰은 후두부를 제외한 대상자의 신체 후면부를 조준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얼굴과 같은 급소를 최대한 피하기 위함이다.

◇ 반복된 테이저건 논란…왜?

가이드라인에도 불구하고 테이저건을 둘러싼 과잉 진압 논란은 종종 불거진다.

지난해 11월 용산구 이태원동에서는 외국인 남성이 경찰이 자신을 넘어뜨린 후 테이저건으로 기절시켰다며 과잉 진압 의혹을 제기했다. 경찰은 남성의 힘이 강해 테이저건을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온라인에서는 과잉 진압과 정당 진압이라는 의견이 맞붙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가이드라인대로 테이저건을 사용하더라도 현장의 당사자는 과도한 진압으로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국민들의 사생활 보호 의지도 높아지고 인권 의식과 권리 등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다"며 "경찰이 규정에 맞게 사용해도 현실과 규정 사이에 거리감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경찰 입장에서는 가해자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애로가 있다. 출동 현장에서는 당사자 모두가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칼부림 같은 경우 가해자 피해자 구도가 명확한데 주먹다짐 같은 폭력은 대개 쌍방폭행이기 때문에 경찰 입장에서 수사 전부터 가해자와 피해자를 나눌 수 없다"며 "피해를 입었더라도 경찰에 위해를 가하면 본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의 법 집행에 대한 시민의 협조와 전문화 교육 확대가 병행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곽 교수는 "새로운 사건이 발생하고 관행에 문제가 드러나면 조직이 신속하게 이를 전파해야 한다"며 "전문화 교육을 통해 현실에 맞게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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