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에 프로야구 뺏긴 네이버, 조회수·매출 저하 '이중고'

양진원 기자 2024. 1. 20.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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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 프로야구 콘텐츠 사용 허용 전망… 네이버 재판매 가능성 '희박'
지난해 10월1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사진=뉴스1
CJ ENM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이 한국프로야구(KBO) 리그 유·무선 중계권(뉴미디어 중계권)에 한 걸음 다가서면서 기존 사업자인 네이버가 난처하다. 야구 콘텐츠를 통해 확보해온 광고 수익과 조회수를 더 이상 보장받기 어려워진 까닭이다.
최근 시작한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에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티빙이 네이버에 프로야구 콘텐츠를 재판매할 수 있지만 거액을 베팅한 데다 유튜브 등에 2차 저작물을 허용하게 된다면 네이버의 무료 중계는 이어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CJ ENM, 프로야구 뉴미디어 중계권 확보 가시화… 네이버, 사업 전략 차질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사진=뉴스1
CJ ENM은 2024년부터 3년간 KBO 리그 뉴미디어 중계권 사업자 경쟁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돼 세부 협상을 진행 중이다. 네이버 컨소시엄(네이버·SK텔레콤·LG유플러스·아프리카TV)과 에이클라엔터테인먼트(스포티비 및 OTT 스포티비나우 운영사)를 제치고 얻어낸 결과다.

기존 사업자인 통신·포털 컨소시엄(당시 네이버·카카오·SK브로드밴드·KT·LG유플러스)이 자리를 지켜낼지 주목됐지만 티빙이 역대급 금액을 제시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전보다 2배가량 높아진 연 400억원대를 베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컨소시엄과 에이클라엔터테인먼트의 연 300억원대보다도 100억원 많다.

야구의 경우 월요일을 제외하면 매일 경기가 열리고 하루 5경기를 진행한다. 시즌도 4월부터 한국시리즈가 개최되는 11월까지 약 8개월 동안 이어지기 때문에 단기 이탈자도 적다.

네이버는 프로야구 경기와 관련 콘텐츠들을 자사 포털 네이버를 통해 게시, 트래픽 증가 효과를 누렸다.

네이버 컨소시엄은 2019년부터 5년 동안 약 3600경기를 생중계하고 누적 시청자 수 8억명, 하이라이트 주문형비디오(VOD) 조회수 70억회를 기록했다.

네이버만 놓고 보면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의 동시 접속자 평균은 전년과 비교해 12.6% 증가한 6.1만명이었으며 누적 재생은 평균 27.5% 증가한 약 61만회에 달했다. 지난해 11월10일 한국시리즈 3차전(LG트윈스 대 kt위즈)은 최고 동시 접속자 약 41만명, 누적 재생 약 291만회를 돌파하기도 했다.

스포츠 콘텐츠는 고정팬층도 두텁고 광고를 유치하기도 용이하다. 중계는 무료로 제공했지만 영상 중간에 광고를 붙였다. 스포츠 콘텐츠로부터 창출되는 광고 매출은 네이버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이러한 광고는 서치플랫폼으로 분류되는데 작년 3분기 연결 기준 서치플랫폼은 매출 8985억원을 냈다. 이는 3분기 전체 매출 2조4453억원의 약 37%를 차지한다.

하지만 티빙이 KBO와 논의 후 뉴미디어 중계권의 최종 사업자가 된다면 조회수와 광고 매출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치지직, 프로야구 콘텐츠 없이 운영될 위기… 티빙 재판매할 가능성 낮아


네이버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 이미지. /사진=네이버
새로 개시한 치지직은 프로야구 콘텐츠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인기가 떨어질 수 있다. 네이버 스포츠 라이브 중계를 치지직 스트리머가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치지직의 경쟁력이었기 때문이다.

사업권을 티빙으로부터 재구매하는 방법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게 중론이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신규 이용자 유입이나 월간활성이용자(MAU) 등 지표가 중요한 티빙이 무료 플랫폼들에게 중계권 재판매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네이버 컨소시엄이 300억원대를 제시한 것은 수익적인 부분을 고려해 이 같이 결정한 것인데 티빙은 이보다 100억원 높게 베팅한 만큼 이익을 내기 위해선 유료 서비스 티빙 가입을 유도해야 성과를 장담할 수 있다.

게다가 이번 입찰에 프로야구 하이라이트, 클립 등을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2차 창작물을 허용한다는 조건이 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야구팬을 유치하기 위해 이 같은 '플랫폼 확장성'이 중요했다는 후문이다.

티빙이 유튜브 등에 이를 제공한다면 네이버의 설 곳은 더욱 좁아진다. 이미 유튜브에서 영상이 유통되는 것만으로도 부담인데 네이버까지 합류한다면 수익 구조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온라인 중계는 2006년부터 18년 동안 무료였기에 '보편적 시청권'에 대한 국민 여론이 견고하지만 티빙은 최근 가입 등급에 따라 월 9500원에서 1만7000원을 내야 하는 유료 서비스인 만큼 매년 지출하는 400억원을 상쇄하기 위해 점진적 유료화가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다.

양진원 기자 newsmans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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