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막히자 치솟은 운송비…'적자 늪' 목전 해운사들 반색

금준혁 기자 2024. 1. 20.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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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 해운침체 '반전'…해운운임 SCFI 한달새 두배로
중국 춘절연휴 겹치며 물동량 급증…운임 따라갔던 항공, 이번엔 하락세
2023년 11월22일 예멘 후티 반군에 나포된 화물선 갤럭시 리더호가 팔레스타인과 예멘 국기를 달고 예멘 호데이다주의 한 항구에 정박한 모습. 2023.11.22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이 촉발한 중동발 글로벌 물류적체 현상으로 인해 해운 운임이 한달 새 두배 넘게 뛰었다. 특히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홍해 리스크가 장기화 양상을 띠며 코로나19로 물류특수를 누린 지난 2022년이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항공화물 운임은 예상과 달리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 대비 33.58포인트(p) 오른 2239.61p로 집계됐다.

SCFI는 지난주 309.38p가 한번에 오르며 2022년 9월 이후 65주 만에 2000선에 진입했다. 19일 기준 유럽노선은 1TEU(6m 컨테이너 1개)당 3030달러, 지중해가 4067달러, 중동이 1982달러로 한달만에 2배 가까이 늘었다.

현재 글로벌 물류는 코로나19 당시와 상황이 비슷하다. 유럽을 향하는 선박이 하마스를 지지하는 예멘의 후티 반군을 피해 수에즈 운하 대신 운항일수가 15일 늘어나는 남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며 선박 공급량이 부족해진 탓이다. 지난 2022년에도 코로나19 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되며 늘어난 온라인 거래의 물동량을 터미널이 감당하지 못해 화물이 적체되자 운임이 전반적으로 치솟은 바 있다.

원래대로라면 해운업계는 올해 초 기나긴 침체의 터널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클락슨리서치 등을 기준으로 올해 인도되는 신규 선박이 255만7000TEU인 반면 해체되는 선박은 68만3000TEU에 불과해 수급 불균형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운임이 강세를 띠면 신조 발주가 늘어 운임이 하락하고, 운임이 하락하면 폐선이 늘며 공급이 부족해지고 다시 운임이 오르며 신조를 발주하는 사이클을 반복한다. 올해는 호황기인 코로나19 기간 발주됐던 신규 선박들이 도입돼 운임이 하락하는 시기인 셈이다.

그러나 희망봉 우회로 인해 수요가 생기자 늘어난 공급을 감당할 수 있게 됐다. 한국해양진흥공사의 '홍해 운항 제한에 따른 컨테이너선 시장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희망봉 우회가 장기화되면 주 1회 운항을 유지하기 위해 노선별로 선박이 2~3척 추가 필요하고 이는 연간 150만TEU의 공급을 흡수하는 효과가 있다.

여기에 중국 춘절 연휴(2월10일~17일)를 앞두고 선적 물량이 집중되며 물류난이 가중됐다. 중국 연휴 기간 중국 기업이나 공장이 멈추며 전 세계적인 물동량이 줄기 때문에 화주는 미리 선박을 확보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운사들이 기본운임인상(GRI)이나 성수기할증료(PSS)를 빠르게 부과하며 단기 운임이 급등하게 됐다.

세계 6위 선사 대만 에버그린 출신의 정일환 영원NCS무역물류컨설팅 대표는 "홍해 사태로 해운업황이 코로나19 시절이던 2022년으로 돌아갔다"며 "중동전이 서남아시아까지 번진다면 수출입 기업에겐 불행이지만 해운업계에는 엄청난 일"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해운과 함께 호재가 예상됐던 항공화물은 하락세가 뚜렷하다. 월요일마다 발표되는 발틱항공화물운임지수(BAI)는 지난 15일 1861p를 기록해 지난해 12월11일 2591p 대비 28% 하락했다. 코로나19 기간 선박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화물의 납기를 지키기 위해 비싸더라도 항공화물을 이용하는 경우가 늘면서 운임이 덩달아 급등하는 동조 현상을 보인 바 있다.

최근의 탈동조화는 여객기 하부 화물칸을 의미하는 벨리카고의 공급 여부가 좌우한 것으로 해석된다. 코로나19 기간에는 여객기가 뜨지 않았기 때문에 항공화물 운송이 전용화물기로만 가능해 공급이 제한적이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은 항공화물의 성수기 운임이 적용됐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이 후티 반군에 대한 직접 공습에 이어 국제 테러리스트로 지정하는 등 중동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향후 글로벌 물류에 미칠 영향을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후티 반군에 대한 공격을 이어갈 방침을 재확인했다. 해진공은 보고서에서 "미영 연합군이 예멘 내 반군 주요 시설에 대한 공습을 시행하며 향후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rma1921k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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