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맞이 국내 숙박쿠폰 20만장…또 이틀 전에야 예약 가능

지난 추석에는 연휴 하루 전부터 쿠폰 사용
매번 반복되는 정책…실무진 고민 부족 지적도

지난 1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이날 정부는 설을 맞아 오는 2월을 '여행가는 달'로 추가 지정하고 국내 숙박 쿠폰 20만장을 배포하는 내용을 담은 설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했다. 2024.1.16/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세종=뉴스1) 손승환 기자 = 정부가 내수 활성화를 위해 명절마다 숙박쿠폰을 풀고 있지만 이번에도 연휴 기간이 임박해서야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매번 연휴가 시작되기 하루 이틀 전에 이르러서야 숙박쿠폰을 통한 예약이 가능하면서, 미리 여행을 계획하고 연휴 기간 쿠폰 사용을 기대했던 수요자들의 실망감이 반복되고 있다.

20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 달 7일부터 비수도권 지역에서 쓸 수 있는 숙박쿠폰 20만장을 순차 배포한다.

숙박쿠폰은 5만원 이상인 숙박시설 이용 시 온라인여행사 채널 등을 통해 3만원을 할인해 주는 쿠폰이다.

정부는 국내 관광을 활성화하고 내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명절마다 숙박쿠폰을 배포하고 있다.

지난 추석에는 30만장을 풀었으나 이번 설 민생안정대책에선 이보다 적은 20만장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특히 숙박 업체가 쿠폰 지급을 악용해 연휴 기간 바가지요금을 씌운다는 비판이 일자, 정부는 쿠폰 미정산 검토 등 추가 조치도 내놓겠단 방침이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해 9월27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경부고속도로 수원신갈IC 인근 고속도로에서 귀성 차량이 이동하고 있다. 2023.9.27/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문제는 숙박쿠폰을 사용할 수 있는 시점에 있다. 이번 설을 맞아 배포하는 숙박쿠폰은 연휴 시작(2월9일) 이틀 전인 2월7일에야 사용이 가능하다.

통상 여행객들이 일정 기간 여유를 두고 숙박시설을 예약하는 점을 고려하면, 설 연휴 기간 쿠폰 사용을 기대했던 이용자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

특히 명절마다 반복되는 정책인 탓에 고안 과정에서 실무자의 충분한 고민이 부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추석의 경우 연휴 하루 전에 이르러서야 숙박쿠폰을 쓸 수 있었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 12일이 지나서 숙박쿠폰 30만장이 소진되기는 했다.

임시공휴일이 급박하게 정해진 만큼 정책 시행을 위한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했단 게 당시 정부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넉 달 만에 똑같은 상황이 되풀이된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여러 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시행이 늦어진 측면이 있다"며 "다만 이번 숙박쿠폰 배포는 설 민생안정대책에 포함되긴 했지만 2~3월 국내 관광 활성화 차원의 정책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s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