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현대 N, 완전히 다른 언어로 일본 시장을 마주하다 - 현대차 박준우 상무(N브랜드매니지먼트실장)

서울경제 오토랩 김학수 기자 2024. 1. 2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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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브랜드의 전동화 퍼포먼스로 도쿄 오토 살롱 공략
아이오닉 5 N, NPX1 등 다양한 프로젝트로 시선 집중
자동차 마니아 중심의 현대차 및 N 가치 전달 시사
현대자동차 박준우 상무(N브랜드매니지먼트실장). 김학수 기자
[서울경제] 수 많은 마니아를 나은 일본의 자동차 관련 코믹스이자 애니메이션인 '이니셜 D'에는 몇몇 등장 인물들이 주유소를 들려 "하이 오크, 만땅!"을 외친다. 이를 번역한다면 "고급유, 가득!"인 셈이다. 생각해본다면 꽤나 건방진 어투다.

사실 평범한 차량, 그리고 일상을 사는 대중에게 '고급유의 효과'는 크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미세한 노킹마저도 민감한 이들, 그리고 고갯길에서 치열한 승부를 펼치려는 이니셜 D 속 등장 인물들에게는 '고급유'의 주유는 너무나 당연하고, 중요한 일이라는 것이다,

현대 N 모먼트(드라이버: 조선구). 김학수 기자
그러나 '2024년 도쿄 오토 살롱(Tokyo Auto Salon 2024)' 현장을 찾은 기자의 머리 속에 하이 오크, 만땅!'의 패러디 같은 "하이-볼테이지, 만땅!"이라는 표현을 떠올리게 하는 특별한 순간이 연이어 펼쳐졌다.

바로 현대차의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을 기반으로 한 NPX1의 공개, 그리고 야외 이벤트 공간을 미끄러지며 일본 자동차 문화 중심에 '전동화 퍼포먼스'의 매력을 과시한 현대 N 모먼트 퍼포먼스였다.

NPX1의 등장, 그리고 현대 N 모먼트를 마주할 때 "하이-볼테이지, 만땅!"이라는 표현을 떠올리게 한 주역, 현대자동차 박준우 상무(현대차 N브랜드매니지먼트실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2024 도쿄 오토 살롱에 참가해 NPX1를 공개한 현대자동차. 김학수 기자
Q 이번 도쿄 오토 살롱에서 아이오닉 5 N과 NPX1의 공개 배경이 궁금하다.

박준우 상무(이하 박): 개인적으로 어릴 적부터 도쿄 오토 살롱을 무척 자주 관람했고, 또 자동차 문화를 좋아하고 여러 차량을 소유해 흔히 말하는 '이니셜 D 키드'라 해도 무방한 사람이다.

그 당시 도쿄 오토 살롱 현장에는 현대차는 존재하지 않았고, 시간이 흐른 후에는 일본 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하게 됐다. 그러나 최근 전기차, 특히 아이오닉 5를 앞세워 재진출 중에 있다.

N 브랜드를 담당하는 입장에서 이를 기회라 생각했다. 또 아이오닉 5가 아닌 퍼포먼스 모델인 아이오닉 5 N, 그리고 '새로운 존재'를 제시한다면 일본의 자동차 마니아들과 소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미 아이오닉 5 N이 글로벌 런칭을 한 만큼 아이오닉 5 N 말고도 행사에 걸맞은 새로운 변주가 필요하다 생각했고, N 퍼포먼스 파츠와의 연계성을 기반으로 한 NPX1을 개발, 공개하게 됐다.

박준우 상무가 현대 N 모먼트를 바라보며 많은 감정에 휩싸였다. 김학수 기자
Q 야외 이벤트로 진행된 현대 N 모먼트에 대한 소감도 궁금하다.

박: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그리고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무척 뜻 깊은 순간인 것 같다. 그리고 조금 더 솔직히 말하자면 N 모먼트를 보며,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관람객들을 보며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어릴 적 일본의 자동차, 자동차 문화를 좋아하고 마냥 부러워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우리의 차량으로 도쿄 오토 살롱 중심에서 진행된 N 모먼트로 '새로운 것을 선사했다'는 점이 특별하게 느껴진다.

이번 행사가 일본의 현대차는 물론 우리 모두에게 ‘자신감’과 ‘열정’을 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일본의 유명 레이서, 타니구치 노부테루가 아이오닉 5 N으로 드리프트를 펼치고 있다. 김학수 기자
Q 그러나 일본 자동차 시장은 여전히 내연기관을 중심으로 한 자동차 문화가 비중이 큰 것이 사실이다. 현대 입장에서는 새로운 타개책이 필요해 보인다.

박: 전동화 기조가 전세계적인 트렌드이며, 일부 브랜드들이 고성능 전기차를 선보이고 있지만 확실히 일본이 전세계에서 가장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내연기관' 중심의 문화가 강세인 국가인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현대차 자체가 일본 소비자들에게 완전히 낯선 브랜드,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인지도 자체가 없다'고 해도 무방한 상황이다. 그러나 아이오닉 5를 경험한 이들은 모두 만족하며 좋은 평가를 하고 있다.

특히 일본 내 카 오브 더 이어의 수입차 부분에 아이오닉 5가 선정이 되기도 했다. 그만큼 우리는 '현대의 최신 기술, 차량들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그리고 이는 N 역시 유효하다.

강렬한 퍼포먼스를 자랑한 아이오닉 5 N 드리프트 사양(드라이버: 조선구). 김학수 기자
아이오닉 5 N의 공개를 앞두고 지난해 11월, WRC 일본 대회의 마케팅 프로그램이나 드리프트 킹 츠치야 케이치 및 드리프트와 슈퍼 GT 무대를 오가는 타니구치 노부테루 등 여러 선수과 협력, 소통하고 있다.

대부분의 일본 선수, 관계자들은 처음에는 '시큰둥'한 모습이었지만 타고 난 후에는 너무나 만족해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느끼게 했다. 특히 전기차지만 '내연기관 만큼 재미있는 감성 요소'가 호평을 받았다.

현대자동차 NPX1. 김학수 기자
Q 일본은 상대적으로 '작은 차량'의 비중이 크다.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5 N의 체격에 대한 일본 평단의 반응은 어떤가?

박: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5 N이 분명 일본의 다른 차량보다 크고 높지만 일본의 평단, 전문가들은 그 부분을 지적하지 않았다. 되려 센세이셔널한 차량이라는 평가를 전했다.

체험 전 우리가 "이 차량은 전기차임에도 불구하고 배기 사운드가 있고, 변속 기능이 있다"고 말하면 '반신반의'하며 주행을 시작하고, 주행을 마친 후에는 해당 기능에 놀라워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이다.

N 브랜드에 대해 발표하는 박준우 상무. 김학수 기자
Q 자동차 마니아를 중심으로 N과 현대를 알리겠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박: 맞다. 우리는 자동차 마니아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자동차 문화를 향유하는 공간을 찾아 우리의 차량, 그리고 N에 담겨 있는 특별함과 즐거움에 대한 이야기를 보다 직설적으로 전달하고자 한다.

다이코쿠 PA, 여러 지역에서 펼쳐지는 카밋(Car Meet), 군사이 고갯길 등 자동차 마니아들이 즐기는 공간과 이벤트를 찾아가 우리의 기술력, 그리고 그 기술로 만들어진 차량을 느끼게 하고자 한다.

또 이러한 활동은 비단 일본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일본의 행사가 끝난 후 곧바로 인도네시아 출장이 있다. 유럽과 호주 등에서도 우리가 참여할 수 있는 공간, 시간을 발굴하고 마주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 NPX1. 김학수 기자
Q 도쿄 오토 살롱의 시작과 함께 모리조(토요타 아키오 회장)이 엔진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

박: 미래 자동차 시장에 대한 견해는 '틀린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토요타가 추구하는 방식과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은 서로 다른 것이지, 옳고 그름의 영역은 아니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우리가 모리조를 설득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시대가 달라지고 있고 내연기관 외에도 수소와 전기 등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확장이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N처럼 전기차로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다.

(혹시 모리조가 요청한다면 아이오닉 5 N의 키를 건넬 생각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당연하다. 우리가 모리조를 억지로 아이오닉 5 N에 태울 생각은 없지만 그가 원한다면 언제든 키를 건넬 것이다.

강렬한 퍼포먼스를 자랑한 아이오닉 5 N 드리프트 사양(드라이버: 조선구). 김학수 기자
Q 일본은 '브랜드의 경쟁'에 관심이 크고, 그로 인해 수 많은 브랜드들이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대격돌하고 있다. 모터스포츠 활동에 대한 계획이나 견해가 궁금하다.

박: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많은 가능성'이 존재하고,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지속적인 검토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다만 현재는 일본 내에서의 신차인 아이오닉 5 N를 일본의 미디어 관계자들에게 알리고, 체험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활동이 어느 정도 진행이 된 후에는 '재미있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오늘 인터뷰에는 여기까지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해주시길 바란다.

서울경제 오토랩 김학수 기자 autolab@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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