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우→네일→양현종→이의리→윤영철→KIA 2024년 선발진 리그 최강 가능? ‘4.38의 악몽’은 없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악몽의 4.38을 지워라.
KIA 타이거즈가 우여곡절 끝에 선발진을 완성했다. 10개 구단 중 외국인투수 영입이 가장 늦은 반면 2024시즌 1~5선발을 가장 먼저 확정한 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토종 선발 3인방이 KIA처럼 선명한 팀은 리그에 거의 없다.
KIA는 크로우와 네일 영입에 심혈을 기울였다. 근래 외국인투수 영입에 번번이 실패했다. 심재학 단장은 오프시즌에 들어서면서 외국인선수 전담 스카우트팀을 꾸려 자신의 직속에 뒀다. “외국인 스카우트 팀이 고생 많이 했다”라고 할 정도였다.
특히 부상경력을 꼼꼼하게 따졌다. 공교롭게도 크로우와 함께 짝을 지으려던 선수가 메디컬테스트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때문에 네일 영입에 시간이 좀 더 걸렸다. 반면 크로우는 작년 어깨 이슈가 있었으나 메디컬테스트에서 통과했다. KIA는 크로우의 부상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있다.
크로우는 기본적으로 구위형 우완이다. 150km대 초반의 패스트볼에 슬라이더, 체인지업, 스위퍼를 섞는다. 아무래도 스위퍼에 눈길이 쏠린다.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크로우는 작년 메이저리그에서 뛴 5경기서 스위퍼 피안타율이 0.167에 불과했다. 여전히 KBO리그 타자들이 스위퍼에 고전하는 걸 감안하면 간과할 수 없는 수치다. 반대로 크로우의 부상이 재발하면 KIA로선 낭패를 맛볼 수 있다.
네일은 불펜에서 최고 153km을 찍었는데, 최근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경력 대부분 불펜이다. 마지막 선발 경력은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마이너리그 시절이던 2019년. 오랜만에 풀타임 선발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 몸이 잘 적응할지 지켜봐야 한다.
제구력에 강점이 있다. 지난 2년간 마이너리그에서 합계 132⅓이닝 동안 42개의 볼넷만을 내줬다. 이 기간 탈삼진은 130개였다. 투심과 커브를 즐기는데 체인지업과 커터도 섞는다. KBO리그에 적응만 하면 까다로운 유형의 투수가 될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양현종, 이의리, 윤영철은 장, 단점이 확실하고, 검증이 된 투수들이다. 양현종은 작년 후반기의 상승세를 이어가야 한다. 이의리와 윤영철도 구위와 제구라는 장점을 극대화하고 제구 기복과 스피드도 나름의 방식으로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
KIA는 2023시즌 외국인투수 농사에 실패했다. 리그 최상급 토종 선발진을 보유했으나 선발 평균자책점 4.38로 9위에 그쳤다. 그리고 선발투수들이 소화한 이닝이 738이닝에 불과했다. 리그 7위였다. 선발투수들이 빨리 강판되고, 불펜이 시즌을 거듭할수록 부하가 커졌다. 김종국 감독의 마운드 운영에 어려움이 많았다.
KIA는 타선과 불펜이 리그 최고 수준이다. 둘 다 LG 트윈스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 결국 상위권 도약의 열쇠는 선발진이 쥐고 있다. 외국인투수들이 올 시즌에는 동시에 자리잡고 토종 선발진을 리드해줘야 하고, 토종 3인방도 꾸준함을 이어가야 한다. KIA 선발진이 2024시즌 최강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주사위는 던져졌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