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테크족이 재미본 '상테크' 직접 해보니…"손해봤다" 실패 이유는?

김남이 기자 2024. 1. 20.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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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만 아는 금융꿀팁]상품·서비스
[편집자주] 금융, 이것만 읽으면 쉽습니다. 쉽게 설명해주고 도움되는 정책과 상품, 서비스를 소개합니다. 보이스피싱 등 범죄로부터 내 돈을 지키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발급 및 포인트 환급 화면 /사진캡쳐=김남이 기자
'상테크'(상품권+재테크). 온라인으로 상품권을 구매하고, 간편결제서비스 등을 활용해 현금으로 환급받는 과정에서 차익을 남기는 방식입니다. 상품권 할인율과 카드포인트 적립률, 전환 수수료 등의 차이를 이용합니다. 짠테크족에게 인기를 끌었던 신용카드 활용 방식입니다.

최근 대부분의 카드가 상품권 구매는 포인트 적립 대상에서 빼 상테크가 쉽지 않지만 올해 초 BC카드의 Goat카드가 상품권 구매도 포인트 적립이 가능한 카드로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전월 사용실적과 상관없이 최대 100만원까지 1.5%(100만원 초과액은 1%)를 적립해준다는 게 Goat카드의 강점입니다.

Goat카드는 BC카드 홈페이지에 카드 소개가 올라오기도 전에 신청이 몰릴 정도로 입소문을 탔습니다. 준비한 카드 플레이트가 부족할 정도로 발급 신청이 쇄도해 한동안 '심사와 발급이 지연될 수 있다'는 안내문이 뜰 정도였습니다.

터치 몇 번으로 돈을 모을 수 있다는 상테크, 실제 얼마나 벌 수 있을까요. 직접 Goat카드를 한번 써봤습니다.
섣부른 상테크 도전, 높은 전환 수수료로 결국 손해
현금화 가능한 포인트로 전환할 때는 8%의 사용수수료가 붙는다. 오른쪽사진은 카드 적립포인트와 이를 계좌로 송금한 화면 /사진캡쳐=김남이 기자
상테크는 크게 4단계로 나눠집니다. 온라인 상품권 구매→상품권의 온라인 포인트화→현금화 가능 포인트로 전환→계좌 환급 순입니다. 카드포인트(1.5%)는 온라인 상품권 구매 단계에서 적립됩니다. 카드포인트 역시 바로 현금으로 계좌 입금이 가능합니다.

우선 온라인 쇼핑몰에서 모바일상품권 5만원권을 약 6.5% 할인된 4만6740원에 구매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카드포인트가 701원(1.5%) 쌓였습니다. 이어 구매한 상품권을 온라인에서 쓸 수 있는 캐시(5만원)로 전환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모바일상품권 이용 방법입니다. 하지만 바로 현금화를 할 수는 없습니다. 일반적인 상품권 환불은 총사용금액의 60% 이상을 사용해야 가능합니다.

그래서 현금으로 환급할 수 있는 포인트로 다시 전환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주로 간편결제서비스인 페이코를 이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8%의 수수료가 발생합니다. 5만원 온라인 상품권을 현금화 가능한 포인트로 4만6000원을 적립합니다. 은행 계좌로 환급받으려면 포인트 사용이 필요해 100원을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전환했을 했습니다. 이제 남은 포인트 4만5900원을 계좌로 보내면 됩니다. 구매부터 환급까지 10분이면 충분합니다.

그럼 전 이득일까요. 제가 상품권 구매에 쓴 돈은 4만6740원, 계좌에 입금된 돈은 4만5900원입니다. 적립된 네이버페이 포인트와 카드포인트 더해도 4만6701원입니다. 40원가량 손해입니다. 카드 사용액을 현금화했다는 것 외에는 의미가 없습니다.
'월 9300원' 상테크, 성공방정식은?
상테크,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요. 상테크를 하기 위해서는 상품권 할인율과 현금화 수수료, 포인트 적립률을 잘 계산해야 합니다. 5만원의 상품권을 6.5%의 할인 금액으로 구매하고, 1.5%의 포인트가 쌓였지만 현금화 과정에서 수수료율 8%가 발생했습니다. 처음부터 이익이 날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죠.

결국 상테크로 이익을 남기기 위해서는 상품권을 최소 6.5%가 넘는 할인율로 구매해야 합니다. 상품권의 할인율은 판매사와 판매 시기마다 다른데 온라인에서는 5만원 상품권을 4만6250원(할인율 7.5%)에 구매했다는 글이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5만원권 상품권 구매와 환급 과정에서 1장당 250원의 손실이 발생하지만 카드포인트가 694원이 쌓입니다. 실질적으로는 444원 이득을 보는 셈입니다. 1.5%의 포인트가 쌓이는 100만원어치를 모두 상테크(5만원권 21장)에 쓴다면 한 달에 약 9320원이 남습니다. 연회비(1만2000원)를 감안하면 실제 남는 금액은 더 적습니다.

다른 카드를 이용하면 상테크로 남길 수 있는 금액이 커질 수 있지만 구매와 환급 한도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무실적 적립카드로 상테크 과정에 위법성 이슈는 없는 듯하다"고 말합니다. 다만 최근 상품권 할인율도 낮고 전환 수수료가 높아 이익이 남기 힘든 구조라고 설명합니다.

상품권은 현금화를 목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상테크는 사실 할인율과 수수료의 빈틈을 파고든 방식입니다. 카드를 필요한 곳에 쓰고, 1.5%의 포인트를 적립하는 게 올바른 카드 사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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