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마존·구글이 8조 투자한 오픈AI 대항마 ‘앤트로픽’… 재러드 카플란 CSO “올해는 AI 기술 잠재력 실현하는 시기”
신규 투자 유치 성공하면 기업가치 24조 달할 듯
”앤트로픽의 핵심 목표는 AI 안전”
대규모언어모델 ‘클로드2’ 개발… 요약, 답변 등 챗GPT보다 뛰어나
”사회 전체에 혜택 주는 게 장기 목표”
“인공지능(AI)이 10년 내 지적 업무 영역에서 인간 이상의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봅니다. AI가 산업·과학혁명에 필적하는 영향력을 미치겠지만, 그 과정이 원활할지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않습니다. AI의 순탄한 발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앤트로픽을 설립했습니다. 강력한 AI 모델이 사회 전체에 혜택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게 앤트로픽의 장기 목표입니다.”
작년 말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해고 사태 당시 주목받은 회사가 있다. 오픈AI의 유력 경쟁사로 꼽히는 미국 생성형 AI 스타트업 ‘앤트로픽(Anthropic)’이다. 오픈AI 이사회는 올트먼을 해고시킨 이후 인수·합병(M&A) 논의를 위해 앤트로픽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앤트로픽은 오픈AI ‘GPT-3′ 개발자 출신인 재러드 카플란 최고전략책임자(CSO) 외에 오픈AI 연구부문 부사장 출신 다리오 아모데이, 안전 및 정책 담당 부사장 출신 다니엘라 아모데이 등이 의기투합해 2021년 설립했다. 오픈AI가 너무 상업적으로 변했다는 우려를 가진 직원들이 안전한 AI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것이다. 재러드 카플란 CSO는 지난 17일 조선비즈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앤트로픽의 핵심 목표는 AI 안전”이라고 했다.
앤트로픽은 창업 이후 70억달러(9조222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오픈AI의 주요 투자자가 마이크로소프트(MS)라면 앤트로픽의 주요 투자자로는 아마존(40억달러·5조2700억원)과 구글(20억달러·2조6350억원)이 있다. 앤트로픽은 자체 LLM(초거대언어모델) 클로드2를 개발해 챗GPT와 경쟁하고 있다. 클로드2는 요약과 답변 정확도 등에서 챗GPT보다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앤트로픽은 자사 AI 모델을 아마존과 구글 클라우드 서버에서 훈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구글 클라우드를 통해 고객들에게 클로드를 판매하고 있다.
앤트로픽은 현재 7억5000만달러(9881억원)에 달하는 신규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인데, 투자가 성사될 경우 회사의 기업가치가 184억달러(24조242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오픈AI 기업가치의 5분의 1 수준이다. 미국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내부 사정에 정통한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앤트로픽이 올해 8억5000만달러(1조1199억원) 수준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앤트로픽 직원 수는 약 300명이며 미국 샌프란시스코, 뉴욕과 영국 런던에 근무하고 있다. 미국 시애틀에도 사무실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은 카플란 CSO와의 일문일답.
◇ “기업들 생성형 AI 업무에 접목하며 효율성 높일 것”
─2023년은 생성형 AI ‘챗GPT’가 큰 화제였다. 2024년에는 업계 화두가 어떻게 바뀔까.
“지난해는 AI의 잠재력에 대한 대중의 상상력이 확장된 해였다. 다양한 회사가 대화형 생성형 AI 기술을 공개했다. 앤트로픽 역시 인류에게 도움이 되면서도 안전하고 정직한 생성형 AI 개발에 주력해 ‘클로드(Claude)’를 출시했다. 각국 정부도 AI 개발에 있어 혁신과 안전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나가는 데 관심을 뒀다. 올해는 AI의 실질적인 발전과 영향력이 확대되며 한마디로 기술의 잠재력을 실현하는 해가 될 것이다. 특히 올해는 기업들이 업무에 생성형 AI를 접목하면서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인사이트를 확보하며 기술이 보다 성숙한 단계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AI가 인간 수준의 인공일반지능(AGI) 수준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우려도 크다. AI 발전을 환영해야 할까, 두려워해야 할까.
“AI 모델이 더 많은 능력을 갖추게 되면 경제적, 사회적으로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지만 동시에 더 심각한 위험도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몇 년간 앤트로픽이 AI 개발에 있어 주요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잠재적 위험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이유다. 앤트로픽은 클로드를 개발하는 데 있어서도 ‘책임 있는 확장정책(Responsible Scaling Policy)’을 바탕으로 했다. 클로드를 시장에 출시하기까지 2년이 넘는 기간 모델 개발과 함께 안전성 연구에도 많은 투자를 해왔다. 책임 있는 확장정책은 AI 모델이 직접적으로 대규모 파괴를 일으킬 수 있는 상황, 또는 재난적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설계한 프레임워크다. 잘못된 정보, 편견 등의 피해를 완화하고, 사회적 영향을 연구해 인간의 가치에 부합하는 AI 기술을 개발하고자 한다.”
─환각은 언제쯤 근본적으로 해결될까.
“앤트로픽 역시 환각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환각을 제한하면서도 여전히 유용한 모델을 만드는 것이 과제다. 클로드 2.1은 이전 클로드 2.0 모델에 비해 허위 진술이 2배 감소하는 등 정직성이 크게 향상됐다. 낮아진 오류 덕분에 기업들은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는 고성능 AI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고, 더 큰 신뢰와 안정성을 바탕으로 운영 전반에 AI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 “LG와 네이버 인상적… SK텔레콤 외 韓 기업과 대화 환영”
─SK텔레콤이 앤트로픽에 1000억원을 투자했다. 앞으로 협력 방안은.
“‘글로벌 통신사 AI 얼라이언스’가 구축 중인 ‘텔레콤 AI 플랫폼’에 앤트로픽의 LLM 모델인 클로드의 맞춤형 버전을 제공하며 협력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의 경험과 앤트로픽의 파인튜닝(미세조정) 기술을 통해 고객 서비스, 마케팅, 영업 등 통신사 애플리케이션에 최적화된 모델을 만들고자 한다.”
─생성형 AI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입지는. 주목하는 한국 기업이 있다면.
“한국에서는 LG와 네이버 같은 기업이 현지 시장에 집중해 인상적인 생성형 AI 역량을 선보이고 있다. AI 연구 측면에서도 한국 연구자들이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앤트로픽은 이러한 진전을 존경하며 상호이익이 되는 협력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SK텔레콤이 투자한 것과 별개로 (다른) 한국 (기업과) 모든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AI를 확장한다는 사명에 부합하는 추가적인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을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한국은 AI 생태계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책임감 있게 차세대 AI를 함께 발전시킬 수 있는 허브(환경)가 자연스럽게 마련됐다. 한국 기업이 혁신과 윤리가 공존하는 생성형 AI의 유용한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앤트로픽과 비전을 함께할 한국 기업(조직)과의 열린 대화를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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