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여의도 789] ‘험지 출마’ 전지현 전 행정관 “이름값 하는 신세대 여전사 되겠다”

김문관 기자 2024. 1. 2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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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여성 변호사 겸 정치평론가
尹 인재 풀 경제사회연구원 출신
김황식 전 총리 인연으로 정치 입문 후 대통령실 근무
野 4선 윤호중 있는 구리시에 출사표
“文은 집권을 위한 정치, 尹은 정책을 위한 정치”
“민심 무서움 잘 알아... 난 민주당 꺾을 확실한 인재”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지을 제22대 총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21대 국회는 민생을 외면한 거대 양당의 극한 대립으로 국민의 정치에 대한 피로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조선비즈는 4월 총선에 도전장을 내민 여야 정치 신인들이 말하는 한국 정치의 문제점과 새로운 정치의 모습을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신세대 여전사요? 좋아하는 별명입니다. 정치인은 기본적으로 강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이 달라지고 구리시가 달라지려면 ‘한다면 해야’하는 상황입니다. 민심의 무서움을 알고 진실만을 말하는 정치인이 되겠습니다.”

지난해 말 구리시에 출사표를 던진 전지현(46) 전 대통령실 대외협력비서관실 행정관은 지난 16일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에서 조선비즈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전 전 행정관은 더불어민주당 4선 윤호중 의원이 버티고 있는 구리시 출마를 선언했다. 일각에서 대통령실 출신들이 험지를 기피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이룬 결정이다.

경기도 광명 태생으로 연세대 법대를 졸업한 전 전 행정관은 변호사이자 정치평론가다. 윤석열 정부 인재 풀의 한 축이었던 경제사회연구원에서 일하며 정치를 하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그는 다수 방송 패널 출연에서 톡톡 튀는 발언을 하면서 ‘신세대 여전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평소에도 직설화법을 구사하고 돌파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 전 행정관은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집권을 위한 정치를 한 반면, 윤석열 대통령은 정책을 위한 수단으로 정치를 한다”고 비교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윤 대통령의 인사와 소통 방식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를 보면서 민심의 무서움을 깨달았다. 나는 국민의 소리를 경청하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울 확실한 인재“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통령실 행정관 출신인 전지현 변호사가 지난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문관 기자

ㅡ변호사가 왜 정치를 하게 됐나.

“10년 전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서울시장 경선을 도우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당시 지인 부탁으로 캠프 부대변인을 했다. 이어 경제사회연구원에서 활동하면서 정치가 중요하고, 이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굳혔다. 이런 경력은 이후 방송 패널 등 정치평론가로 연결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세월호 사태, 그리고 탄핵을 보면서 권력의 생리와 민심의 무서움을 깊이 깨달았다. 두려우면서도 나도 이 판에 들어가 세상을 바꾸고 싶다고 결심했다.”

ㅡ민심의 무서움을 말했다.

“선거에서 말 한마디, 후보 본인의 말은 물론 캠프 구성원 누군가의 말실수가 전체 판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직접 겪었다. 마지막까지 살얼음판을 걷는 게 선거다. 특히 캠프와 언론의 관계, 즉 공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아무리 정책을 잘해놔도 한 방에 무너지더라. 민심을 움직이는 언론은 대단히 예민한 기관이다. 개인적으로 친한 언론인이 많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타이밍, 강약 조절부터 끝까지 서로 ‘윈윈’하는 방안을 찾는 게 관건이다. 이런 측면에서 대통령실 대외협력비서관실에서 김용진 비서관과 일한 건 행운이었다.”

ㅡ본인이 직접 뛰는 선거는 처음인데.

“어릴 적 반장 선거 후 처음이다(웃음). 이번이 ‘딱 불판을 갈 때’라고 생각했다. 우리 사회에서 김영삼(YS), 김대중(DJ) 정부 이후로 유일하게 퇴보한 게 정치라고 본다. 군사 독재 시대가 끝나고 민주화가 됐으면 운동권 586세대의 임무는 끝난 거다. 국민은 그다음을 기대하는 데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군사독재 타도 말고는 없다. 이제는 앞으로 가야 할 때다. 일부 정치인은 의원 배지를 신분으로 여기는 것으로 본다. 정치의 목적이 국민 행복이 아니라 재선, 3선이 되는 것이다. 이래서는 곤란하다. 국민이 기대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

ㅡ원래 직설적인 성격인가.

“말을 돌려서 하지 못한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폐부를 찌르지만 돌려서 말하는 기술이 있다. 그런데 아직 난 안 되더라. 그러다 보니 적도 생긴다. 그럼에도 제일 중요한 것은 진실이라고 생각한다. 당당하게 팩트만 얘기하며 살아왔다고 자부한다.”

ㅡ대통령실에는 어떤 인연으로 왔나.

“경제사회연구원에서 일한 경험이 내 인생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곳에서 경제사회티브이 유튜브 채널 진행을 하고 청년층을 이끄는 역할을 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 진중권 교수 등 저명한 인사들을 접하면서 사회를 보는 안목과 인식, 지평을 넓혔다. 각종 세미나를 통해 법만 알던 시야도 넓혔다. 이후 경제사회연구원이 윤석열 캠프의 인재풀 성격이 돼 자연스럽게 합류했다.”

ㅡ신세대 여전사라는 별명이 있다.

“좋아하는 별명이다. 방송에서 말을 강하게 해서 그렇다. 워낙 직설적이기도 하다. 선거는 기본적으로 쟁취하고 이기는 것 아닌가. 밀어붙이는 패기와 신념이 있어야 국민을 위해 불의와 싸울 수 있다. 천안갑에 출마한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을 좋아한다. 경제사회연구원에 함께 있었다. 그가 지난 대선 시절 추운 겨울 작은 사무실에서 난로 하나에 의지해 밤을 새우며 연구하는 모습을 봤다. 확실한 자기중심과 성실함이 있었다. 주위에 휘둘리지 않고 ‘전지현의 방식’대로 선거를 치르라는 조언을 줬다. 선거는 결과만큼 과정의 아름다움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ㅡ애초 서울 출마 얘기가 있었다. 험지로 나간 이유는.

“연세대 출신이다 보니 서울 서대문 출마 얘기가 있었다. 그런데 586세대들이 주도하는 정치 구도에 정면 대결하자고 생각하게 됐다. 그게 내 스타일이다. 구리시 현역은 586세대의 대표주자인 4선 윤호중 민주당 의원이다.

나는 그와 가장 대척점에 있는 후보다. 구리에서 한 번도 당선된 적 없는 여성 정치인이며 가장 젊다. 다른 국민의힘 예비후보들과도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구리시는 인구가 20만 명이 채 되지 않는 작은 도시다. 과거에는 구리시가 남양주시나 하남시보다 잘 살다가 역전됐다.

그러다 보니 시민들은 새로운 인물이 구리시를 위해 열심히 일해주기를 원한다. 과거 정치인들은 지역 조직력을 이용해 당선되는 데만 집중하고, 이후에는 시민과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풀뿌리 조직을 잘 관리해서 선거에만 목을 메는 식이다. 이래선 곤란하다. 구리시의 민심은 세대교체, 그리고 지역 발전을 위한 인물 선출에 있다고 믿는다.”

ㅡ구리시 특징을 더 설명해달라.

“정치가 발전을 막아왔다고 본다. 면적이 작고 인구밀도가 높은 구도심의 특성상 시민들간 이해관계가 많이 얽혀있다. 그러다 보니 누군가는 이러한 이해관계를 선거에 이용하는 악순환이 있었다. 또 인구 유출이 많다. 남양주랑 하남에 비교하면 제대로 된 마트도 하나 없다. 서울과 남양주 사이에 끼어서 구리는 점점 퇴보하고 젊은 사람들은 옆 도시로 나간다. 시민들이 이제는 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ㅡ자평하는 본인의 경쟁력과 미흡한 점은.

“젊다. 정치적인 이해관계에서 자유롭다. 그리고 정직하다. 나는 거짓말을 못 한다. 그리고 꽂히면 이뤄낸다. 운동권도 아니고 조직에 몸을 담아보지 않았다. 대통령실 근무 경험으로 중앙 네트워크 일을 해본 경험이 있다는 건 장점이다. 지역 이슈인 구리시 서울 편입이나 토평2지구 개발 등에서 강점이 있다.

미흡한 부분은 옳지 않은 상황에서 좋게 좋게 넘어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기성세대가 정무 감각이라고 하는 부분이 부족하다. 포커페이스도 못 한다. 예를 들어 민주당이 검찰 독재를 얘기하거나 개딸(이재명 민주당 대표 강성 지지자)들이 비명계 의원들 공격하는 상황에서 당 지도부가 제대로 못 하면 못한다고 해야 한다. 나라면 에둘러서 넘어가지 않는다. 배지 한 번 더 달려고 모른척하는 거다.”

ㅡ21대 국회는 민생을 도외시해 논란이었다. 왜 그런가.

“시작부터 정상적인 국회가 아니었다. 박근혜 탄핵 당시 보수층이 갈피를 못 잡았다. 보수도 민생보다 이념에 경도됐다. 그러다 보니 진짜 실력 있는 분들, 보수의 인재라 할 수 있는 분들이 이탈했다. 그런 상황에서 미래통합당이란 이름으로 남아있는 세력을 여기저기서 모아서 선거에 임했다. 공천 과정에서 잡음도 있었다. 여기에 집권당인 민주당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난지원금이라도 주는데 보수는 민생을 위해 뭘 하겠다는 얘기가 전혀 없었다. 그래서 수도권이 전멸했다.

반면 당시 180석 민주당은 일사불란하게 검찰하고 싸우는 데 전념했다. 대선 정국이 되면서 민생보다는 정권 뺏기지 않으려고 검찰하고 싸우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 관련 사태를 덮는 데 급급했다. 자신들이 임명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계속 공격하면서, 윤 총장이 대통령이 되도록 만들었고, 윤 정부가 출범하니 발목잡기를 하다가 여기까지 왔다. 당연히 민생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구리시 인창동에 설치된 국민의힘 전지현 예비후보의 선거 벽보. '이름값을 하겠다'고 적혀있다. /전지현 캠프 제공

ㅡ어떻게 해야 바뀌나.

“엔진을 바꾸고 생각을 바꾸고 다른 선택을 해야 한다. 기존에 우리를 속여온 담론들을 버려야 한다. 지금 세상은 신냉전과 탈세계화의 블록화, 경제안보, 공급망 다변화 같은 이슈를 공동의 과제로 안고 있다. 과거 탈냉전시대 세계화의 부작용으로 어려워진 사람들의 심리를 파고들어 ‘더불어 같이 살자’고 하더니 결국 부동산 정책부터 재정 정책까지 파탄 내 국민을 어렵게 한 사람들이 권력을 가져서야 되겠나.

세상은 빠르게 바뀌는데 정치만 그대로다. 새로운 시대에 적응할 수 있는 사람, 서민을 위해 정직한 복지를 할 사람들이 22대 국회에 다수 입성해야 한다. 나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진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할 것이다. 신인은 이해관계가 없어서 사고가 자유롭다.”

ㅡ문재인 전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의 차이점은.

“문재인 정부는 운동권 장기 집권이라는 정치적 목표를 가지고 검찰개혁을 밀어붙였다. 경제 실정을 가리기 위해 국가 재정은 뒤로 한 채 지원금을 남발하고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했다. 집권을 위한 정치를 한 것이다.

반면 윤석열 정부는 대한민국의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고 정책을 만드는 데 필요한 정치를 한다. 목표는 자유민주주의, 자유시장경제, 건전재정, 한미일 외교 공조 등이다. 이런 정책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 정치라고 보는 것이다.”

ㅡ윤 대통령 지지율이 낮다. 왜 그런가.

“가장 큰 리스크는 인사다. 검찰식의 인사에 익숙해서 일의 능력을 우선으로 보는 게 문제다. 정치는 수학이 아니다. 때로는 부족한듯해도 상대를 끌어안는 아량이 필요하다. 그런 부분에서 국민을 설득하지 못한 것으로 본다.

윤 대통령만큼 민생을 챙기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방향은 맞는데 결론을 정해놓고 알리는 식이 아니라 설득하고 조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바로 정무 감각이다. 다음은 국민을 설득하는 과정의 문제점이 있다. 외교적 성과 같은 건 국민이 체감하기 어렵다. 실제 국민이 원하는 인사, 서민 지갑으로 직결될 수 있는 정책 위주 홍보가 강화돼야 한다.”

ㅡ이런 정치인이 되겠다는 청사진은.

“586 기득권과 반대로 가고 싶다. 그들은 독재냐 민주냐의 이분법이다. 세계관이 굳어져 바뀌지 않는다. 나 같은 젊은 세대는 글로벌한 교육을 받았고 이념서 자유롭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정치인이 돼 국민을 신명 나게 하고 싶다. 그리고 최소한 선거 때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정도를 걷겠다.”

ㅡ원내 진입 시 꼭 하고 싶은 정책은.

“아직도 여성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분야가 많다. 다양한 분야에서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유리천장이 두텁다. 여성의 진입문이 넓어졌다지만 그 안에서 버티고 올라가기에는 한계가 있다. 더 많은 여성들이 사회에 진출해 역량을 발휘하게 할 수 있는 요인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각 직역 내 제도적 보완책뿐만 아니라, 여성들이 육아 양육 부담을 덜 수 있는 국가적 지원책도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들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길이기도 하다.

그리고 여전히 강력범죄 피해자는 대부분 여성이다. 만기 출소 성범죄자에 대한 대책도 강화하겠다. 성범죄자 조두순은 여전히 지역 주민들이 두려워한다. 그 사람이 면적이 작고 인구가 밀집된 구리시에 살았으면 어땠을까 싶다. 만기 출소 후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실제적인 해결책도 만들겠다.”

ㅡ구리시 지역 공약은.

“가장 큰 현안은 구리시의 서울 편입, 즉 ‘메가시티’다. 20년 정체된 구리시 인재들이 떠나는 구리시를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들 수 있는 단초가 서울 편입이다. 구리시는 수도권에서 가장 작은 지자체다. 실제 서울 생활권에 있으면서 경기도로 분류돼 있다.

그리고 토평2지구 개발 건도 있다. 경쟁력 있는 미래산업을 유치해 자족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또 도로 사정은 그대로인데 인근지역 신도시들이 들어서면서 출퇴근 시간 혼잡을 겪고 있다. 철도망도 경춘선 경의중앙선과 오는 6월 개통 예정인 별내선이 전부다. GTX-B노선 갈매역 정차부터 6호선 연장까지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지금 구리 시청이 내세우고 있는 공약들이 시민들의 니즈(수요)와 궤를 같이한다. 총선에서 의석을 찾아오지 못하면 원활한 추진이 어려워질 수 있다.”

ㅡ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내 좌우명은 ‘누구에게나 배울 것은 있다’이다. 난 내가 잘난 사람이라고 여겨본 적이 없다. 사법고시도 여러 번 실패했다. 성적순대로 줄 세우는 경쟁에서 1등을 해본 적도 거의 없다. 그래서인지 한 번도 내 생각이 최우선이라고 여기지 않았다. 늘 경청했고 배우려 했다. 내가 얻을 수 있는 부분을 바로바로 취하려 노력했다.

이런 내 삶의 태도가 앞으로 정치를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국민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민심을 반영하는 겸손한 정치인이 될 것이다. 배우 전지현씨는 세월이 흐를수록 원숙한 모습을 보여주며 여전히 사랑받는다. 정치인 전지현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X세대 대표 여성 정치인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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