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에서 이슈가 된 트럼프 복귀 가능성 [fn기고]
-올 54차 다보스포럼은 ‘신뢰 회복’ 테마로 진행
-현장에 있지도 않던 트럼프가 포럼의 이슈 잠식
-미국 국내정치 넘어 국제정치에도 막대한 영향
-예단할 수 없으나 美 자국 우선주의 회귀 가능성
-트럼프 복귀시 분절된 세계 안보·협력 달성 가능한가
-한국 다양한 시나리오 적시 개발, 치밀하게 대응해야
사전에 기획된 다보스포럼의 테마와 세부의제는 시의적절한 것들이었다. 그렇지만 다보스포럼이 진행되는 현장에서 가장 큰 이슈는 이것이 아니었다. 현장에는 있지도 않았던 트럼프가 다보스포럼의 기계획된 이슈를 잠식했다. 트럼프의 그림자가 다보스포럼을 뒤덮은 것은 트럼프의 복귀 가능성이 단순 우려를 넘어 현실화될 조짐을 보였기 때문이다. 다보스포럼이 개최되는 시기에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해 당원이 투표하는 첫 번째 경선이 아이오와에서 열렸다. 그런데 투표결과 트럼프가 2위 후보를 약 30% 차이로 따돌리며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이번 다보스포럼의 4가지 공식 의제는 트럼프라는 비공식 의제에 지배당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비공식 의제가 다보스포럼을 지배한 것은 트럼프 복귀 가능성이 단순히 미국 국내정치를 넘어 국제정치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트럼프 복귀가 국제정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기에 비공식 의제가 가장 큰 화두가 된 것일까? 가정적 상황이기에 그 누구도 정확히 알 길은 없다. 하지만 최소한 과거 행적을 비추어 어느 정도의 추정과 예단은 가능하다. 트럼프는 과거 미국 대통령 재직시 ‘자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우며 국제적 안정, 자유주의적 국제질서 수호 등과는 거리가 먼 행보를 보였다. 패권국으로서 제공해야 할 안보공공재 역할에 거부감을 보였고 그 대신 ‘청구서’를 내밀었다. 한국에 방위비분담금 5배 인상을 요구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동맹을 경시하고 독재국가에 호감을 보이는 듯한 행보는 규칙기반 국제질서 유지 노력과는 거리가 먼 모습으로 비추어지기에 충분하다. 경선 중인 지금도 트럼프는 김정은과의 친밀감을 과시하고 있다.
다보스포럼에서 트럼프 이슈가 다른 이슈를 잠식한 것은 이러한 우려가 다시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트럼프가 당선되어 미국 스스로가 신뢰를 저버리고 오직 자국 이익에 매몰된다면 다보스포럼에서 테마로 제시한 ‘신뢰 회복’도 공허한 메아리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의제 중 하나인 ‘분절화된 세계 속에서 안보·협력 달성’도 트럼프의 미국하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의제라는 인식이 팽배한 것이 현실이다. 다시 말해 트럼프가 복귀한다면 의제 세팅부터 전면적으로 다시 해야 하는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트럼프 이슈가 다보스포럼을 잠식한 것이다.
트럼프 재집권 가능성을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사법 리스크나 공화당 내 2위 후보의 선전 여부 등 여러 변수는 아직 남아 있다. 하지만 트럼프가 이런 변수를 상쇄시키며 백악관에 복귀하고 심지어 과거와 같은 정책적 기조를 이어간다면 국제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파괴력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미국 스스로가 자유주의적 국제질서와 규칙기반 질서를 훼손한다면 다른 국가들이 단순히 사명감만 가지고 이를 지키기 위해 나설 것이라 기대할 수는 없다. 자유주의 진영에서조차 자유주의적 국제질서를 외면한다면 기존 국제질서를 바꾸기 위해 온갖 궁리를 하고 있는 권위주의 진영들에게는 최고의 호재가 될 것이다. 이 권위주의 진영에는 북한도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기존 질서가 와해된다면 한국은 간접적 피해국이 아니라 직접적 피해국이 될 것이라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 한국이 다양한 시나리오를 적시적으로 개발하여 치밀하게 대응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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