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PREVIEW] 일본도 졌다, '또 다른 우승후보' 클린스만호는? 요르단과 격돌...'OUT' 김승규 대체 중요
[인터풋볼=신동훈 기자(도하)] 일본이 이라크에 패한 건 이번 조별리그 최대 화두다. 방심은 금물이다. 요르단을 가뿐히 잡고 조 단독 선두로 올라 16강을 일찍이 확정하는 게 클린스만호 목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FIFA 랭킹 23위)은 20일 오후 2시 30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알 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요르단(FIFA 랭킹 87위)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E조 2차전을 치른다. 현재 E조 1위는 말레이시아를 4-0으로 완파한 요르단이다. 대한민국은 바레인을 3-1으로 꺾은 가운데 조 2위에 올라있다.
바레인전 3-1로 이겼지만 경기력은 아쉬움이 남았다. 대회 이전부터 지적됐던 풀백 문제가 전반에 두드러졌고 지나치게 3선에 많은 공간을 허용하는 점도 바레인에 역습 빌미가 됐다. 황인범 선취골로 분위기를 잡는 듯했지만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흔들렸다. 이강인이 미친 활약을 보여주면서 멀티골을 넣어 3-1로 이길 수 있었다.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이강인은 슈팅 3회, 2골, 볼 터치 76회, 패스 성공률 91%(41/45), 키 패스 3회, 크로스 6회(3회 성공), 롱패스 3회(3회 성공), 결정적 기회 창조 3회, 드리블 시도 12회(8회 성공) 등을 기록했다.
이강인은 특급 조명을 받았다. 스페인 '아스'는 "이강인은 아시아의 새로운 축구 왕이다. 그는 지금까지 거의 볼 수 없었던 광기를 만들어냈다. 이강인이 지나가면 다 녹아내렸다. 바레인전에서 그는 자신이 최고의 축구선수임을 보여줬고 지팡이를 꺼내 마술을 펼쳤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메시)를 여러 번 생각나게 하는 득점이었다. 이강인이 만지는 모든 것이 금으로 변했다"고 극찬했다. 글로벌 매체 'ESPN'은 "손흥민은 마침내 한국을 아시안컵 영광으로 이끌 완벽한 파트너를 갖게 됐다"라면서 "이강인은 (아시안컵 우승에)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조별리그 1차전 베스트 일레븐에도 들었다. AFC가 공식 발표한 조별리그 1차전 베스트 일레븐은 4-4-2 포메이션이었다. 이강인은 우측 윙포워드에, 황인범은 마나미노 타쿠미(일본)과 함께 중앙 미드필더에 배치됐다. 축구통계매체 '소파 스코어' 기준 이강인은 평점 9.7점으로 아크람 아피프(카타르)와 함께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고 베스트 일레븐에 들었다.
클린스만호는 절정의 이강인을 앞세워 요르단전 승리를 노린다. 요르단전은 조 1위 결정전이 될 것이다. 요르단을 잡아야 3차전 김판곤 감독의 말레이시아전을 여유롭게 치를 수 있다. 요르단은 후세인 아모우타 감독 아래에서 대회 이전까지 내내 흔들렸다. 무승을 겪으면서 회의론이 강했고 아모우타 감독의 신뢰도도 높지 않았다. 개막 직전 평가전에서 카타르를 잡으면서 흐름을 바꿨고 말레이시아전 4-0 대승으로 분위기를 확실히 끌어올렸다.
중심은 '요르단 메시' 무사 알 타마리였다. 알 타마리는 프랑스 리그앙의 몽펠리에 소속이다. 몽펠리에는 2011-12 리그앙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는 팀으로 로랑 블랑, 에릭 칸토나, 올리비에 지루 등 프랑스의 전설적인 선수들이 거쳐간 팀으로 유명하다. 윤일록도 소속된 적이 있다.
알 타마리를 제외한 요르단 선수들은 모두 요르단 리그 혹은 아시아 리그에서 뛰고 있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는 알 타마리뿐이다. 혼혈 선수라 유럽에서 경력을 시작한 선수로 알 수 있는데 아니다. 요르단 리그에서 시작했고 샤바브 알 오르돈, 알 자지라에서 뛰면서 능력을 보여줬다. 키프로스 리그의 아포엘이 알 타마리를 영입했고 벨기에 리그의 아우트헤버를레이 뢰번으로 가면서 한층 올라섰다.
뢰번에서 주전 공격수로 뛰면서 경쟁력을 보여줬다. 뢰번에서 뛰는 4시즌 동안 계속 선발로 나섰고 2022-23시즌엔 리그에서만 6골 1도움을 기록했다. 이후 몽펠리에로 가면서 빅리그 입성에 성공했다. 몽펠리에에서 확고한 주전이다. 리그앙 16경기 출전인데 선발만 15경기이며 3골 1도움을 올렸다. 주로 우측에서 활약하고 공을 운반하고 드리블을 통해 상대를 제치는 역할을 맡는다. 요르단에선 입지전적인 인물로 에이스로 추앙을 받고 있다.
말레이시아전 기록을 보면 알 타마리는 89분을 뛰는 동안 2골을 터트렸는데 유효슈팅이 2번이었다. 드리블 성공 1회, 키패스 2회, 롱패스 성공 2회, 그라운드 경합 승리 2회 등을 기록했다. 축구통계매체 '소파 스코어' 기준 평점 8.4점을 받으면서 알 마르디와 함께 최고 평점에 올랐다. 모든 면에서 약체이긴 해도 본선 시작부터 미친 활약을 보인 건 이변을 꿈꾸는 요르단 입장에선 말레이시아가 한 수 아래이고 경기력이 좋지 못했다는 걸 고려해도 고무적이었다.
AFC는 알 타마리를 집중 조명했다. "한국과 요르단 모두 승리하면 16강 진출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걸 안다. 이강인, 손흥민, 황희찬 등 공격 재능을 갖춘 클린스만 감독의 팀이 우세할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요르단은 깜짝 놀랄 만한 일을 해낼 수 있는 에이스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알 타마리를 주목했다. 알 타마리를 비롯한 요르단 선수들은 말레이시아전을 통해 자신감이 올라왔다고 하며 한국전 승리를 노린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알 타마리를 경계하며 준비를 하던 대표팀에 아쉬운 소식이 들려왔다. 경기를 앞두고 김승규 부상 소식이 전해졌다. 대한축구협회는 19일 "김승규(알 샤밥)가 18일 훈련도중 오른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을 당했다. 금번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소집해제 결정했다. 선수는 가족들이 카타르에 와있는 상황이라 귀국 일정은 추후에 결정된다"고 했다.
이어 "어젯밤 자체 게임 훈련 도중 김승규가 부상을 입었다. 늦게 MRI 결과가 나왔고 소집해제가 결정됐다"고 덧붙였다. 중요한 요르단전을 앞두고 나온 안타까운 부상 이탈 소식이다. 당장 이번 아시안컵을 떠나 1990년 김승규의 차후 선수생활에도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김승규는 대한민국 주전 골키퍼다. 울산 현대, 빗셀 고베, 가시와 레이소르, 알 샤밥 등에서 활약했고 수년간 대한민국 No.1 골키퍼 자리를 지켰다. K리그를 호령하는 조현우가 있고 송범근 등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김승규를 넘지 못했다. 항상 1순위 골키퍼로 평가됐는데 월드컵 같은 큰 무대에선 밀렸던 김승규는 파울루 벤투 감독 이후 입지를 확실히 했다. 경험, 선방 능력에 더해 빌드업 능력이 국내 골키퍼 중 가장 좋아 각광을 받았다.
벤투 감독 신뢰 아래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른 김승규는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한 후에도 No.1 골키퍼 입지를 지켰다.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도 당연히 명단에 합류해 바레인전 좋은 선방과 빌드업을 보여주면서 자신의 능력을 한 차례 과시했다. 역시 대한민국 주전은 김승규라는 평가 아래 찬사를 받았다.
이제 김승규를 아시안컵에서 볼 수 없다. 클린스만호에 엄청난 타격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사전 기자회견에서 "너무너무 가슴이 아프다. 김승규가 부상으로 인해 중도 하차한 부분은 너무 가슴이 아프다. 부상도 축구의 일부이니까 또 받아들여야 되는 상황이다. 중요한 거는 대회를 치르는 동안 김승규의 몫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하다. 부상도 있고 여러가지 일들이 있지만 앞을 봐야 한다는 말을 던졌다. 모든 팀을 존중해야 하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이야기했다.
유력 대체자는 조현우다. 조현우는 대구FC, 울산HD에서 활약하며 K리그 최고 골키퍼로 우뚝 섰다. K리그1 시즌 베스트 일레븐에만 7년 연속 들었는데 이는 전설의 골키퍼 이운재를 뛰어넘는 기록이다. K리그2 시절까지 포함하면 무려 9년 연속 수상이었다.
클럽을 넘어 대표팀에서도 활약이 돋보였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선방쇼를 펼치면서 '빛현우'로 불렸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와일드카드로 합류해 금메달을 얻기도 했다. 빛나던 조현우는 대표팀에 김승규가 있어 최근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선방 능력은 여전히 최고이나 비교적 불안한 발 밑이 발목을 잡았다.
팀으로서, 동료로서 김승규 부상 이탈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지만 조현우에겐 대표팀에서 다시 한번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기회다. 각 연령별 대표팀, 전북 현대, 쇼난 벨마레에서 활약한 송범근도 있으나 클린스만 감독은 조현우에게 주전 골키퍼 장갑을 맡길 가능성이 높다.
한편 사전 기자회견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요르단전은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다. 상당히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될 것 같다. 요르단 같은 경우는 첫 게임을 너무 잘했다. 요르단은 16강에 진출하고자 하는 것 같다. 그런 자세가 보인다.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에 상당히 경기가 기대하고 있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바레인전 경고가 5장이나 나온 건 확실한 부담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고는 축구의 일부다. 첫번째 경기부터 그렇게 많은 경고가 나올 줄은 몰랐다. 경고를 받은 선수들은 자신의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경고가 누적이 되면 못 뛰는 거는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잘 관리를 하면서 경기에 임해야 할 것 같다. 경고를 받긴 했지만 어쩔 수 없는 거고 관리가 필요한 부분이 그게 다다"고 했다.
또 "경고는 선수들의 몫이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경고를 안 받는다고 안 받을 수 없다. 선수들도 경고를 받고자 뛰지는 않을 것이다. 나도 선수 때 그랬지만 최선을 다해서 뛰고 싶은 마음만 있을 뿐이지, 경고를 받으려고 하진 않는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선수들과 잘 이야기를 나누고 하는데 마찬가지 생각으로 들었다"고 생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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