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마감시간 눈치보는 이등병…메뉴에도 없는 '특식' 선물한 사장님

김미루 기자 2024. 1.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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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가평군의 군 수송교육연대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업주가 저녁 늦게 부대에 복귀하는 이등병에게 식사비를 받지 않은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17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마감 시간 되어 온 앳된 군인'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눈이 펑펑 내린 날"이라고 회상하며 "손님도 없고 마감 시간도 돼 정리하던 중에 군복 입은 앳된 군인이 혼자 들어왔다"고 운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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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경기 가평군의 군 수송교육연대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업주가 저녁 늦게 부대에 복귀하는 이등병에게 식사비를 받지 않은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17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마감 시간 되어 온 앳된 군인'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눈이 펑펑 내린 날"이라고 회상하며 "손님도 없고 마감 시간도 돼 정리하던 중에 군복 입은 앳된 군인이 혼자 들어왔다"고 운을 뗐다.

A씨의 식당은 군부대 근처에 있어 군인 손님들이 자주 방문한다고. 다만 2인 메뉴를 팔고 있어 혼자 오는 손님은 드물다고 설명했다.

그는 "망설이다 들어온 게 보였다. 여기는 추운 지역이어서 우선 앉으라고 했다"며 "이등병이던데 휴가 갔다 복귀하던 중에 밥시간을 놓쳤나 보다. 저녁 8시가 다 돼가는 시간이고 시골이라 늦게까지 하는 식당도, 근처 편의점도 없다"고 썼다.

이어 "1인 메뉴가 없어 딸아이가 좋아해 딸에게만 해주는 특별식을 해줬다. 알, 곤이, 두부, 콩나물을 듬뿍 넣고 우리 아이가 먹는 것처럼 보글보글 끓여줬다"며 "탕은 2인분이라 부담스러워할 것 같았다. 라면 사리에 공깃밥 두 개를 탁자에 두고 천천히 먹으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주방 청소하는 듯하며 지켜봤다. 먹는 것을 보면 잘 못 먹을 것 같았다"며 "배가 고팠는지 밥 두 그릇 뚝딱, 알이랑 곤이도 다 건져 먹고 라면 사리도 잘 먹더라"라고 썼다.

밥을 다 먹은 이등병은 A씨에게 "귀대 시간이 촉박해서 남겼다. 죄송하다"며 인사했다고 한다.

A씨는 "(군인 손님이) 한사코 계산하겠다는데 메뉴에도 없는 거라 받을 수 없었다"며 "눈 오는데 조심해서 귀대하라고, 잘 가라고 했더니 앳된 군인이 '고맙습니다'라며 연신 말했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눈길을 걸어가는데 다리를 다쳤는지 절룩대며 걷는 뒷모습이 또 안쓰럽더라"며 "눈 오는 날 장사는 잘 안됐지만 푸근한 마음으로 마감했다"고 적었다.

사연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조만간 돈쭐('돈'과 '혼쭐낸다'를 합친 조어, 선한 영향력을 행사한 곳에 소비로 보답하겠다는 의미) 받으시기를 간절히 기원하겠다" "타지에서 군 생활 적응하기 힘들 텐데, 이등병 군인 머리에 사장님 가게는 분명히 오랜 시간 기억에 남을 것" "한 사람의 인생에 큰 울림을 줬다. 그런 선의를 살면서 어찌 받아보겠냐. 오래도록, 어쩌면 평생 기억할 것" 등 반응을 보였다.

칭찬 댓글이 쏟아지자 A씨는 "눈도 펑펑 오는 날 걸어서 얼마나 배가 고팠겠냐.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장사하며 인상 쓸 일이 많은데 조그만 배려하면서 살아가려고 한다"는 답글을 남겼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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