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도 안 낳는데 언제 둘째까지..." 여야 저출생 대책에 전문가들 '절레절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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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경쟁적으로 내놓은 저출생 대책에 대해 인구 문제 전문가들은 정책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실효성에는 의문을 제기했다.
김아름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저출생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이미 나온 대책들과 비슷하고 파격적인 안은 안 보인다"며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는 첫째가 주거, 둘째가 교육인데, 양당 모두 교육 대책은 빠져 있어 아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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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부부 집중 등 실효성에는 의문
"인구 정책 획기적 변곡점 수준 아냐"
22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경쟁적으로 내놓은 저출생 대책에 대해 인구 문제 전문가들은 정책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실효성에는 의문을 제기했다. △현금 지원 등 기존 정책의 연장선 △제도·문화적 접근 부족 △전담부서 설치의 한계 등을 짚으며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꼬집었다.
"이미 안 통하는 게 확인된 대책들인데"
19일 한국일보가 여야의 저출생 대책에 대해 자문한 전문가들은 초저출산 국가에서 저출생 해법을 핵심 공약으로 내놓았고, 아주 새로운 것은 없어도 이전보다 구체화한 정도에 의미를 부여했다. 전날 국민의힘은 아빠 육아휴직 1개월 의무화 및 육아휴직 급여 최대 210만 원으로 인상, 더불어민주당은 신혼부부 1억 원 대출(첫째 출산 시 이자 제로, 둘째 원금 50%·셋째 100% 감면)과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두 자녀 59㎡, 세 자녀 85㎡) 제공 등을 제시했다.
김아름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저출생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이미 나온 대책들과 비슷하고 파격적인 안은 안 보인다"며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는 첫째가 주거, 둘째가 교육인데, 양당 모두 교육 대책은 빠져 있어 아쉽다"고 밝혔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전히 결혼한 부부, 현금성 지원에 치우친 점을 지적했다. 돈이 없어 못 낳는 이들도 있겠지만 환경적, 제도적 변화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낮은 출생률은 전복적인 변화 없이 극복이 어려운데 이번 대책은 변곡점이 될 만한 수준이 아니다"라며 "현금 지원이나 아이돌봄서비스보다 일찍 퇴근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재언 가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완전히 새로운 대책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도 "저출생의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인 수도권 집중 문제는 여야 모두 건드리지 않았다"고 했다.
"저출생 대책 별도 전담부서 신설은 안 될 일"
1억 원 대출과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 제공, 아빠 육아휴직 30일 의무화 등은 '디테일'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출생률이 낮은 핵심적인 이유는 청년들이 결혼을 안 하고 첫째 아이를 안 낳는 것이라 여기에만 집중해도 부족한 상황"이라며 "30일 육아휴직도 소기업과 자영업자 등에게는 어려운 일이라 취지는 좋아도 갈 길이 너무 멀다"고 했다.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인구클러스터장인 이철희 경제학부 교수도 "최근 10년을 보면 결혼이 줄고 첫 자녀를 안 낳은 게 저출생 위기를 불렀다"면서 "둘째, 셋째에 더 많은 혜택을 주는 게 과연 통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삶의 다양한 형태가 강조되는 흐름 속에서도 완전히 혼인 부부 중심 대책들"이라며 "육아휴직만 해도 700만 개가 넘는 중소기업 중 가족친화인증 기업이 수천 개에 그치는 이유부터 따져 봐야 한다"고 했다.
여야가 저출생 컨트롤타워로 제시한 부총리급 '인구부'(국민의힘), '인구위기대응부'(민주당) 신설에 대해서는 모두 고개를 저었다. "그간 경험으로 효과 없다는 것을 모두 안다"(신경아 교수), "전 부처와 엮여 있어 혼자 할 수 있는 게 없다"(이상림 연구위원), "부처 간 거버넌스가 우선"(이철희 교수) 등 비판 일색이었다. 결국 옥상옥(屋上屋), 고위직 자리 늘리기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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