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그때처럼' 일본, 또 이라크에 덜미...1-2 충격패→현지 해설은 "이런 결과를 생각한 적 없다" 당황

한유철 기자 2024. 1. 20. 03:5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포포투=한유철]


일본이 이라크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 축구 대표팀은 19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 위치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2차전에서 이라크에 1-2로 패했다. 이로써 일본은 이라크에 선두를 내줬다.


[프리뷰]


아시안컵 최다 우승(4회)에 빛나는 일본 대표팀. 이번 대회에서도 강력한 전력을 구축했고, 13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쿠보 타케후사를 비롯해 토미야스 타케히로, 엔도 와타루, 도안 리츠 등 해외 팀들에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선수들이 모두 출전한 만큼, 일본의 전력은 대회 최정상급이었다.


이번 대회에선 베트남, 이라크, 인도네시아와 한 조가 됐다. 세 팀 모두 일본보다 전력이 약한 만큼, 일본은 무난한 조 1위가 예상됐다. 만약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한다면, 한국과 결승에서 맞붙는 시나리오가 나오기 때문에 대진표는 양국에서 모두 화제가 됐다.


1차전에서 일본은 베트남에 4-2 승리를 거뒀다. 4골이나 넣는 막강한 화력을 자랑했지만, 2골이나 내준 것은 예상과 다른 시나리오였다.


2차전에서 이라크와 맞붙는 일본. 여기서 승리한다면 조 1위로 16강 진출을 확정 지을 수 있었다. 이라크전을 앞두고 일본 현지에선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한편으론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일본 매체 '야후 재팬'은 "이라크전이라고 하면, 1993년 10월 미국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이 생각난다. 당시 추가시간 실점으로 인해 월드컵 출전권을 놓쳤다"라고 전했다.


국내에서 '도하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그 경기가 맞다. 당시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에서 한국은 북한과 경기를 치렀고 일본은 이라크와 경기를 치렀다. 한국은 북한을 상대로 3-0 승리를 따냈지만, 일본이 이라크를 상대로 승리한다면 한국의 월드컵 진출은 무산되는 상황. 후반 막바지까지 일본은 이라크에 앞서며 본선 진출의 희망을 높였지만 추가시간 통한의 실점을 하며 2-2 무승부가 됐고 본선 진출권은 한국에 넘어갔다.


일본 현지에선 이를 '도하의 비극'이라 표현했다. 선수들에게도 이와 비슷한 질문이 쏟아졌다. 쿠보 타케후사와 도안 리츠 등은 이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 하지만 워낙 오래된 사건인지라 선수들에겐 큰 감흥이 없었다. 쿠보는 "미안하지만 내게는 상관 없는 일이므로 신경쓰지 않는다"라고 답했고 도안은 "모르는 채로 있는 게 좋았지 않았을까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경기 내용]


일본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아사노 타쿠마, 쿠보 다케후사, 이토 준야, 엔도 와타루, 미나미노 타쿠미, 모리타 히데마사, 스가와라 유키나리, 다니구치 쇼고, 이타쿠라 코, 이토 히로키, 스즈키 자이온가 선발로 출격했다. 일본 대표팀의 '에이스' 미토마 카오루는 이날 경기에서도 제외됐다.


이라크도 4-2-3-1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유세프 아민, 아이멘 후세인, 이브라힘 바예시, 아미르 알암마리, 알리 자심, 사드 나티크 나지, 레빈 술라카, 후세인 알리, 프란스 푸르토스, 아흐메드 야히야, 잘랄 하산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라크가 포문을 열었다. 전반 4분 박스 바깥에서 공을 잡은 알 자심이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가 펀칭으로 쳐냈다. 하지만 곧바로 상대에게 기회를 내줬고 후세인의 헤더 슈팅이 나오면서 일본이 선제골을 내줬다.


리드를 잡은 이라크가 기세를 이었다. 전반 11분 세트 피스로 공격을 전개했고 박스 바깥에서 아민이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 위로 벗어났다. 일본도 반격에 나섰다. 전반 22분 모리타의 헤더 패스를 받은 엔도가 박스 안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 오른쪽으로 벗어났다.


두 팀이 공격을 주고받았다. 이라크가 먼저 공격을 전개했다. 전반 31분 자심의 패스를 받은 알암마리가 박스 바깥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곧바로 일본이 공격을 전개했고 박스 안에서 아사노의 슈팅이 나왔지만 골문 왼쪽으로 향했다.


전반 막바지, 이라크가 점수 차를 벌렸다. 전반 추가시간, 알하자지의 크로스를 받은 후세인이 박스 안에서 헤더 슈팅을 시도해 추가골을 기록했다. 그렇게 전반은 이라크가 2-0 리드를 잡은 채, 마무리됐다.


후반전 첫 슈팅은 일본이 가져갔다. 후반 6분 세트 피스로 공격을 전개했고 박스 바깥에서 공을 잡은 히로키가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일본이 기세를 이었다. 후반 15분 쿠보의 크로스를 받은 이타쿠라가 박스 안에서 헤더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에게 막혔다.


일본이 공격을 퍼부었다. 후반 22분 박스 바깥에서 프리킥 기회를 잡았고 도안이 직접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 위로 벗어났다. 일본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후반 37분 미나미노의 크로스를 받은 마에다가 박스 안에서 헤더 슈팅을 시도했지만 유효 슈팅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오히려 이라크에게 실점을 허용할 뻔했다. 후반 42분 타신의 침투 패스를 받은 알리가 박스 안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골문 위로 벗어났다. 일본이 희망을 이었다. 후반 추가시간, 하타테의 크로스를 받은 엔도가 박스 안에서 헤더 슈팅을 시도해 만회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고 경기는 이라크의 2-1 승리로 마무리됐다.


충격적인 패배였다. 30년 전, 그때처럼 일본은 이번에도 이라크에 발목을 잡혔다. 3차전 결과에 따라 일본은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할 수도 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16강에서 한국과 만나는 양국 모두에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수 있다.


경기의 해설을 맡은 오노 신지도 충격적인 기분을 드러냈다. 일본 매체 '풋볼 존'에 따르면, 그는 "선제골을 넣은 시간대, 두 번째 골을 내준 시간대를 생각하면 어려운 시합이 돼버렸다. (후세인이) 설마 이렇게까지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일본의 오산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감독도 상상하지 않았던 일이 일어나 버렸다"라고 전했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 포포투(https://www.fourfourtwo.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포포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