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연봉 받고 싶다면… 수학 점수 대신 ‘품성 기량’ 높여라

곽아람 기자 2024. 1. 20.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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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포텐셜

애덤 그랜트 지음|홍지수 옮김|한경BP|392쪽|2만2000원

피크타임

톰 버틀러 보던 지음|홍연미 옮김|288쪽|1만8000원

‘품성 기량’(character skills)이라는 다소 낯선 개념이 ‘히든 포텐셜’을 읽어나가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 저자 애덤 그랜트는 와튼스쿨 조직 심리학 교수. 구태의연한 상황을 거부하는 독창적인 사람들을 연구한 ‘오리지널스’, 확신의 함정에서 벗어나라 강조한 ‘싱크 어게인’ 등 전작(前作)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심리학계의 스타가 됐다. 그는 “재능이나 자질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길러지는 것이며, 특별한 사람만이 아니라 누구나 자신 안에 숨은 잠재력을 발굴하고 키워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다”면서 “잠재력을 발휘하려면 ‘품성 기량’을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품성’이란 무엇인가. 오랫동안 ‘품성’은 명징한 도덕률을 준수하는 문제라 여겨졌지만 그랜트는 이를 재정의한다. “품성을 흔히 성격과 혼동하는데 이 둘은 같지 않다. 성격은 당신이 지닌 성질이나 경향이다.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원초적 본능이다. 품성은 본능보다 가치를 우선시하는 역량이다.” 이렇게도 말한다. “상황이 불리할 때 당신이 그러한 가치들을 지킬 수 있는지가 품성의 진정한 시험대다. 성격은 평상시에 당신이 어떻게 반응하는지의 문제이고, 품성은 어려운 때 어떻게 대응하느냐의 문제다.”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 라즈 체티가 1980년대 말 미국 테네시주의 저소득층 자녀들이 주로 다니는 학교 재학생 1만1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체티는 여러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성인이 된 후의 소득 잠재력을 예측했다. 연구 결과 학생의 향후 연봉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건 산수나 언어 점수가 아니었다. 자주적으로 묻고 답을 제시하는 주도력(Proactive), 또래 학생들과 잘 어울리고 협력하는 친화력(Prosocial), 수업을 경청하며 딴짓하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는 자제력(Disciplined), 끊임없이 어려운 문제에 도전하는 결의(Determined) 같은 행동 유형이었다. 학생들은 이런 행동을 유치원에서부터 배워 성인이 되어도 간직했다. 그랜트는 이 네 가지를 대표적인 ‘품성 기량’이라 정의한다. 이를 갖추면 불편함을 마주할 용기를 내 일을 미루지 않게 되고, 실수를 인정하고 극복할 방법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그랜트는 품성 기량을 갖춘 대표적인 인물로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를 꼽는다. 콘크리트를 가릴 예산이 부족해 노출 콘크리트를 사용해 건물을 지은 안도의 결단을 가리켜 그를 ‘불완전주의자’라 칭한다. 완벽주의에서 벗어나는 것이 그랜트가 중시하는 대표적인 품성 기량이다. 학교에서 A+를 받는 완벽주의자는 직관적이 고 익숙한 문제 해결에는 탁월하지만, 실제 세상은 훨씬 모호하므로 학교를 벗어나 잠재력을 발휘하는 사람들은 불완전주의자들이라는 것이다. 그랜트는 “낡고 닳은 도기에 차를 따라 마시는 것처럼 완벽하지 않은 것들을 귀하게 여기는 일본적 삶의 방식 ‘와비사비(わびさび)’가 안도 다다오의 건축과 삶을 지배했다”면서 “와비사비는 품성 기량이다. 불가능한 이상에서 도달 가능한 표준으로 관심을 전환하는 자제력을 부여한다”고 말한다.

‘히든 포텐셜’이 잠재력을 최대로 발휘하기 위한 행동 양식을 설명하는 책이라면 호주의 자기계발서 저자 톰 버틀러 보던이 쓴 ‘피크타임’은 늦은 나이에 잠재력을 폭발시킨 사람들의 일화를 다룬다. 책이 꼽는 대기만성형 인물의 대표 주자는 심리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 ‘꿈의 해석’으로 명성을 얻었을 때 그는 50대 후반이었다. 독자적인 성과를 이뤄낼 때까지 10년 넘게 혼자 연구하던 막막한 시절을 프로이트는 ‘지하의 어둠 속으로 내려가는 시기’라 불렀다. 저자는 프로이트, 마틴 루서 킹 등 ‘침묵의 10년’을 견딘 후 뒤늦게 성공한 인물들을 소개한 후 “독창적인 사상가는 인상을 남기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반응을 보기 위해 오랜 시간을 기다린다”는 정신분석학자 에릭 에릭슨의 말을 인용한다. 많은 이들이 소년등과를 부러워하지만, 저자에 따르면 ‘조기 성취’란 없다. 조기 성취의 대표적인 아이콘인 모차르트는 5살 때부터 아버지로부터 훈련받으며 작곡해 왔기 때문에 전성기라 여겨지는 25세 때는 이미 스스로의 예술을 완성시키기 위해 20년 넘는 세월을 보낸 후였다는 것이다. 그러니 조급해하지 말자. 인생은 길고, 모든 이의 삶엔 저마다의 화양연화(花樣年華)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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