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영옥의 말과 글] [338] 나는 왜 행복하지 않을까
빅데이터에 따르면 50대는 국적 불문, 가장 행복도가 낮다. 중년의 위기가 탈모로 시작돼 탈선으로 끝난다는 우스갯소리처럼 행복의 U자형 곡선은 50대에 최저점을 찍는다. 생애 주기상 최정점의 자산과 경험을 축적했음에도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아이러니가 벌어지는 것이다. 이유가 뭘까. 미래가 지금보다 나을 것이라는 젊은 시절의 낙관 편향은 사라지고, 실직과 퇴직의 쓴 현실이 밀려오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괴로운 건 커리어에 정점을 찍고 있는 친구들과 상향식으로 비교하며 느끼는 상대적 초라함이다.
‘인생은 왜 50부터 반등하는가’의 저자 ‘조너선 라우시’는 타인의 소득이 증가하면 나의 행복이 훼손된다는 증거로 ‘너의 이익은 나의 고통’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소개한다. 현금 지원이 심리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에 대한 연구인데, 반전은 수령자의 늘어난 만족감보다 비수령자의 불만족이 4배 이상이라는 것이다. 결국 행복의 비결은 ‘상향식’ 비교를 버리고 ‘하향식’ 비교를 택하는 것이다. 흥미로운 건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는 우리의 ‘마음’이 아니라 ‘나이’에 좌우된다는 증거들이다.
인간은 비교를 통해서 자기 위치를 확인한다. 누구보다 많거나 적고, 크거나 작은 것이다. 특히 젊은 시절엔 이런 경향이 훨씬 더 강하고 동기부여로 작용한다. 하지만 중년 이후엔 이런 오랜 편향이 고쳐지기 시작한다. 현재를 받아들이는 능력이 탁월해지는 노년기의 생물학적 특성 때문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나쁜 경험을 나쁘게만 보지 않고, 좋은 경험을 소중히 하는 능력이 좋아진다. 그것이 50대에 바닥을 찍은 행복 곡선이 70대에 정점을 찍는 이유다.
모든 경험에는 평균값이 있으므로 완전한 만족 순간은 늘 지연된다. 목표한 봉우리에 도달하는 순간 여기가 아닌 저기, 더 높은 봉우리가 생기기 때문이다. 핵심은 정복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이다. 행복의 목적지는 봉우리가 아니라 봉우리에 이르는 여정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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