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278] 대만 선거의 또 다른 의미
영남(嶺南)과 호남(湖南)은 중국에도 있다. 중국은 대륙 남단인 광둥(廣東)을 영남, 동정호(洞庭湖) 남쪽을 호남으로 적는다. 넓은 땅의 크기만큼 중국 각 지역의 차이는 매우 크다. 언어·문화가 다른 나라의 그것처럼 다르다.
광둥의 언어는 수도 베이징(北京)의 말과 아예 다르다. 표준어인 보통화(普通話)를 쓰지 않으면 두 지역 사람들은 소통할 여지가 전혀 없다. 베이징과 쌍벽을 이루는 상하이(上海) 언어도 마찬가지다.
어디 그뿐이랴. 베이징 인근 허베이(河北)는 한국 경기도처럼 수도 외곽이다. 그럼에도 베이징 시내 언어와 허베이 농촌 언어는 퍽 차이가 난다. 장강(長江)을 경계로 이북의 언어 분화는 크지 않지만 원활한 소통은 어렵다.
장강 이남은 더 복잡하다. 저장(浙江)이 아주 심해, 이쪽 산골 주민과 저쪽 산골 사람 말이 상이하다. 동남쪽 연안인 푸젠(福建)의 언어 또한 수도 베이징이나 다른 지역 말과 소통이 불가능하다.
면적 960만㎢의 광대한 중국 언어·인문 지형은 그렇듯 다양하다. 그럼에도 제법 통일성을 유지하는 데는 강력한 중앙집권 시스템, 그를 떠받치는 표준어와 한자(漢字) 문화의 역할이 크다. 현대 중국 또한 공산당의 강력한 통치 시스템과 보통화가 그를 뒷받침한다.
중앙으로 한데 힘을 모으는 구심(求心)의 그림이다. 그러나 복판에서 이탈하려는 원심(遠心)의 역량도 크다. 특히 ‘통일’을 끌어가는 중앙의 완력이 약해지고 호소력을 잃을 때가 문제다. 이 경우 지방의 분열적 요소가 득세한다.
동남부 푸젠을 등진 이민(移民)의 사회이자, 1949년에는 대륙을 떠난 장제스(蔣介石) 정부까지 합류한 대만에서 최근 ‘탈(脫)중국’의 민진당(民進黨)이 또 정치적 승리를 거뒀다. 국내 분리·독립 요소가 커질까 봐 중국이 초조하다. 나라 안팎으로 힘을 잃고 있어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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