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가 아니면 초저가… ‘평균 실종 사회’
590원 속옷·5000원 패딩 인기몰이
과시 소비가 늘어나면서 소비 시장에 ‘평균의 실종’이란 말이 등장했다. 평균 실종은 경제 전망서 ‘트렌드 코리아’가 제시한 키워드이기도 하다. 소비 시장이 프리미엄과 가성비로 나뉘면서 중간 가격대나 평균 가격 제품은 발을 붙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중산층의 소비를 이끌던 대형마트는 실적이 꺾였지만, 균일가 전문점이나 온라인 저가숍, 해외 온라인 직구 등 저가 가성비 제품이 주력인 곳들은 호조를 이어간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는 올겨울 5000원짜리 패딩 조끼와 양털재킷(플리스)을 선보여 큰 인기를 끌었다. 몇 년 전만 해도 다이소 의류 코너엔 양말, 티셔츠 정도가 진열됐지만, 이젠 속옷, 바지, 티셔츠 등으로 제품군이 크게 늘었다. 이커머스도 초저가 의류를 내세운다. 티몬은 새해 들어 ‘59샵’을 열고 590원(여성 속옷), 5900원(남성 티셔츠) 등 초저가 제품을 내놓고 있다. 위메프도 이달 초 1만원 이하 특가 패션상품을 파는 전문관 ‘99샵’을 신설했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 직구몰들이 990원짜리 초저가 의류로 소비자를 끌어들이자 맞불을 놓은 것이다.
브랜드나 이미지를 중시하며 백화점이나 멀티숍에서 주로 판매하던 화장품도 초저가 균일가 제품으로 탈바꿈했고, 과거 크기가 작거나 품질이 떨어진다고 외면받던 ‘못난이 과일’ 또한 가성비를 무기로 인기를 끈다. 가성비 소비자들이 가격에 집중하면서 지난해 브랜드나 제품명을 걷어낸 이마트 ‘노브랜드’의 과자, 면류, 우유 등 매출은 전년 대비 20% 안팎 늘기도 했다.
과시 소비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내수 경기 둔화가 장기화하면서 평균이 실종된 양극화가 나타난다는 지적이다. 김숙경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요즘 경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부진한 수준”이라며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도 많아지면서 소비 양극화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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