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코로나 대응, 병상 확보 잘했지만 방역 수칙은 과했다”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관리센터장은 지난 4년간 의료 일선에서 코로나와 싸웠다. 그는 “코로나 고비를 넘겼다는 사실이 뿌듯하지만 여전히 걱정이 크다”며 “몇 년 후 등장할 수 있는 다른 신종 감염병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감염병 대응엔 병상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요청으로 상급 종합병원이 (전체 병상의) 1.5% 정도를 격리 병상으로 만들었는데, 코로나 중환자 치료에 효과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불필요한 방역 수칙은 줄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코로나 전파 경로는 주로 공기였고 접촉으로 감염될 확률은 극히 드물었는데도, 의료진들은 접촉 감염 우려로 땀이 엄청 나는 ‘레벨 D 방호복’을 입고 고생해야 했다”는 것이다. 그는 “환기를 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방역 수칙이었다”며 “소독약을 뿌리고 곳곳을 닦는 조치 등은 불필요한 측면이 있었다”고 했다.
코로나 백신에 대한 가짜 뉴스가 퍼진 것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김 센터장은 “코로나가 중증으로 악화해 아이를 유산한 산모와 폐가 망가져 산소통을 차야 했던 50대 부부가 아직 기억에 남는다”며 “이분들은 코로나 백신에 대한 오해로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경우였다”고 말했다. 백신을 맞았더라면 중증으로 가는 것은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 감염병 대비를 말하면 어떤 사람은 ‘아직도 코로나 얘기냐’며 지겨워하는데, 현재로는 언제 어떻게 닥칠지 모르는 새 감염병과 싸울 전문 인력 양성과 특수 병상 유지가 어렵다”고 했다. 김 센터장은 “코로나 때처럼 감염병은 한번 번지면 대응이 어려운 만큼 보건 안보의 개념으로 감염병을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김 센터장은 “앞으로 우려되는 신종 감염병도 호흡기 감염병일 것”이라고 했다. 과거 스페인 독감과 코로나처럼 호흡기 감염병은 확산 속도가 폭발적이기 때문에 무섭다는 것이다. 그는 “유행할 바이러스를 예측하고 백신이나 약을 미리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며 “그러나 호흡기 감염병의 주요 전파 경로인 공기의 질을 관리하고 개선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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