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행보, 허세로 보면 안돼… 도발 행동 수위 점점 올려갈 것”
김용현(57)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19일 인터뷰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근 행보를 ‘허세’ ‘공갈’로만 보기는 어렵다며 “전방위적 도발의 수위를 단계적으로 올리는 살라미 전술”이라고 했다. 북한연구학회장을 맡고 있는 김 교수는 “북한은 말 폭탄, 군사 도발에 이어 제도(헌법) 측면까지 건드리며 한국을 상대로 전방위적 도발을 전략적으로 펼쳐나갈 것”이라며 “총선을 앞두고서는 댓글 조작 등 해킹을 통해 한국 사회를 흔들 수도 있다”고 했다.
–‘적대적 교전국 관계’ ‘대사변’ 등 말 폭탄이 쏟아진다.
“윤석열 정부를 상대로 하는 ‘남북 관계’에서 더 얻을 것이 없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하노이 노딜 이후 북한은 남북 관계가 북미 관계에 종속돼 있다고 보는 견해가 더 강해졌다. 남한을 통한들 미국으로부터 체제 보장과 경제적 번영을 약속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김정은은 김일성·김정일 유훈이었던 통일도 부정하고 있다.
“북한 주도 흡수 통일은 물 건너갔으니 헌법을 바꿔 통일은 없다고 주장하려는 것이다. 또 한국을 적대시해야 ‘한 민족’이라 생각했던 북한 주민들도 김정은 아래로 더 똘똘 뭉치지 않겠나.”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란 말처럼 ‘대사변’은 북한의 블러핑 아닌가.
“허세·공갈로 보려면 말만 하고 행동은 없어야 하는데 북한은 19일 수중 핵어뢰 ‘해일’ 발사 도발 등 계속해서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전략적으로 수위를 올려가는 형태로 도발을 이어갈 수 있다. 총선을 앞두고 댓글 조작이나 해킹에 나설 수도 있다. 또 2022년 12월처럼 무인기에 서울 상공이 뚫리거나 하면 우리에게 심대한 심리적 타격을 줄 것이다. NLL 일대 국지 도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에서는 핵 공격도 가능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핵 사용 가능성은 아주 낮다고 본다. 체제 유지를 위해 핵을 개발하고 있는데, 핵을 사용하면 체제가 붕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북한이 가장 잘 안다. 핵 사용은 자해 행위다. 경제적으로 북한이 어려운 상황에서 전면전을 감행할 가능성도 작다. 하지만 이런 우려가 나오는 시점에 심리적 압박을 가하려는 북한 전술은 성공한 것이다.”
–북한은 무엇을 노리고 있나.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왔을 때 협상하려는 것이다. 북한은 지금 상황을 ‘미국(트럼프)은 핸들하고 싶고, 러시아는 잘 핸들되고 있고, 중국은 전보다는 낫고, 한국은 핸들할 필요가 없다’고 평가한다. 트럼프가 당선되더라도 윤석열 정부는 임기가 2년 이상 남아있다. 윤 정부가 아닌 미국과 직접 협상을 통한 ‘동결 대 보상’ 등을 논의하려고 할 것이다.”
–최선희가 방러하는 등 북·러가 밀착하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며 북·러가 분명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특수 관계에 들어간 것은 맞다. 하지만 과거 ‘조소동맹조약’ 같은 형태로 발전할지 지금 판단하기는 이르다. 현재까지는 이해관계에 의한 밀착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 대응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단호하게 대처하면서도 미래를 위한 유연성도 갖춰야 한다. 군사적 도발에는 국방 당국 차원의 강한 대응이 필요하다. 대통령 메시지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최근 ‘반민족적·반역사적 집단’이라 규정한 윤 대통령 발언은 적절했다. 하지만 ‘몇 배로 응징하겠다’는 합참의장이 내놓았으면 좋았을 메시지다. 현 정부는 9·19 남북 군사 합의를 사실상 폐기하는 수순으로 가고 있는데, 군사 합의가 남북 긴장 완화를 위한 조치였다는 관점에서 보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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