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전략 공천 기류에 與 당협위원장 반발

김승재 기자 2024. 1. 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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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공천의 기준 필요”
韓 위원장 “당이 잘 하겠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주도하는 총선 공천을 놓고 여권 일각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스템 공천’을 공언한 한 위원장이 시스템을 거치지 않고 전략공천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한 위원장은 지난 17일 열린 서울시당 신년 인사회에서 자신이 비대위원으로 영입한 김경율 회계사를 민주당 정청래(서울 마포을) 의원을 이길 대항마로 소개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 16일 인천시당 행사에서도 민주당 이재명(인천 계양을) 대표와 맞붙을 사람으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내세웠다. 그러자 해당 지역에서 출마를 준비해온 당협위원장 출신들이 “일방적 낙점 아니냐”고 반발하고 나섰다.

김성동 전 서울 마포을 당협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김 비대위원의 출마 발표에 대해 “충격이었고 참담했다”고 했다. 그는 “사전 귀띔은 전혀 없었다, 굉장히 돌발적이었다”며 “험지·사지라고 불리는 지역에서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를 치르고 뭔가 일궈보겠다고 노력한 사람들의 노력을 이렇게 무시할 수 있느냐”고 했다. 윤형선 전 인천 계양을 당협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 당 대 당 구도로 판이 커지면 우리 당이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며 “겉보기에 멋있는 공천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이기는 공천을 해야 한다.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 공천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여권 내부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이 경선 원칙 등 ‘공정한 시스템 공천’ 의지를 간접적으로 내비쳤던 상황에서 여당 공천 전체에 대한 신뢰도에 의구심이 제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일부 여당 의원들도 이런 우려를 한 위원장 측에 전달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당에서 전략 공천이 필요하다면 특혜처럼 보이지 않도록 원칙과 기준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대통령실 반응에 대한 입장을 묻자 “당이 잘하겠다”고 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지역별 공천이 진행되면 그런 일들이 있을 수 있다”며 “합리적으로 공정하게 하면 그런 문제는 정리가 가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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