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독특한 구조, 美과학자가 팬데믹 전 기획했다"

안경애 2024. 1. 20.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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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리 중국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박사. AP연합
코로나 바이러스 S1·S2 경계의 푸린 절단 부위.

미국 과학자들이 팬데믹이 발발하기 1년 전인 2018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있는 것과 같은 독특한 특징을 가진 바이러스를 설계하려는 계획을 세웠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런 바이러스를 중국 우한에서 만들려고 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비영리 연구단체 '미국 알 권리'(U.S. RIGHT TO KNOW)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염기서열과 특성이 같은 바이러스를 개발하려는 미국 과학자들의 연구 제안서를 입수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프로젝트 DEFUSE'라는 제안서에서 미국 과학자들은 팬데믹이 발생하기 1년 전에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를 개발하기 위한 자금 지원을 받으려 했다는 게 이 단체의 주장이다. 이 제안은 에코헬스 얼라이언스(EcoHealth Alliance)가 주도했는데, 이 회사는 팬데믹이 발생하기 오래 전부터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와 연구협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확인된 것은 DEFUSE 제안서에서 미국 과학자들이 설계하려던 바이러스가 코로나 바이러스와 유전자 특성이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는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유전물질인 RNA와 막, 그리고 마치 왕관이나 돌기처럼 생긴 스파이크 단백질로 구성돼 있다. 바이러스는 표면에 있는 이 스파이크를 이용해 인간 세포에 있는 'ACE2'라는 수용체와 결합해 세포 속으로 침투한다. 바이러스가 세포와 결합하면 숙주 세포가 단백질 가위로 스파이크를 자르는데, 이때 침투하는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은 사스보다 최대 20배나 더 인간 세포와 잘 결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스파이크 단백질은 S1과 S2라는 두가지 부분으로 구성된다.

또 코로나 바이러스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는 바이러스 염기서열이 6개의 세그먼트로 구성된다는 점인데, 미국 과학자들이 만들겠다고 제안한 것도 사스 관련 염기서열 6개를 엮어서 새로운 합성 바이러스였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바이러스에서 6개의 세그먼트가 균일한 간격으로 배치돼 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코로나의 또 다른 독특한 특징은 6개의 염기서열 세그먼트가 Bsal과 BsmBI라는 효소에 의해 분리된다는 것인데, 이 연구제안서에 그 중 하나인 BsmBI에 대한 내용이 포함됐다. Bsal과 BsmBI 같은 제한효소는 자연에서 발생하지만 실험실에서 바이러스를 접합하는 데도 쓰일 수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또 스파이크 단백질의 S1·S2 접합부에 푸린 절단 부위가 있어서 사람에게 높은 전염력을 가진다. 푸린은 사람의 몸속에서 다양한 작용을 하는 효소로, 폐, 간, 소장 같은 여러 조직에 광범위하게 흩어져 있어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를 표적으로 해서 여러 조직의 세포에 침입할 수 있다. 코로나19가 세포에 침입할 때 우리 몸 속의 푸린이라는 단백질 분해효소가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절단하는 과정이 있다. 사스에는 푸린에 반응하는 부위가 없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에는 있다. 그런데 2018년 미국 제안서에도 스파이크 단백질의 S1·S2 접합부에 푸린 절단 부위를 삽입하려 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푸린 절단 부위가 발견된 사례는 없다.

이 문서는 우한바이러스연구소와 협력해온 미국 바이러스 학자가 새로운 스파이크 단백질을 설계할 계획이었음을 보여준다는 게 미국의 알 권리 측의 주장이다. 이후 이 계획에 따라 새로운 스파이크 단백질과 바이러스가 만들어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 제안서는 미 국방고등연구계획국(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에 제출됐지만 받아들여지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수단을 통해 자금 지원을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의 알 권리 측은 "이 문서는 100년 만에 일어난 최악의 팬데믹의 핵심 데이터 중 일부가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발견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미국 물리학자 리처드 뮬러는 코로나의 독특한 구성이 "유전자 조작의 지문"이라면서 "범죄 현장에서 지문을 찾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브로드연구소의 분자생물학자 알리나 챈은 "2018년과 팬데믹이 일어난 2019년에 우한바이러스연구소와 미국 협력자들 사이에 오간 모든 것을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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