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영부인 이슈 키우는게 與선거에 도움 되나”

장관석 기자 2024. 1. 20.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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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말했다고 우리가 특별히 더 그럴(신경 쓸) 문제는 아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9일 김건희 여사의 디올 백 수수 논란을 둘러싼 한 위원장의 우려 표명과 여당 내부의 사과 여론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그런데도 당의 요청이 '총선 후 특검론' 같은 여당 총선 구도를 흔드는 게 아니라, 민심에 악재로 작용한 '디올 백 사과' 부분인 만큼 종국적인 판단은 결국 윤 대통령과 김 여사에게 달려 있다는 분위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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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 친분 앞세워 의도적 접근한것 … 한동훈 말했다고 더 신경쓸 일 아냐”
‘김경율 마포을 출마’ 韓 언급엔… “특혜로 보이지 않도록 지역 정해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전경. 뉴스1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말했다고 우리가 특별히 더 그럴(신경 쓸) 문제는 아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9일 김건희 여사의 디올 백 수수 논란을 둘러싼 한 위원장의 우려 표명과 여당 내부의 사과 여론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다른 대통령실 인사는 “정책과 민생에 ‘올인(다걸기)’하느라 신경을 못 썼다”며 답변을 피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에게 디올 백을 건넨 재미 교포 목사가 의도적으로 김 여사에게 접근한 ‘악의성’을 부각하는 기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해당 목사가 김 여사의 작고한 부친과의 인연을 앞세워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이라며 “물품 구입 과정을 사전에 녹화하는 등 치밀한 기획으로 영부인을 불법 촬영했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 부부에게 접수되는 모든 선물은 관련 규정에 따라 관리, 보관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 위원장의 발언에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는 말도 흘러나왔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실이 제2부속실 설치를 먼저 언급했고, 민생 드라이브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영부인 이슈를 여당이 나서서 키우는 게 선거에 과연 도움이 되는지 고민된다”고 했다. 대통령실과 여당 간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통령실이 내부 회의에서

‘김건희 리스크’ 관련 질문을 피하기 어려운 신년 기자회견 개최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황에서, 한 위원장을 필두로 한 압박 수위가 높아질 경우 대통령실과 여당 간 대립이 표면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과 여당 간 긴장 기류는 한 위원장이 17일 서울시당 신년 인사회에서 김경율 비대위원이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마포을에 출마한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도 불거지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당에서 전략 공천이 필요하다면 특혜처럼 보이지 않도록 원칙과 기준을 세우고 지역 등을 선정해야 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공천에 특혜는 없다고 강조해 왔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대통령실이 ‘전략공천의 원칙과 기준’을 강조한 데 대해 당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이 잘하겠다”고 답했다. 공천의 중심이 용산이 아니라 당에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그런데도 당의 요청이 ‘총선 후 특검론’ 같은 여당 총선 구도를 흔드는 게 아니라, 민심에 악재로 작용한 ‘디올 백 사과’ 부분인 만큼 종국적인 판단은 결국 윤 대통령과 김 여사에게 달려 있다는 분위기도 있다. 여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디올 백 논란을 우려하는 외부의 기류는 공적으로, 또 사적으로 윤 대통령에게 전달됐으며 대통령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 입장에서는 집에 가면 여사가 보이고, 용산 대통령실로 오면 선거가 보일 텐데 이러고도 싶고 저러고도 싶은 심정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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