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쇼크’ 체코… 스웨덴-佛모델 도입하자 출산율 40%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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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가 그랬던 것처럼 다른 나라 사례를 참고하며 한국 상황에 맞게 적용하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지난해 12월 14일 체코 프라하 카를로바대(카렐대)에서 만난 이르지나 코초우르코바 인구통계학과 교수(사진)는 바닥이 안 보이는 저출산의 덫에 빠진 한국을 향해 "과거에 체코도 초저출산의 늪에 빠진 적이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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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붕괴 뒤 1.89명→1.13명
男 3년 육아휴직-출산수당 등 적용
경제 살아난 것도 출산율 상승 기여
지난해 12월 14일 체코 프라하 카를로바대(카렐대)에서 만난 이르지나 코초우르코바 인구통계학과 교수(사진)는 바닥이 안 보이는 저출산의 덫에 빠진 한국을 향해 “과거에 체코도 초저출산의 늪에 빠진 적이 있었다”고 했다.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체코를 포함한 동유럽 국가들은 일제히 ‘저출산 쇼크’에 빠졌다. 사회주의 붕괴 이후 경제가 무너진 데다 미혼 여성들이 대거 서유럽으로 유출되면서 합계출산율이 급락한 것이다. 1990년 1.89명이었던 체코의 합계출산율은 1999년 1.13명으로까지 떨어졌다. 코초우르코바 교수는 “젊은층이 그동안 억눌렸던 자유를 만끽하며 출산을 미뤘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에 체코는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해외 사례를 검토했다. 남성 육아휴직 등 남성의 육아 참여에 방점을 둔 스웨덴 모델, 출산 가정에 다양한 수당을 지원하는 프랑스 모델 등을 체코 현실에 맞게 적용했다. 2001년 남성 육아휴직이 법적으로 보장되며 여성과 동일한 3년의 육아휴직이 가능해졌다. 코초우르코바 교수는 직장 내 성 불평등 해소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한국 여성들은 남성 못지않게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으며, 직장을 얻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한다고 들었다. 겨우 이뤄놓은 걸 출산으로 잃는다고 생각되면 아이 낳기를 꺼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체코는 1990년 도입한 부모수당 혜택을 점차 늘렸다. 올해부턴 출산 후 6개월부터 3년까지 총 35만 코루나(약 2065만 원)를 원하는 기간에 따라 월별로 나눠 지급한다. 학생 실업자 자영업자 등 대상을 가리지 않고, 혼인 여부도 따지지 않는다. 이런 노력으로 체코 합계출산율은 2021년 1.83명까지 올랐다. 2022년에는 1.62명으로 후퇴했지만 최저점 대비 40% 이상 늘어난 것으로 한국(0.78명)의 2배가 넘는다.
경제 성장도 출산율 반등을 뒷받침했다. 사회주의 붕괴 후 동유럽 경제가 붕괴했지만 체코는 시장경제로 체제를 빠르게 전환하며 경제를 부흥시켰다. 2022년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만7223달러(약 3645만 원)로 동유럽 국가 중 최상위권이다. 신윤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국제협력단장은 “체코는 관광 자원이 풍부한 데다 동유럽권 투자로 경제가 살아나면서 생활이 안정된 것도 출산율 상승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프라하=박성민 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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