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매직+아스나위 골' 인도네시아, 베트남 1-0 격파…일본과 16강 놓고 최종전 [아시안컵]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신태용 감독이 인도네시아에 값진 아시안컵 승리를 안겼다.
인도네시아는 19일 밤 11시 30분(한국시간)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2차전에서 베트남을 1-0으로 꺾었다. K리그 출신 아스나위 망쿠알람의 페널티킥 득점을 잘 지키면서 동남아시아 라이벌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이로써 인도네시아는 1승 1패 승점 3점을 기록하며 3위로 올라섰다. 다크호스로 떠오른 이라크(승점 6점)가 1위를 달리는 가운데 일본(승점 3점)과 인도네시아의 승점이 같아졌다. 다만 득실차에서 일본이 앞서 2위, 인도네시아가 3위다. 두 팀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만나기에 16강 자력 진출이 가능한 2위를 두고 맞붙게 됐다.
반대로 베트남은 일본전 2-4 패배에 이어 인도네시아에도 무릎을 꿇으면서 2패로 최하위가 됐다. 마지막 상대가 이라크라 베트남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희박한 게 사실이다.
신태용 감독은 베트남전에 사생결단 의지를 내보였다. 1차전에서 이라크에 패한 만큼 반드시 이번 경기를 이겨야 했다. 상대도 동남아 패권을 놓고 다투는 베트남이라 충분히 해볼 만한 상황이었다.
인도네시아는 이라크에 패했어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개최국으로 임했던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아시안컵 본선에 나선 기쁨에 더해 이라크전에서 골을 뽑아내며 17년 숙원을 풀었다. 오래 기다린 득점 기쁨을 만끽한 인도네시아는 베트남을 상대로 17년 만의 아시안컵 본선 승리를 노렸다.
과거 2007년 대회에서 인도네시아는 대한민국, 사우디아라비아에 패해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바레인을 2-1로 이기면서 승리를 챙긴 바 있다. 17년 만에 다시 밟은 아시안컵에서 승점 3점 획득이 목표였다. 신태용 감독도 2차전에 필승을 다짐했다. 하루 전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첫 경기를 패했기에 이번에는 이겨야만 한다. 죽기살기로 베트남을 꼭 이겨야 한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신태용 감독에게 베트남은 익숙한 상대다. 인도네시아 지휘봉을 잡은 뒤로 동남아시아 축구 패권을 놓고 다퉈왔다. 한창 두 팀이 기세가 좋았던 지난해 초에는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 일렉트릭컵 준결승에서 만나 명승부를 연출했다.
그래도 저울추는 베트남으로 기울고 있다. 역대 전적에서는 8승 11무 8패로 팽팽하지만 인도네시아의 마지막 승리는 2016년이다. 이후에는 베트남이 3승 3무로 인도네시아에 크게 앞선다. 다만 최근의 역사는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을 지휘할 때 작성한 거라 지금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신태용 감독도 "부임하고 나서 베트남과 경기를 많이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예선에서도 붙어봤다. 그런데 한 번도 이기지 못해 이번에는 좋은 경기를 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선 결과들은 지나간 결과다. 우리에게는 내일이 있다"면서 "인도네시아는 많이 성장하고 있다. 이전보다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를 위해 신태용 감독은 앞서 베트남을 상대할 때와는 다르게 차분함을 유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매체 '트리뷴 보고르'에 따르면 베트남 언론이 신태용 감독에게 박항서 감독과 트루시에 감독의 차이를 물었다. 의도가 짙은 비교 요구였는데 신태용 감독은 "두 지도자를 모두 존경한다. 그리고 다음 상대팀 감독에 대해 언급하는 건 좋아보이지 않는다"면서 "뭐라 말씀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라고 흔들리지 않았다.
신태용 감독이 2차전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 만큼 베트남도 인도네시아전에 사력을 다한다. 트루시에 감독 체제로 탈바꿈한 베트남은 첫 경기에서 일본의 진땀을 빼게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2-4로 패했으나 전반 한때 2-1로 일본에 앞서나갈 정도로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다.
특히 베트남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주축 다수가 부상으로 빠졌다. 박항서 전 감독 체제에서 활약도가 좋아 국내에도 잘 알려진 당 반 럼, 퀘 응곡하이, 부이 티엔 중, 도안 반 하우, 응우엔 호앙득 등이 최종 명단에서 제외됐다. 그러면서 2000년대생이 대거 합류했다. 일본전에 나섰던 딘 박은 2004년생에 불과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일본 상대로 선전했다. 2-1 리드를 지키지 못하는 뒷심 부족을 여실히 드러내기도 했으나 베트남은 이번 대회 자신감을 보일 만 했다. 또, 인도네시아에는 근래 강한 모습이었기에 자신감을 보여줄 전망이다.
양팀 모두 소폭의 변화 속에 맞대결을 준비했다. 베트남은 3-4-2-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1차전과 비교하면 2명이 달라졌다. 응우엔 반 퉁을 최전방에 두고 팜 투안 하이, 응우엔 꽝하이가 뒤를 받쳤다. 중원에는 보 민 쯔엉, 응우엔 투안 안, 응우엔 타이 손, 팜 수안 만이 섰다. 스리백에는 판 툰 타이, 부이 호앙 비엣 안, 응우엔 탄 빈이 배치됐고 골문은 응우엔이 지켰다.
인도네시아의 변화폭도 2명이었다. 라파엘 스트라위크,에기 마울라나, 아르칸 피크리, 마르셀리노 페르디난, 이바르 제너, 야콥 사유리, 프라타마 아르한, 저스틴 허브너, 조르디 아마트, 샌디 월시, 아스나위, 에르난도 아리 골키퍼가 먼저 나서는 5-4-1 전술을 택했다.
양팀 모두 의욕이 강한 만큼 킥오프부터 공방전을 펼쳤다. 1분도 안 돼 인도네시아가 스트라위크가 문전 오른쪽에서 유효슈팅을 만들며 포문을 열었다. 베트남도 기세에서 밀리지 않으려 반격하며 슈팅을 주고받았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은 서로 물러서지 않고 강하게 압박하면서 빠른 템포를 가져갔다. 주도권 싸움이 워낙 심해 한동안 마무리 슈팅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중반을 지나면서 베트남이 조금씩 슈팅을 늘려나갔다. 전반 20분 투안 안이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31분에는 측면 크로스에 이은 헤더 슈팅으로 위협을 가했다. 갈수록 베트남이 인도네시아 뒷공간을 파고들었고 반 퉁에게 기회가 여럿 연결됐다.
인도네시아도 수비만 하지 않았다. 전반 36분 코너킥 상황에서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잡았다. 수비수인 월시가 상대 진영까지 올라와 단독 헤더를 했는데 응우엔 골키퍼에게 막혀 아쉬움을 삼켰다.
그러나 인도네시아가 공격 흐름을 가져왔고 이내 선제 득점에 성공했다. 전반 39분 후방에서 넘어온 볼을 잡은 스트라위크가 문전에서 등을 지자 베트남 수비수 탄 빈이 유니폼을 잡고 늘어졌다. 이 과정에서 스트라위크가 넘어졌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인도네시아는 키커로 안산 그리너스와 전남 드래곤즈 소속으로 K리그2 무대를 누볐던 아스나위에게 맡겼고, 침착하게 성공했다.
리드를 잡은 인도네시아는 전반 추가시간까지 무서워졌고 허브너가 올려준 얼리 크로스를 스트라위크가 머리를 갖다댔으나 골대를 벗어나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전반 45분 동안 인도네시아의 효율성이 좋았다. 점유율에서는 47%만 가져가며 열세였지만 정작 슈팅 시도에서는 9대4로 앞섰다.
다급해진 베트남이 후반 시작과 함께 쿠아트 반 캉과 르 팜 탄 롱을 투입했다. 동점골이 필요한 베트남이 확실히 공격에 무게를 뒀다. 계속해서 인도네시아 문전으로 볼을 붙이면서 경합을 노렸다. 베트남은 바이시클킥에 이어 강력한 중거리 슈팅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마무리를 했다. 그러나 슈팅이 옆그물을 때리거나 하늘로 뜨면서 스코어가 유지됐다.
베트남의 공세에 수비에 집중하던 인도네시아도 달아날 기회가 있었다. 후반 24분 교체로 들어간 호키 카라카에게 바로 기회가 왔다. 베트남이 하프라인에서 볼 처리 미스를 범했고 바로 카라카가 공을 몰고 질주했다. 단독 기회에서 슈팅을 시도했지만 세밀함이 부족했다.
급해진 베트남은 꽝하이를 불러들이고 응우엔 반 또안을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그래도 베트남은 원하는 동점골을 끝까지 뽑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추가시간 경고 누적에 따른 퇴장자가 나오면서 추격 분위기에 찬물까지 끼얹었다.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6연속 무패가 무색하게 베트남은 아시안컵 본선에서 패했고 2연패에 빠졌다.
반대로 인도네시아는 조 2위는 물론 3위로 16강에 올라갈 발판을 만들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겨 여러모로 웃으며 마무리했다. 인도네시아 입장에서 대형사고인 셈이다. 신태용 감독이 부임하고 베트남 상대로 승리가 없었기에 더욱 중요한 승리 역사로 남게 됐다. 더구나 일본과 승점 동률을 이루면서 최종전에서 당당히 맞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일본과 인도네시아가 속한 D조의 순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이번 대회 대진상 D조 2위는 한국이 속한 E조 1위와 16강에서 만난다. 일본이 이라크에 패해 2위로 내려앉으면서 조기에 한일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커졌다. 그런데 일본이 베트남에도 2실점을 하며 꽤 고전했던 걸 봤을 때 인도네시아도 충분한 반란을 일으킬 만하다. 그라운드의 여우라 불리는 신태용 감독이 재기넘치는 카드를 마련한다면 이변 연출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과 인도네시아가 D조 2위를 놓고 다투게 된 가운데 클린스만호는 20일 오후 8시 30분 요르단과 2차전을 펼친다. 요르단이 말레이시아와 첫 경기를 4-0으로 이기면서 중간 순위 1위를 달리고 있어 한국 역시 선두 여부를 놓고 다투는 경기가 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불륜 의혹' 강경준, 변호사 선임 후 합의 노리나…'완벽한 잠수'[이슈S] - SPOTV NEWS
- "걱정반 VS 응원반"…현아♥용준형, 공개열애→팬들도 '설왕설래'[이슈S] - SPOTV NEWS
- '서편제' 김명곤 前 문화부 장관,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 - SPOTV NEWS
- 전혜진, 남편 故이선균 사망 후 첫 근황 공개…담담한 표정 '응원 쇄도' - SPOTV NEWS
- 안선영 "작년에 이혼위기…언제라도 갈라설 수 있으니 긴장"('안서는 안선영') - SPOTV NEWS
- [단독]전동석, '헤드윅' 된다…5년 만에 업그레이드 귀환 - SPOTV NEWS
- "故이선균 마약혐의, 업소실장 아닌 배우 출신 협박女가 제보" - SPOTV NEWS
- '필로폰 투약' 남태현·서민재, 어떻게 실형 피했나[종합] - SPOTV NEWS
- "사위 귀싸대기 때릴 뻔"…백일섭, '졸혼은 잘못' 직언에 '분노'('아빠하고 나하고) - SPOTV NEWS
- 하리수 "재벌·연예인 대시 多…日 회장님에 청혼도 받아" - SPOTV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