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LIVE] '동남아 자존심' 싸움! 신태용의 인니, 베트남에 1-0… 부임 후 '베트남전 첫 승'
(베스트 일레븐=도하/카타르)
동남아시아 팀 간 자존심이 걸린 싸움답게 매우 치열했다.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가 베트남을 제압하고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19일 밤 11시 30분(한국 시각)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2023 AFC(아시아축구연맹)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 D조 2차전이 펼쳐졌다. 전반 42분에 나온 아스나위 망쿠알람의 페널티킥 득점을 앞세운 인도네시아는 베트남을 1-0으로 꺾고 조별 리그 첫 승리를 신고했다. 인도네시아는 승리 후 조 1위 이라크(승점 6, 득실 +3), 2위 일본(승점 3, 득실 +1)에 이은 조 3위(승점 3, 득실 -1)에 랭크됐다.
이 경기가 열리기 약 1시간 전 종료된 이라크와 일본의 조별 D조 2차전에선 이라크가 일본을 2-1로 꺾는 이변이 연출됐다. 한 수 위 전력을 갖추고 있고,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히는 일본의 패배에 가장 주목한 건 같은 조에 속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였다. 조 2위, 또는 3위로 토너먼트에 오를 수 있다는 가능성과 기대감이 솟구쳤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기 무섭게 인도네시아의 맹공이 시작됐다. 라파엘 스트라윅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가 상대 골키퍼 손을 맞고 나갔다. 전반 7분에도 인도네시아의 공격이 펼쳐졌다. 왼쪽에서 낮게 깔린 크로스에 스트라윅이 그대로 슛을 시도해봤다.
전반 9분, 인도네시아 야콥 사유리가 파울에 당해 넘어지자 야유가 쏟아졌다. 인도네시아는 계속해서 베트남을 몰아붙였다. 신태용 감독이 예고한 대로 물러서지 않는 싸움이 이어졌다.
전반 20분, 베트남의 위협적인 프리킥 찬스가 나왔다.곧바로 역습에 나선 인도네시아가 더 강하게 맞섰다. 23분에는 인도네시아 조르디 아마트의 패스를 받은 에기 마울라나 비크리의 강한 왼발 슛이 나왔다. 다시 아스나위가 우측면에서 드리블 돌파 시도 후 중앙으로 패스를 전달하며 공격을 전개했다.
이번엔 아스나위 반대편인 왼쪽에서 공격 찬스가 나왔다. 코너 근처에서 아르한이 볼 다툼 끝에 키핑 성공했고, 라인을 내려선 베트남은 아예 공격을 시도할 생각조차 못하는 모습이었다.
아스나위가 오른 측면을 따라 쇄도했다. 샌디 월시가 골문 향한 슛을 때렸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전반 32분엔 베트남이 엄청난 속도로 역습을 시도했다. 응우옌 반 퉁의 단독 찬스를 인도네시아 수비수 조르디 아마트가 끊어냈다.
위협적이었던 베트남 공격 직후 전반 33분 인도네시아가 역습에 나섰다. 비크리가 가운데서 박스로 볼 투입하려 했지만 수비에 막혔고, 2분 뒤 월시가 중거리 슛으로 베트남 골문을 노렸다. 가운데로 치고 들어간 뒤 때렸지만 임팩트가 잘 맞지 않았다.
전반 36분엔 거의 득점에 가까운 상황이 나왔다. 인도네시아 수비수 월시의 헤더가 다이빙한 베트남 골키퍼 응우옌 필립의 손에 맞고 나갔다.
곧 인도네시아가 경기를 반전시켰다. 전반 39분 후방에서 날아든 공을 받으려던 스트라윅이 베트남 응우옌 탄 빈의 손에 붙들려 넘어졌다. 셔츠가 쭉 늘어질 만큼 강한 힘으로 잡아챈 탓에 주심은 곧장 인도네시아의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주심의 휘슬이 울리자 관중석은 축제 분위기로 변했다.
아스나위가 키커로 나섰다. 공에 입을 맞춘 아스나위는 골대 왼쪽 구석으로 찼고, 골키퍼는 반대로 뛰었다. 인도네시아가 1-0으로 리드를 잡았다.
후반전은 베트남이 조금 더 경기를 주도하는 분위기였다. 베트남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두 선수를 교체했다. 그리고 10분 넘게 날카로운 공격을 퍼부으며 인도네시아를 위협했다. 후반 20분엔 인도네시아 수비수 아마트가 베트남 응우옌 반 퉁과 공중볼 경합 도중 팔에 얼굴을 가격당해 코피를 쏟았다. 잠시 경기가 중단됐다.
신태용 감독은 후반 11분 아스나위를 불러들였다. 후반 22분과 23분에도 두 선수를 추가 교체해 변화를 꾀했다. 교체는 공격부터 수비까지 전 범위에 걸쳐 이루어졌다. 전반 날카로운 공격력을 뽐낸 스트라윅, 질 좋은 패스를 넣어주던 비크리가 교체 아웃됐다. 철벽 수비를 펼치던 아마트도 교체됐다.
새 선수들이 투입된 후 경기장에 다시 활기가 돌았다. 재빠른 역습 시도가 나오며 인도네시아가 다시 분위기를 잡기 시작했다. 교체돼 들어간 호키 차라카의 시도가 좋았다. 인도네시아는 코너킥으로 공격을 이어갔지만, 마무리를 맺지는 못했다.
후반 28분, 베트남이 힘을 냈다. 역습 상황이 펼쳐졌다. 그러나 단단하게 수비 라인을 구축하고 선 인도네시아의 배후를 노리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경합 중 쓰러진 응우옌 반 퉁이 들것에 실려 나왔다. 거친 태클을 시도한 베트남 미드필더 르 팜 탄 롱은 후반 38분 팀의 첫 경고를 받았다. 걸려 넘어진 술라에만은 금세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다시 인도네시아가 공격을 이어갔고, 아담 알리스의 슛은 골키퍼에 의해 저지됐다. 인도네시아는 역공에 역공을 거듭하며 추가 득점을 노렸다. 그럴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커다란 환호성이 뿜어져나왔다.
추가시간은 무려 10분이 주어졌다. 추가시간 베트남의 르 팜 탄 롱이 추가 경고를 받아 퇴장당했고, 교체와 부상 등 지연 상황이 많았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모두 종료 휘슬이 울리기 직전까지 마지막 기회를 노려봤다. 위협적인 상황들이 있었지만, 육탄방어를 펼친 결과 더이상의 득점은 없었다. 결국 아스나위의 결승골을 지킨 인도네시아가 1-0으로 승리, 값진 조별 리그 첫 승을 따냈다.
글=김유미 기자(ym425@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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