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보다 배우자 리스크, 잦은 거부권 행사에 거부감”

고정애 2024. 1. 20.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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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윤석열을 버렸나
이 정도면 애증이다. 2년 전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했던 이들이 4·10 총선을 앞두고 윤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지지정당도 없다고 했다. 비판은 윤대통령에게 집중됐다. 소통 등의 통치 스타일, 부인 김건희 여사 논란을 다루는 방식 등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기대를 완전히 접은 것도 아니었다. 윤 대통령이 달라지길 기대했다.

대선 때 윤 대통령에게 투표했으나 현재 이탈 상태인 이들의 목소리다.

국가 재난 대응 체계 너무 느리고 안이

그래픽=남미가 기자 nam.miga@joongang.co.kr
▶57세 여성(울산·생활지원사)=“이재명 대표에게 도저히 투표할 수 없어서 윤 대통령을 지지했다. 지금은 아니다. 요즘 경제도 안 좋고 부동산도 그렇고 교육도 혼란스러운데 한 가지 뚜렷하게 잡아나가는 게 없는 것 같다. 제일 안 좋은 건 김건희 여사 논란이 있는 가운데 해외 순방을 계속했다는 것이다. 부동산도 너무 오르락내리락 폭이 크다 보니 우리 같은 중간층에 있는 사람들은 열외가 되는 느낌을 받는다. 대통령이 소통하면서 일 처리 했으면 한다. ‘검건희 특검법’ 거부권 행사를 보면, 본인만 내세운다는 느낌을 받았다.”

▶48세 남성(충북·자영업)=“국정 운영이 미흡하다. 대통령도 대통령이지만 대통령 부인이 더 마음에 안 든다.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데 세금을 퍼주는 것도 그렇다. 충북 지하차도 사건에서 보면 지방자치단체가 잘못했다지만 국가 재난인데 보고 체계가 너무 느리고 안이한 듯 보였다.”

▶61세 여성(경기·전업주부)=“현재 (지지를) 보류하는 중인데 일단 대통령 부인 건 같은 것들이 어떻게 처리될지 영향을 받을 것 같다. 공과 사를 분명하게, 투명하게 해야 한다. 그 길로 온 분인데 초심을 잃어서야 되겠나.”

▶51세 여성(경북·자영업)=“매번 민주당을 찍었는데 이재명 대표를 좋아하지 않아 윤 대통령을 찍었다. 이 대표보다 낫겠지 하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독선적으로 느껴진다. 자꾸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도 그렇다. 자기편이 아니면 다 싫다는 것 아닌가. 김건희 여사 문제도 식구 감싸기로 보인다. 가진 사람들 세금을 깎아주는데, 세수가 줄어 난리다. 예산 없으면 정책이 제대로 되겠나. 구멍을 어떻게 메울 거냐. 더 뒤로 가는 것 같다. 지금도 이재명 대표 때문에 민주당이 싫다.”

▶55세 남성(서울·자영업)=“민주당이 싫어서 지지했는데 특별히 나아진 게 없어서 몇 달 지나 바로 지지를 철회했다. 다만 야당 심판이 더 중요하다고 여긴다. (여당은) 최소한 정상적으로 갈 테니까.”

▶28세 남성(서울·기술직)=“부동산 가격이 너무 올라서 민주당이 아닌 후보나 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원래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었다. 부동산은 이제 하락기이고 안정적이어서 괜찮은 데 그것 말고 다른 부분에선 별로 체감할 수 있는 게 없다. 윤 대통령이 청년세대의 목소리를 잘못 듣고 있는 것 같다. 이전 정부 청년지원은 웬만하면 받을 수 있었다. 이번엔 굉장히 까다롭다. 국민연금 개혁도 한다고 했는데 안 하고 있다. 청년세대는 계속 내기만 하고 못 받을 것 같다.”

여당이 이의 제기 않고 눈치만 봐 실망

▶27세 여성(경기·자영업)=“말을 잘 못 하고 말에 대한 책임도 지지 않는 것 같아 대통령을 지지할 마음이 없어졌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와도 크게 변화할 건 없는 것 같다. 믿음이 가지 않는다. 그냥 좀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 하지 않겠나.”

▶49세 여성(경기·전업주부)=“유세를 보면서 잘할 것 같아서 윤 대통령을 선택했다. 그러나 물가는 너무 오르고 복지는 잘 안 되고 있다. 북한과의 관계도 잘 이끌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취약계층도 좀 잘 살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대통령 지지율이 많이 떨어졌다는데 나도 공감한다. 그냥 지금까지 있던 걸 갈아치우고 아예 새로운 당이 나와야 할 것 같다.”

▶49세 남성(경기·연구직)=“촛불집회 후 민주당을 지지했는데 기대가 컸던 만큼 정책 등 실망스러운 게 많아 (지난 대선에선) 지지 후보를 바꿨다. 이제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는 건 국민의힘이 더 못한다는 차원은 아니다. (윤 대통령이) 공약했던 부분에서 특히 대통령 본인보다 배우자 리스크에 대해 좀 관리를 안 하고 있고 대통령 부인이 ‘조용히 내조만 하겠다’던 걸 안 지킨다는 게 제일 컸다. 특검까진 아니어도 현시점에서 대통령 부인이 자중했으면 좋겠다. 국민의힘에서 아무도 제지하거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눈치만 보는데도 실망했다. 대통령이 처음엔 출퇴근 길에 소통했는데 어느 계기인가 없어졌고 정기적 언론사 미팅이라든가 그런 걸 기대했는데 전임 대통령보다 오히려 소통을 안 하는 것 같다. 쓴소리하는 참모가 필요한 듯 보인다. 원로 고문 기구 등과의 만남도 정례화해서 얘기를 듣는 것도 있는지 모르겠으나 기사화되는 건 없는 같다. 야당은 고사하고 여당 내에서도 소통을 더 해줬으면 한다. 거부권 남발도 잘못한 점이란 생각이 드는데 의석수가 워낙 민주당 쪽이 크다 보니…. 친서민 정책을 하고 부동산 관련, 집 갈아타기를 할 수 있게 규제를 완화했으면 좋겠다.”

고정애 기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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