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세계 다섯 번째로 달에 갔다
일본 무인 달 착륙선 ‘슬림(SLIM)이 달 착륙에 성공했다. 이로써 일본은 구소련·미국·중국·인도에 이어 달 착륙에 성공한 다섯 번째 국가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다만 태양전지 발전에 문제가 생기면서 달 탐사 임무에는 지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항공우주연구개발기구(JAXA)는 20일 착륙 후 기자회견을 통해 “슬림이 달 연착륙에 성공했다”라며 “슬림의 정밀 항법 시스템이 의도대로 작용했는지 여부를 평가하는 데는 한 달 정도 걸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태양 전지가 전력을 생산하지 못하면서 착륙선의 수명이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높이 2.4m, 폭 2.7m 크기의 슬림은 지난해 12월 25일 달 궤도에 진입해 조금씩 고도를 낮추며 착륙을 준비했다. 20일 0시부터 달 표면을 향해 하강을 시작한 뒤 0시 20분 경 무사히 착륙했다. 하지만 착륙 이후 태양전지 문제가 생기며 전력은 생산하지 못했다. JAXA는 슬림의 내비게이션 데이터를 우선적으로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히터를 정지시키는 등 조치를 취했다.
슬림의 별칭은 ‘달 저격수’다. 그만큼 원하는 지점에 정확하게 착륙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다. 기존 착륙선이 지구에서 궤도를 결정해 착륙지에 유도하는 방식이라면, 슬림은 착륙선이 카메라를 통해 달 표면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며 스스로 적당한 착륙 지점을 찾아간다. JAXA는 슬림이 목표했던 ‘핀 포인트’ 착륙에 성공했는지 정밀 분석을 통해 확인할 예정이다. JAXA는 “슬림의 성공은 ‘할 수 있는 곳에 착륙’하는 시대에서 ‘원하는 곳에 착륙하는 시대’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힌 바 있다.
슬림이 착륙한 지역은 미국 아폴로11호가 착륙했던 ‘고요의 바다’ 남쪽의 ‘시올리 분화구’다. 다른 착륙선들이 평평하고 장애물이 없는 지역을 찾을 때 슬림은 오히려 험준한 경사지로 향했다. 가까운 미래 달 개발이 이뤄지고 화성 등 다른 행성으로의 탐사가 이어질 때 가장 필요한 것이 험지에도 착륙할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경사지 착륙을 위해 슬림은 본체 측면에 장착된 5개의 다리를 이용했다. 달 표면에 수직으로 내려온 뒤 착륙 직전 ‘옆으로 눕는’ 방식으로 착지한 것이다. 착륙 성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무게도 약 700kg으로 경량화했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달 남극에 착륙한 인도의 찬드라얀3호의 무게는 약 1.8t 이었다.
슬림은 착륙 직전 각각 ‘LEV-1′, ‘LEV-2′라 불리는 두 대의 소형 로버 사출에도 성공했다. 2.1㎏의 LEV-1은 통신장비를 통해 SLIM과 착륙 지역을 촬영해 데이터를 지구로 보낸다. ‘소라-Q’라 불리는 LEV-2는 일본 장난감 회사 ‘토미’ 등과 공동 개발한 공 모양의 소형 로버로 착륙 지점 주변을 주행하며 영상을 촬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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