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피해 아동 지원, 자연재해 기금보다 적어…나눔 절실”
조 총장은 모토로라 코리아와 LG디스플레이 첫 여성 임원, 현대자동차그룹 전무 등을 지내며 인적자원 개발과 인재 관리 전문가로 활동해 왔다. 그는 “이전과는 전혀 달라진 지구촌의 미래를 이끌 지금의 어린이 세대는 그만큼 막중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30여 년 인재 육성 경험을 토대로 아동 보호와 권리 증진을 위해 미력하나마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Q : 유니세프와 어떻게 연이 닿게 됐나.
A : “운명이라고나 할까. 지난 30여 년간 ‘어떤 형태로든 나누는 삶을 살겠다’는 삶의 나침반을 따라오다 보니 자연스레 인연이 닿게 됐다. 군인이셨던 아버지가 작전 중 돌아가신 뒤 보훈 가족으로 지내다 보니 대의를 위한 희생과 나눔의 정신이 늘 제 곁을 떠나지 않았다. 인재 육성 전문가가 된 것도 이런 영향이 컸다. 이젠 제 경험을 다음 세대 어린이들을 위해 활용할 때가 됐다 싶었다.”
Q : 유니세프한국위도 30주년을 맞았다.
A : “유니세프가 추구해야 할 목표는 늘 명확하다. ‘세상 모든 어린이의 권리와 행복 실현’이 그것이다. 하지만 기후·환경 문제와 양극화 심화 등 최근 지구촌 어린이들이 마주한 현실은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빼앗긴 아동 또한 상당수다. 유니세프도 전례 없이 힘겨운 도전에 직면하게 된 셈이다.”
A : “현재 국내 기부금 시장은 14조원 규모로 그중 유니세프한국위원회 후원금은 1500억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기부는 하루아침에 하게 되는 게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나눔’을 체화해야 가능한 게 기부다. 지역사회 단위부터 어린이 스스로 자신의 권리가 존중받고 있고 나눔의 혜택을 받고 있다고 느낄 때 그들이 자라서 그 나눔을 사회에 환원하게 된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가 물질적 후원을 넘어 보다 근본적인 접근인 ‘나눔 생태계’ 구축 캠페인에 나선 이유다. 이를 위해 국내 도시·학교·기업들과 적극 연대해 아동 친화 시스템을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Q : 가자지구 사망자도 60%가 어린이다.
A : “동시대를 살아가는 어린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현장은 참혹하다. 특히 전쟁은 자연재해와 달리 인간에 의한 참상이란 점에서 더 비극적이다. 실제로 전쟁 피해 아동 지원 후원금은 자연재해 기금보다 적게 걷힌다. 기부자들도 정치·종교·이념 대립엔 엮이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쟁 피해 아동들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휴전해야 한다.”
조 총장은 “유니세프한국위원회도 49만 명 후원자들의 헌신적인 지원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며 “앞으로도 ‘더 멀리, 더 많이, 더 오래’ 정신을 ‘나눔 사회’ 구축으로 이어가며 한국의 나눔 문화에서 ‘퍼스트 초이스’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신수민 기자 shin.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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