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앗빛 재킷으로 우아하게, 깔끔한 흰 셔츠로 미니멀하게
키워드로 본 ‘2024 패션 트렌드’
삼성패션연구소 올해 컬러는 블루·그린
매년 ‘올해의 컬러’를 발표해 전 세계 소비시장을 움직여 온 미국의 색채연구소 팬톤(Pantone)은 ‘2024년 올해의 컬러’로 부드러운 복숭아색인 ‘피치 퍼즈(Peach Fuzz. Pantone 13-1023)’를 발표했다. 팬톤 컬러 연구소의 리트리스 아이즈먼 상무이사는 “따뜻함과 현대적인 우아함이 공존하는 동시에 영혼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색”이라고 설명했다.
패션 잡지 보그 코리아의 신광호 편집장은 2024년 봄·여름 트렌드 아이템으로 ‘폴로셔츠’와 ‘하이 라이즈 팬츠’를 꼽았다. 둘 다 클래식한 멋을 가졌다는 게 공통점이다. 미우미우, 드리스 반 노튼, 디스퀘어드2, 샤넬, 더 로우 등의 패션쇼에 등장한 폴로셔츠(공식 명칭은 ‘피케 셔츠’)는 목 라인에 작은 칼라가 붙어 있는 게 특징이다. 여름 캠프나 휴가지에서 흔히 단품으로 많이 입는데, 올해는 재킷·점퍼 등 다양한 겉옷 안에 받쳐 입어도 좋을 것 같다.
앞서 말한 것처럼 올해의 대표적인 패션 키워드는 ‘90년대 미니멀리즘의 귀환’이다. 지난해 가장 유행했던 ‘올드 머니 룩(Old Money Look)’의 인기가 계속 되는 분위기다. 올드 머니 룩이란 대대로 부를 이어온 ‘금수저들’의 패션 스타일로, 핵심은 대놓고 ‘나 명품’이라고 드러내는 로고가 없어도 아는 사람은 알아보는 고급스러움이다.
건강미 뽐내는 마이크로 팬츠도 떠올라
90년대 아이템으로는 ‘프린지(술 장식) 스커트’와 ‘시스루(투명) 스커트’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90년대 말 유행했던 히피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옷들로, 지난해 유행했던 ‘발레 코어 룩(발레복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의 우아한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특징은 겉옷 위에 한 겹 더 두르는 형태라는 것. 스커트든 팬츠든 잘 갖춰 입은 겉옷 위에 레이스·오간자 등 속이 얇게 비치는 소재 또는 프린지 장식을 한 겹 더 입는 스타일이다.
보그 영국과 BBC는 최근 몇 년간 유행했던 ‘Y2K(20세기말 복고풍 패션)’ 스타일의 힙합 바지가 지겨울 때가 됐다며 ‘마이크로 팬츠’를 올해의 패션 트렌드로 전망했다. ‘헬시플레저(건강·health+즐거움·pleasure)’, 즉 건강을 즐겁게 관리하는 젊은 층이 건강미를 뽐내기에도 제격인 아이템이다.
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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