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분하다, 무승부라도 하고 싶었다"…일본 선수들도 충격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이라크를 상대로 당한 충격적인 패배에 일본 국가대표팀 수비수 토미야스 다케히로가 분노한 마음을 드러냈다.
번째 경기 만에 꼬이게 됐다. 19일 카타르 도하 에드케이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2차전에서 일본이 이라크에 1-2로 무릎을 꿇었다.
지난 14일 베트남을 4-2로 꺾고 조별리그 첫 승을 거뒀던 일본은 이날 경기에서 이겼다면 조별리그 통과를 확정지을 수 있었지만 이를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되어 45분 가량 소화한 토미야스는 경기가 끝나고 플래쉬 인터뷰에서 "꽤 분한 결과"라고 입을 열었다.
일본은 이날 공격 핵심인 쿠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를 선발로 내세웠다.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은 채 대표팀에 합류했던 일본은 지난 베트남과 1차전엔 교체로 나섰다.
쿠보가 복귀하면서 일본의 칼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다쿠마 아사노가 최전방에 섰고, 지난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다쿠미 미나미노가 이토 준야, 쿠보와 함께 2선을 꾸렸다.
중원은 리버풀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엔도 와타루와 스포르팅 리스본 소속 모리타 히데마사가 지켰다. 수비 진영은 베트남전과 달라지지 않았다. 이토 히로키, 이타쿠라 고, 다니구치 쇼고, 스기와라 유키나리가 포백을 구성했다. 골키퍼는 스즈키 시온.
최근 팀 훈련에 복귀한 미토마 카오루는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않아 명단에서 빠졌다.
일본은 베트남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전반 16분과 33분 연이어 실점했다. 당시 문제로 지적받았던 안이한 수비는 이날 경기에서도 이어졌다.
전반 4분 만에 일본이 또 선제골을 빼앗겼다. 이라크가 중원을 넘거 거침없이 전진했다. 우물쭈물하는 일본 수비진을 상대로 순식간에 페널티박스 안으로 침투에 성공했다. 페널티박스에서 올린 크로스를 스즈키 골키퍼가 손으로 막아 냈으나, 달려들던 후세인이 머리에 맞혀 공을 골문 안으로 보냈다. 3분여에 걸친 VAR 판독 끝에 득점이 인정됐다.
전력 우위에 있은 일본의 점유율은 70%를 오갔다. 그러나 이라크가 거친 수비로 일본의 공세를 계속해서 멈춰세웠다. 여러 차례 얻은 프리킥도 골로 이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이라크의 역습이 위협적이었다. 역습으로 만들어진 코너킥이 일본을 다시 위협했다. 이번에도 일본 골키퍼 스즈키가 공중볼을 한 차례 놓치는 바람에 실점 위기로 이어질 뻔했다.
내내 일본을 위협하던 이라크는 끝내 전반전이 끝나기 전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이번에도 왼쪽이 뚫렸다. 왼쪽 측면에서 올리온 크로스가 다시 후세인의 머리에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두 골을 허용한 일본은 마음이 급해졌고 그러면서 다시 이라크가 기회를 잡았다. 후반 8분 만에 이라크가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일본의 압박을 뚫어내고 순식간에 중원을 장악했다. 중원에서 뿌린 스루패스가 단번에 일본 페널티박스 안으로 연결됐다. 일본 골키퍼 스즈키가 이번엔 빠른 판단력으로 공을 먼저 걷어 내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일본이 반격했고 2분 만에 기회가 찾아왔다. 왼쪽 측면을 뚫어낸 뒤 문전 앞으로 낮고 빠른 크로스를 뿌렸다. 아사노가 공을 향해 달려드는 과정에서 수비와 함께 넘어졌고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하지만 일본의 페널티킥은 이내 사라졌다. VAR에서 수비와 접촉이 없었다는 판단이 내려지면서 페널티킥 판정이 취소됐다.
일본은 추격을 위해 공세를 올렸지만 이라크가 수비를 단단히 굳혀 일본의 공격을 묶었다.
기다리던 일본의 득점은 8분이 주어진 후반 추가시간에 나왔다. 주장 엔도가 해결사였다. 코너킥에서 띄운 공을 엔도가 헤딩슛으로 연결해 이라크 골망을 갈랐다.
1골 차로 따라붙은 일본은 남은 시간 맹공을 펼쳤다. 하지만 끝내 동점엔 실패한 채 경기가 마무리됐다.
토미야스는 "2점 차로 쫓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한 높은 위치에서 볼을 가지려 했다"며 "최소 무승부까지 가고 싶었다. 그런 기회도 있었다. 그래서 상당히 분한 결과가 됐다"고 아쉬워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대표팀 감독은 "여러가지 반성을 해야 한다. 선수들은 이라크전을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결과에만 좌우되지 않고 성과와 과제를 제대로 해 다음 경기에 가고 싶다"고 밝혔다.
조별리그 두 경기에서 1승 1패를 거둔 일본은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 나선다.
토미야스는 "우선 이겨야 한다. 조별리그 통과를 결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엉망을 만들지 않고 각각 의견을 내서 토론하고, 마지막으로는 이 패배가 있어서 좋았다고 말하는 결과를 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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