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은 왜 이토록 힘겨운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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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아기 엄마, 과학 커뮤니케이터.
그렇게 쓴 글을 모아 낸 산부인과 의사 오지의의 '출산의 배신'은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은 왜 이토록 힘겨운 것인지, 여성의 임신과 출산, 그리고 수유 등 재생산의 전 과정을 흥미롭게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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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왜 애 낳는 게 이런 거라는 걸 아무도 말을 안 해줬을까요?”
의사, 아기 엄마, 과학 커뮤니케이터.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산부인과 의사가 되었다. 병원에서 환자를 보고, 집에선 애를 본다. 아기가 잘 때 글을 쓴다.
그렇게 쓴 글을 모아 낸 산부인과 의사 오지의의 '출산의 배신'은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은 왜 이토록 힘겨운 것인지, 여성의 임신과 출산, 그리고 수유 등 재생산의 전 과정을 흥미롭게 이야기한다.
산모의 진통 시간(첫째는 평균 9시간, 둘째는 평균 6시간)도 긴 데다 난산(難産)이다. 어디 그뿐인가? 좁고 구불구불한 산도(産道)를 비집고 나오는 아이는 나올 때도 받아주는 사람이 있어야 하며, 세상으로 나와서도 너무나 미숙하고 유약한 탓에 오랜 시간을 옆에 붙어서 돌봐야 한다.
고역이 따로 없다. 이렇다보니 출산은 여성의 몸을 희생하는 고통의 경험으로 낙인이 찍혀 있으며, 양육은 두려움과 회피의 대상이 된다. 이렇게 출산과 양육이 힘든 이유는 뭘까? 분만 담당 의사로 일하다 직접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며 이 책을 쓴 지은이는 ‘출산의 배신’을 호소하는 수많은 임신부와 산모들을 만나서 느낀 것들 그리고 임신과 출산에 관한 의학적인 이야기를 통해 왜 우리에게 출산이 유감스러운 일이 되어버렸는지를 풀어낸다.
“아기를 품고, 낳고, 키우는 것은 그냥 해도 힘들다. 그 와중에 이것이야말로 여성에게 부여된 숭고한 목적이라고 생각하면 피곤해지고, 여성을 추락하게 만드는 원흉이라고 생각하면 비참해진다.”(225쪽)
신화와 비극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임신과 출산에 대한 과장이나 폄하 없는 온전한 이해가 필요하고, 불확실성이 클수록 전문가인 산부인과 의사들과 더 많이 소통해야 하며, 사회적으로 출산 인프라가 갖춰져야 하고, 제약과 금기는 최대한 벗어야 하며, 재생산의 과제를 어머니 혹은 어느 한 성(性)의 문제로 남겨서는 안 된다.
출산과 양육은 엄마 ‘혼자’서 몸과 마음을 희생 제물로 바치는 비극이 아니라, 인류 초창기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해야 하는 일이라며, 인류에게 출산이 왜 엄마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 주변의 혹은 사회의 수많은 조력자들이 ‘함께 해야’만 했던 일일 수밖에 없는 일인지를 설파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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