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하>] 마포을 잡음…'시스템 공천' 불신 키운 한동훈
개혁신당 "노인 지하철 무료 폐지"…노인회장 '발끈'
'엘리트계층' 탈북 2017년 이후 최대 규모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김경율 손 들어준 한동훈, 쓸쓸히 퇴장한 김성동
-국민의힘의 공천 공정성이 논란이 됐다며?
-지난 17일 서울시당 신년인사회 때의 일이었어. 인사말을 하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김경율 비대위원의 서울 마포을 출마를 직접 밝혔거든. 김 비대위원을 불러 손을 잡고 번쩍 들기도 했어.
-마포을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의 지역구인데, '정청래 왕국'이라는 말도 있는 곳이야. 한 위원장은 직접 나서서 마포을을 격전지로 만들 모양이야. 그런데 아직 공천 전이고 경선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거든. 많은 출마자들이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경선을 준비하는 상태야. 한 위원장이 직접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듯한 모양새를 만든 셈이지. 게다가 마포을은 수년간 출마를 준비해 온 당협위원장이 있었거든. 김성동 당협위원장은 지난 19대 총선부터 꾸준히 출마하면서 지역 기반을 닦아왔어.
-김 비대위원을 전략공천한다는 뜻이야?
-그건 아니래. 한 위원장은 공정한 경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어.
-공천은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하지만 최종 결정은 비대위 의결을 통해 이뤄지잖아. 김 위원장 입장은 어때?
-김 위원장은 신년인사회 인사말이 끝나고 자리를 떠났어. 김 위원장의 지지자들의 고성과 항의가 이어졌지. 욕설도 들렸어.
-논란이 된 다음날인 18일, 공정성을 이유로 당협위원장들을 일괄 사퇴시켰잖아. 예전에도 그랬다고 하지만 이번엔 시점이 좀 묘한걸.
-김 위원장은 1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충격이었고 참담했다"면서 "귀띔이 있었다면 그 자리 참석 여부도 생각했을 것"이라고 했어. 이후에도 한 위원장이나 김 비대위원으로부터 어떤 설명 같은 걸 듣지 못했대.
-다른 예비후보들 반응은 어때?
-한 위원장의 리더십이 아쉽다는 반응이야.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서울의 한 예비후보는 통화에서 "저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제2의 김성동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지 않겠느냐"며 "한 위원장이 너무했다. 경선이 공정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누가 믿을 수 있겠나"라고 했어. 당 관계자도 통화에서 "미리 교통정리가 필요했다"고 했어. 그는 "이게 마포을에서 끝날 얘기는 아니다. 전체 예비후보들에게 안 좋은 메시지가 됐을 것"이라며 "선거 때마다 공천이 끝나고 나면 항상 불복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공천 파동'이 일었는데 벌써 논란이 되고 있다. 한 위원장이 이를 어떻게 잠재울지 모르겠다"고 했어.
◆대한노인회장 화나게 한 이준석 개혁신당 공약
-'개혁신당'이 내놓은 공약이 큰 화제라며?
-노인 '지하철 무상 이용' 혜택을 줄이겠다고 나서서야.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은 지난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인층 교통복지 공약을 개선하겠다고 밝혔어. 65세 이상 어르신은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는데 이걸 폐지하는 대신 연간 12만 원의 선불형 교통카드를 지급하겠다는 게 핵심이야. 이 위원장은 "고연령층 도시철도 무임승차에 따른 비용은 2022년 기준 연간 8159억 원으로 전망된다"며 "국가에서 맡아서 부담해야 하는 복지의 비용을 지자체에 떠넘기는 매우 부적절한 행정의 사례"라고 밝혔어.
-이 위원장은 수도권이나 광역시 등 도시철도가 운영되는 지역에 사는 어르신들만 집중적으로 혜택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 간 형평성 차원에서도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어. 12만 원 선불형 교통카드를 지급하고, 카드 금액을 다 쓰면 40%의 요금할인을 해주겠다는 거야. 개혁신당이 계산한 연간 예상 비용은 올해 기준 1조2000억 원 정도야. 적자를 면치 못하던 도시철도의 부담이 한층 덜어질 것으로 전망했어.
-그간 65세 이상 지하철 무임승차 문제는 수면으로 많이 올라왔거든. 그런데 정치권에서는 말하길 꺼리는 편이었어.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노인 유권자들도 늘어나잖아. 노인층 표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데 굳이 이 문제를 나서서 언급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지. 이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발표한 탈당선언문에서 표가 떨어지는 이야기라도 올바른 이야기를 할 것이고, 저는 30년 뒤에도 제가 한 정치적, 정책적 선택에 대해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위치이기 때문에 긴 호흡으로 대한민국을 위한 제안을 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어.
-대한노인회가 즉각 반발했어. 김은경 전 민주당 혁신위원장의 사진을 때렸던 일로 유명해졌던 김호일 대한노인회장 기억하지? 김 회장이 성명을 발표하고 "이준석이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지하철 무상 이용을 폐지하겠다'는 노인 공약을 제시하겠다고 망언을 했다는 보도를 접하고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면서 "신당이 아닌 패륜아 정당을 만들겠다는 망나니 짓거리"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어. 도시철도 적자 문제에 대해서도 김 회장은 "노인 무임승차에 덤터기를 씌우려는 망발"이라며 "노인 무임승차 때문에 지하철 회사가 적자가 된다는 건 지하철 적자 요인을 정확히 분석도 하지 않은 허위 주장"이라고 말했어.
-참으로 어려운 문제 같네.
-맞아. 이 위원장 말대로 비용 부담이 늘고 있다는 주장도 있고, 노인복지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는 반대 의견도 많아. 바깥 활동을 장려하면서 고령층의 우울증 같은 문제가 줄어든다는 분석도 있어. 무임승차 연령을 상향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와. 실제 대구시는 지하철 무상 이용 연령을 1살씩 높여서 오는 2028년엔 70세까지 상향하는 계획을 갖고 있어. 개혁신당의 정책이 정치권에 어떤 반향을 불러올지 궁금하네.
◆작년 엘리트층 10여명 탈북해 국내 입국…2017년 이후 '최다'
-통일부가 지난 18일 공개한 '2023년 탈북민 입국 인원 현황'에 주목할 점이 있다며?
-지난해 국내에 들어온 북한이탈주민(탈북민)은 총 196명이야. 여성이 164명(83.7%), 남성이 32명(16.3%)이지. 전년 67명보다는 약 3배 증가했고 코로나19 이전인 2020년 229명과 비교하면 85% 수준이야.
-눈에 띄는 건 '엘리트 계층'이 10여 명으로, 2017년 이후 최대 규모라는 거야. 신변 보호를 위해 엘리트 계층의 탈북민 수는 정확히 밝힐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해. 탈북민의 절반이 넘는 99명(50.5%)이 2030 세대였고, 상대적으로 생활 수준이 높은 평양 출신도 25명(12.8%)이나 돼. 지금까지의 평양 출신 탈북민 비율인 2.5%를 크게 웃도는 수치야.
-엘리트계층은 누굴 말하고, 어떤 특징이 있는거야?
-엘리트 계층은 북한 외교관, 해외주재원, 유학생 등을 통칭해. 이들은 통일부 장관이 보호 여부를 결정한 후 하나원에서 정착 교육을 받는 일반적인 탈북민과는 달리 국가정보원장의 보호 결정으로 별도의 시설에서 정착 교육을 받게 된다고 해. '북한이탈민보호법'에 따라 국가 안전보장에 현저한 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사람으로 분류돼서야.
-일부 당국자는 기자들에게 엘리트 계층 탈북민 수가 느는 이유에 대해 "이들은 해외에서의 장기 체류와 그 과정에서 자유 세계를 경험해 북한으로 다시 돌아가는 데 상당한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 예상된다"고 했어. 탈북이 '배고파서'가 아니라 김정은 체제에 대한 반감 때문일 수 있다는 거지. 이 당국자는 "최근 조사에서는 북한 체제가 싫어 탈북했다는 비율이 근소하게 앞서고 있는데 북한 내 MZ세대의 인식 변화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한다"며 "향후 북중 국경을 개방해나갈 경우 국경을 통한 탈북민 수가 점진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어.
-탈북민들은 한국 생활에 만족하고 있을까? 더 바라는 점은 뭘까?
-통일부 산하 남북하나재단이 최근 발표한 '2023년 탈북민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한생활 만족'은 79.3%로 나타났어. '매우 만족'이 27.0%, '만족하는 편'이 52.3%고 '보통'은 18.1%, '불만족'이 2.6% 순이었대.
-같은 조사에서 탈북민들은 '더 나은 남한생활을 위해 필요한 지원'으로 '취·창업 지원'을 꼽았어. 21.7%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 '의료 지원'(18.1%), '교육 지원'(14.3%) 순이야. 통일부는 지난달 1일 9년 만에 '탈북민 일자리 박람회'를 여는 등 탈북민 취업을 독려하고 있던데. 목숨 걸고 탈북해 한국에 온 분들이잖아. 한국에서 원하는 직업을 갖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조채원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송다영 기자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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