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세상] CES와 한국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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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2일 폐막한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의 미국 라스베이거스 행사장에는 한국 기자만 유일하게 누릴 수 있는 편의 공간이 있다.
CES 취재를 온 한국 기자 중 적어도 절반 이상은 한국 대기업이 꾸린 기자단에 속해 있다.
현장에서 한국 기자들은 모두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를 호소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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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2일 폐막한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의 미국 라스베이거스 행사장에는 한국 기자만 유일하게 누릴 수 있는 편의 공간이 있다. 바로 기자실이다. CES 주최 측인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가 제공하는 미디어 룸이 아니다. 한국 대기업들이 미디어 콘퍼런스가 열리는 건물 내에 별도로 마련한 그곳에는 콘센트와 물, 커피를 포함한 간식거리가 구비돼 있다.
기업이 짜 놓은 자사 행사 스케줄을 소화하다 보면 막상 실리콘밸리 기업들이나 한국의 혁신 스타트업을 둘러볼 물리적인 시간은 부족해진다. 분신술을 쓰지 않는 이상 기자단 일정과 그 외 기업들의 부스와 행사를 모두 챙겨보기란 불가능하다. 주행사장인 라스베이거스컨벤션홀(LVCC)과 스타트업이 모인 유레카관 건물 간 거리만 걸어서 30분이 넘게 걸린다. 기자 개인 욕심이 있어도 대개는 체력 문제로 한계에 부딪힌다. 현장에서 한국 기자들은 모두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를 호소하곤 한다. ‘3일 동안 총 10시간밖에 못 잤다’는 등 ‘CES 괴담’이 떠돌기도 한다. CES가 악명 높은 해외 출장으로 소문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오늘 쓴 기사들은 한국에서도 충분히 쓸 수 있었다’는 자괴감도 흔하다. 바이라인 앞에는 라스베이거스가 붙는데 정작 내용은 기업이 배포한 자료가 전부라는 얘기다. 10시간 비행과 5시간 버스를 타고 라스베이거스까지 온 이유에 대해 스스로 되묻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출입처 문화와 그 관행의 장단점을 모르지 않는다. 미국 현지에서 장단점 모두를 극명하게 체감할 수 있었다. 그곳은 기업들이 참석하는 전시회일 뿐 아니라 전 세계 언론사들이 취재 경쟁을 하는 곳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행사장 바닥 아무 곳에서나 노트북을 펴고 일하는 해외 언론사 기자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확실히 나의 모습은 아니었다. 나는 기업이 빌린 버스를 타고 이동하고, 정갈한 다과가 놓인 기업 기자실에서 콘센트에 노트북을 연결해 기사를 쓰는 한국 기자 중 한 명이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어떤 것이 더 효용이 크고, 다채로운 보도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양날의 검으로 여겨지는 ‘출입처 문화’도 함께 말이다.
이지민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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