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할 때 빛나는 우리”…막 올린 2024 강원겨울청소년올림픽

정인선 기자 2024. 1. 19.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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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78개국 국기를 든 선수단이 19일 저녁 강원 강릉 스피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2024 강원겨울청소년올림픽 개회식에 입장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별처럼 높이 날자, 태양보다 더 높은 곳으로. 함께 자라며 영원히 빛나자, 함께할 때 빛나는 우리.”

2024 강원겨울청소년올림픽(이하 강원 2024)이 19일 저녁 강릉 스피드스케이트장(강릉 오벌)과 평창돔에서 동시에 막을 올렸다.

2024 강원겨울청소년올림픽 개회식이 19일 저녁 강원도 강릉시 스피드스케이트장에서 열리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함께할 때 빛나는 우리’(Grow Together, Shine Forever)라는 구호 아래 열리는 이번 대회는 1988 서울올림픽, 2018 평창겨울올림픽에 이어 한국에서 세 번째로 열리는 올림픽이다. 꿈나무 선수들이 평창에서 선배 선수들이 보여 준 열정을 이어받는다는 의미로, 평창 대회 때 만든 경기장들을 그대로 활용한다.

이번 대회는 유럽을 벗어나 처음으로 아시아에서 열리는 겨울청소년올림픽 대회이기도 하다. 겨울청소년올림픽은 2012년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서 열린 첫 대회를 시작으로 2016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2020년 스위스 로잔에 이어 올해 네 번째를 맞았다.

한국 선수단이 19일 저녁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2024 강원겨울청소년올림픽 개회식에서 태극기를 들고 입장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전세계 78개국 국기를 든 선수단이 19일 저녁 강원 강릉 스피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2024 강원겨울청소년올림픽 개회식에 입장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전세계 78개 국가올림픽위원회(NOC)에서 1802명의 선수가 강원 2024를 찾았다. 한국은 참가국 가운데 가장 많은 102명의 선수가 14개 종목에 나선다. ‘포스트 김연아’라고 불리는 여자 피겨스케이팅 신지아(15), 한국인 가운데 처음으로 설상 종목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손에 넣은 이채운(18), ‘스노보드 신동’ 최가온(16) 등 유망주가 총출동한다.

이날 개회식에선 ‘지속가능한 올림픽’을 위해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디지털 성화가 도입돼 눈길을 끌었다. 2018 평창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스켈레톤 윤성빈(29)이 평창에서 가져온 불씨를 지적발달장애 부문 쇼트트랙 유망주인 박하은(17), 박가은(15) 자매, 2014 소치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동메달리스트 박승희(33)가 이어받았다. 지난해 국제스키연맹 선수권대회에서 남자 프리스타일 은메달을 딴 이정민(19)이 대회에 참가한 1802명의 선수를 대표해 최종 성화 점화자로 나섰다.

프리스타일스키 이정민이 19일 저녁 강원 강릉 스피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2024 강원겨울청소년올림픽 개회식에서 성화를 점화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개최국 한국은 문화 강국이자 정보기술(IT) 선진국의 면모를 한껏 뽐냈다. 관객석마다 동그란 원격 응원봉이 하나씩 놓여 있었는데, 플라스틱 핀을 제거하자 응원봉의 색깔과 반짝임 빈도가 중앙의 통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바뀌며 관객들의 흥을 돋웠다. 앞서 방탄소년단(BTS) 등 케이팝 스타들이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비대면 콘서트에 참석한 전세계 팬들에게 한데 연결된 듯한 경험을 선사하려 블루투스 기술을 활용한 원격 응원봉을 도입해 호응을 산 바 있는데, 이를 스포츠 응원에도 도입한 것이다.

블루투스 기술을 활용한 원격 응원봉이 19일 저녁 강원 강릉 스피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2024 강원겨울청소년올림픽 개회식을 수놓았다. 강릉/정인선 기자
청소년 공연단이 19일 저녁 강원 강릉 스피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2024 강원겨울청소년올림픽 개회식에서 ‘열정의 시작’을 주제로 한 문화 공연을 펼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연설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개회 선언을 하자 본격적인 문화 공연이 시작됐다. 청소년들이 스스로 빛나는 존재임을 깨닫고 다함께 별처럼 빛나는 순간을 만들어가자는 메시지가 영상과 춤, 노래로 표현됐다. 하늘에서 별이 내려오는 듯한 조명 연출에 맞춰 펼쳐진 케이팝 공연에 선수와 관객들이 다함께 어깨를 들썩였다.

가수 이날치가 히트곡 ‘범 내려온다’를 부르며 개회식은 절정에 접어들었다. 객석에서 커다란 눈덩이를 닮은 풍선이 내려오자 신이 난 선수단은 너나 할 것 없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경기장 중앙에 모여든 선수들은 방방 뛰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눈덩이를 머리 위로 이리저리 굴리며 청소년다운 에너지를 맘껏 발산했다.

전세계 78개국 선수단이 19일 저녁 강원 강릉 스피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2024 강원겨울청소년올림픽 개회식에서 다 함께 춤을 추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이날 개회식에서 각오를 다진 청소년 선수들은 20일부터 2월1일까지 14일 동안 ‘선의의 경쟁’을 벌인다. 다만, 전세계 청소년이 교류하며 올림픽의 가치를 느끼는 게 경쟁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나라별 메달 수를 따로 세어 발표하지 않는다.

강릉, 평창, 정선, 횡성 등 4개 지역에서 15개 종목, 81개 세부 종목 경기가 예정돼 있다. 강릉에서는 빙상과 아이스하키, 컬링 경기가, 평창에서는 썰매 종목과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 경기가 열린다. 정선과 횡성에서는 각각 알파인 스키, 스노보드 경기가 펼쳐진다.

개회식을 제외한 모든 경기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다만, 강원 2024 조직위는 “더 나은 환경에서 관전할 수 있도록 미리 예매할 것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경기 티켓은 90% 이상 예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릉/정인선 기자 r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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