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한국의 16강전 상대는 일본?

일본, 조별리그 D조 이라크에 1-2 패 충격패
42년 만에 이라크에 패배…‘도하의 비극’ 되풀이

일본 선수들이 19일 카타르 도하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이라크와의 경기에서 아이멘 후세인에게 두번째 골을 허용한 뒤 허탈해하고 있다. 도하/연합뉴스

일본이 이라크에게 충격의 패배를 당했다.

일본은 19일 카타르 도하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이라크와의 경기에서 아이멘 후세인에게 두 골을 허용해 1-2로 졌다. 일본이 이라크에게 진 것은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 맞대결(1-0 이라크 승) 이후 42년 만이다. 또 지난해 6월 엘살바도르와 평가전부터 이어온 연승 행진을 10경기에서 중단했다. 반면 이라크는 이 대회 직전 한국과의 최종 평가전에서 0-1로 진 팀이다.

일본으로선 1994년 미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도하의 비극’ 악몽이 되살아날 법한 경기였다. 댱시 일본은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이 대회 이라크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종료 직전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해 다 잡았던 본선 티켓을 한국에 내줬다. 한국은 ‘도하의 기적’, 일본은 ‘도하의 비극’이었다.

이라크는 조별리그 1차전 인도네시아에 3-1로 이긴 데 이어 2연승으로 베트남과의 경기와 관계없이 조 1위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일본은 1승1패로 조 2위가 유력해졌다. 조별리그 마지막 인도네시아전에서 이기거나 비기면 조 2위가 된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는 인도네시아가 베트남을 1-0으로 물리쳤다. 인도네시아는 1승 1패가 됐고, 베트남은 2패로 탈락이 확정됐다.

일본이 조별리그 D조 2위, 한국이 E조 1위가 되면 오는 31일(저녁 8시30분) 16강에서 조기 한-일전이 성사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17위의 일본은 63위 이라크에 우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경기는 예상 밖이었다.

일본은 전반전 공 점유율에서 70%대 30%로 앞섰지만, 이라크 위험 지역으로는 쉽게 들어가지 못했고, 오히려 슈팅 수에서는 3-5, 유효슈팅에서는 0-3으로 밀렸다.

특히 전반전 이라크의 왼쪽 풀백 아흐메드 야히야를 전혀 막지 못했다. 야히야는 이번 대회 직전 클린스만호가 이라크와 치른 평가전에서 막판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안면을 가격해 국내 팬의 공분을 샀던 선수다.

이라크는 전반 5분 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왼쪽에서 알리 자심이 골대 쪽으로 바짝 붙여 올린 크로스를 일본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이 쳐낸다는 게 하필 골대 앞에 있던 스트라이커 아이멘 후세인에게 향했고, 후세인은 헤더로 일본 골망을 갈랐다.

일본은 공세의 수위를 더욱 높였으나 야히야에게 오른쪽이 계속 뚫렸고, 결국 전반 49분 추가 실점했다. 야히야가 왼쪽을 파고들며 크로스를 올리자 이번에도 후세인이 문전으로 쇄도하다가 헤더로 득점했다. 대회 3호골을 넣은 후세인은 카타르의 아크람 아피프와 함께 득점 랭킹 공동 선두로 나섰다.

일본은 후반 시작과 함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도미야스 다케히로(아스널)를 투입하며 뒷문을 강화했다. 후반 11분에는 페널티킥 기회를 잡는 듯했다. 다쿠마 아사노가 왼쪽에서 넘어온 크로스를 슈팅으로 연결하기 직전 뒤에서 공을 걷어내려던 이라크 수비수 레빈 술라카와 엉켜 넘어졌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그러나 비디오판독(VAR) 결과 파울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교체 카드 5장을 다 쓰며 안간힘을 쓰던 일본은 후반 추가시간에야 만회골을 넣었다. 후반 48분 왼쪽에서 하타테가 올린 코너킥을 엔도 와타루가 머리로 마무리해 득점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고, 끝내 동점골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